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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의병장 조헌과 농암
글쓴이 - 김병중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3년 02월 02일(목)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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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문경시민신문 | |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이 깊어야 호랑이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인 농암은 산이 높은 고장이니 당연히 골이 깊고 그 골에는 호랑이 산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어디 호랑이가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농암엔 호랑이의 속성을 타고난 대단한 농암인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의지가 굳고 정의로우며 대담하고 인내심이 강한 경상도 토박이 근성을 진하게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농암은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고향이자, 항일 의병장인 신태식대장, 이강년대장이 농암에서 거병한 후 출정을 한 생기충천한 곳이다. 어디 그뿐이랴. 임진왜란 때 옥천에서 의병을 일으킨 중봉 조헌은 농암면 내서리에 소재한 중산(重山)을 보고 그 산의 아름다움과 중후함의 무게에 매료되어 자신의 호를 중봉(重峯)이라 지었다고 한다.
견훤산성이 있는 성재산은 암봉을 가진 석산이 아니라 흙으로 된 부드러운 육산이다. 정상이 일자형으로 연엽산 방향 쪽으로 앞이 기울어진 소쿠리형이며, 길과 맞닿은 한 면을 제외하고 경사도가 급해 적의 방어를 위해 성을 쌓기에는 아주 최적의 지형이다. 성재산에서 배넘이고개와 쪽금산으로 이어진 능선을 농암천이 휘감아 흐르고 있으니 적들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금성탕지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결국 가실목 쪽의 고개(육지)방향만 방어하면 철옹성이 되는 천혜의 요건을 갖춘 데다 성재산의 주성을 보조하는 쪽금산 보조성이 치성의 형태로 첨병처럼 섬안 쪽으로 안전하게 자리하고 있어 적의 관측과 유사시 방어에 매우 용이하다.
이런 농암의 산의 형세와 정기가 예사롭지 않음을 입증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이미 견훤대왕 한 분과 의병대장 두 분이 농암장터에서 출병했고, 성재산을 중심에 두고 갈동리 권영호, 신경식장군, 민지리 신우식 소장이 탄생했으며, 복싱 플라이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박찬희는 자랑스런 궁기의 아들이다. 민속씨름 금강급 장사를 지낸 김욱배는 연천의 아들이고, 세계격파대회 2연패를 차지한 여철현도 궁기의 아들이며, 현재 촉망되는 우리나라 탁구대표인 신유빈 선수 역시 섬안의 손녀로서 맹활약하고 있으니 어찌 농암의 정기를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어떻게 중봉 조헌이 농암 내서리 중산까지 어떻게 왔다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김포가 고향인 문신으로 경세제민의 큰 뜻을 갖고 벼슬길에 나섰으나 워낙 강직하고 자기주장이 강해 왕에게 수차례 상소로 파면과 귀양살이의 수난을 겪으면서도 끝내 꿈꾸던 개혁을 이뤄내질 못했다. 그가 마지막 벼슬로 1582년 보은현감을 지낸 후 부모를 모시기 위해 충북 옥천읍 상계리로 낙향을 하게 되었고, 1589년 조헌은 왜란이 머지않아 일어날 것을 미리 예상하고 도끼를 옆에 끼고 왜적 방비책으로 영남지방과 문경새재에 경계를 더할 것을 왕에게 상소하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592년4월14일 부산포에 상륙한 왜군은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선산과 상주를 함락시키고 문경으로 진격해 온 것이다. 이때 신립은 천혜의 요새인 새재를 버리고 허허벌판인 탄금대 들판에서 기병전으로 응하였으니 왜군들은 요새를 아무 피해 없이 진군할 수 있었으니 쾌재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실을 중산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 조헌이 보은현감으로 있을 때 그는 워낙 지략이 뛰어나 속리산이나 우복동천을 알았을 터이고, 문경새재가 천혜의 요새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그것은 나라를 지키려는 장수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산세와 지형이 예사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가 보은과 접하고 있는 화북과 쌍용 지척에 있는 중산을 두루 살피고 갔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특히 <우복동천>이란 병화가 없는 길지이니, 이는 다시 말하면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곳이자 적군을 막을 수 있는 요새가 될 수 있다는 점이기에 중봉의 중산 순방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조헌 중봉이 내서리 중산이 마음에 들어 그 글자를 따서 자신의 호를 정했다는 게 좀더 명확해지지 않는가. 더구나 중산과 접하고 있는 칠봉산 황령사는 같은 무렵 임진왜란의 의병을 모은 의병근거지가 되어 호국의 도량이 되었고, 몽고의 차라대가 침공하자 홍지(洪之)스님이 관민군을 이끌고 출병한 곳이니, 목숨을 걸고 나라를 사랑한 조헌이나 홍지스님은 중산을 보고 호를 짓고 구국을 위한 거사를 앞두고 큰 힘을 얻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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