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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 세계로 가는 길이다 (상)
신순식 문경시 명예 국제협력관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6년 10월 23일(금)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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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문경은 참으로 아름다운 고장이다.
웅장한 산과 깊은 계곡,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들녘, 그리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옛길마다 우리 선조들의 삶과 이야기가 살아 숨 쉰다. 문경새재와 영남대로, 정자길과 도자기길, 자전거길과 산사 가는 길, 산악 트레일과 명상의 길까지, 문경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길 박물관이다.

필자는 과거 '나 홀로 세계일주'라는 이름으로 배낭을 메고 남미 페루의 잉카 트레일,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 길, 유럽의 산티아고 길과 로맨틱 가도, 아시아의 차마고도 등 세계의 이름난 길과 명소들을 직접 찾아다닌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을 살려, 감히 말씀 올린다. 이제는 문경의 길을 대한민국의 길로, 나아가 세계인이 찾아오는 길로 발전시켜야 한다.이를 위해 세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제2의 '킹덤' 탄생을 위한 글로벌 K-사극 콘텐츠 전략, 점촌 도심을 무대로 한 경상감사 국제 길놀이 축제,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뛰어넘는 문경 명상·힐링길의 조성이다.

이번 상편에서는 먼저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를 통한 문경관광의 국제화와 점촌 도심을 중심으로 한 국제 길놀이 축제의 발전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1. 제2의 '킹덤'을 기다리지만 말고, 문경이 직접 만들어 가자
2019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한국 사극 드라마 '킹덤'은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선시대의 역사적 공간과 독특한 의상,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그리고 한국적 정서가 어우러진 이 드라마는 K-사극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 문경새재가 있었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을 비롯한 문경의 역사적 공간들은 드라마 속 조선의 세계를 생생하게 구현하는 중요한 촬영 배경이 되었다.필자는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 문경새재를 찾은 여행객 가운데 '킹덤'의 영향으로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람들을 여러 차례 만난 경험이 있다.
그때마다 한 편의 드라마가 한 지역의 관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실감했다.

오늘날 세계의 젊은이들은 한국을 단순히 경제성장과 첨단산업의 나라로만 기억하지 않는다. K-팝과 K-드라마, K-영화와 한국 음식, 전통문화에 매료되어 한국을 방문한다.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한 문경은 이러한 세계적 한류의 흐름을 지역관광으로 연결할 수 있는 훌륭한 잠재력과 접근성을 지녔다. 그러나 좋은 촬영장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문경은 촬영 장소를 제공하는 도시를 넘어, 세계적인 K-사극 콘텐츠의 탄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문경시가 방송사, 제작사, 글로벌 OTT 플랫폼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문경새재를 비롯한 고모산성, 토끼비리, 하늘재, 산사와 전통마을 등을 아우르는 사극 촬영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작 인센티브와 촬영 지원, 숙박·교통·인력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대형 세트장을 무조건 건설하기보다는 기존 오픈세트장과 역사문화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킹덤'처럼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작품의 탄생을 위해 역사극·판타지 사극 시나리오 공모와 제작사 초청 프로그램도 검토할 만하다.
궁극적으로는 문경을 '글로벌 K-히스토리 콘텐츠의 중심 도시'로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관광은 계속되어야 한다.
드라마 속 장면을 따라 걷는 '킹덤 로드(Kingdom Road)', 조선시대 선비와 관리들의 복장을 체험하는 '갓 로드(Gat Road)', 다국어 촬영지 안내와 사극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세계의 한류 팬들에게 특별한 여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더 나아가 전통 의상 체험과 사극 촬영장 견학, 역사문화 해설을 결합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면 문경은 단순한 촬영지를 넘어 K-컬처를 직접 체험하는 관광명소로 발전할 수 있다. 제2의 '킹덤'은 저절로 탄생하지 않는다.문경이 먼저 준비하고, 세계의 제작자들이 문경을 주목하게 해야 한다.

2. 문경새재를 넘어 점촌 도심으로! 경상감사 국제 길놀이 축제.
문경의 또 다른 경쟁력은 살아 있는 전통문화에 있다. 대표적인 행사가 경상감사 교인식과 도임 행차이다. 조선시대 경상도 관찰사가 부임하는 역사적 장면을 재현하는 이 행사는 문경이 지닌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 이 행사에 우리 학생들과 함께 준비하면서 한 가지 가능성을 발견했다.
전통의식 자체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순간은 의식을 마친 행차 대열이 거리로 나와 시민들과 어울릴 때라는 사실이다.

N화려한 전통복장, 풍물단의 신명 나는 가락, 학생들의 활기찬 참여,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어우러지는 순간, 전통의식은 살아 있는 축제가 된다.

브라질의 삼바축제 퍼레이드만 대단한 행렬이 아니다. 이제 이 전통행사를 더욱 국제적으로 발전시켜 보자. 매년 10월 중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간을 '문경 국제 길놀이 축제(Mungyeong International Gilnori Festival)'기간으로 정례화하는 것이다.

축제의 주무대는 문경새재가 아니라 점촌 도심이다. 시청광장에서 모전오거리를 거쳐 문화의 거리로 이어지는 도심 공간을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첫째 날에는 경상감사 도임 행차와 전통 교인식을 중심으로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둘째 날에는 대한민국 각 지역의 풍물단과 해외 전통공연단이 참여하는 국제 길놀이 퍼레이드를 개최한다. 한국의 풍물놀이와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 춤과 전통복장이 도심을 가득 채우도록 하자. 셋째 날에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세계 문화 교류와 대동 한마당으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여기에 지역 고등학생과 청년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길잡이, 거리 공연, 전통문화 체험 진행자로 참여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특히 축제의 또 하나의 중심은 점촌 중앙시장과 지역 상권이 되어야 한다.중앙시장 뒷길 일대를 문경의 대표 먹거리 거리로 조성하여, 한 자리에서 문경 약돌 한우와 약돌 돼지, 오미자 맥주와 막걸리, 오미자 떡뽁이와 순대, 사과 와인과 쥬스등 지역 농특산물을 재료로 하여, 남녀노소 모든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대형 문경 먹거리 페스티벌'을 함께 펼쳐 보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음식은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친근한 통로다. 음식의 맛뿐 아니라 생산자의 이야기와 조리문화까지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소개한다면 그 자체가 훌륭한 문화관광 상품이 된다. 축제의 성과는 단순히 방문객 숫자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중앙시장에서 식사하고, 점촌에서 숙박하며, 지역 상점에서 소비하는 실질적인 지역 경제 효과가 중요하다.

더 나아가 옛 선현들의 정취가 남아 있는 삼강포구에서 낙동강 강변을 따라 걷기 여행을 시작한 여행자들이 점촌 도심의 축제장을 거쳐 문경새재까지 향하도록 연계한다면, 길과 도심, 축제가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러한 축제는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경제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대표적인 국제 문화관광 행사로 발전해야 한다.
문경새재가 문경관광의 역사적 상징이라면, 점촌은 문경관광의 문화·경제적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 전통문화가 시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고,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순간, 문경의 축제는 비로소 국제적인 글로컬(Glocal) 축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문경의 국제화는 결코 거창한 구호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해석하고,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데서 시작된다. 세계적인 K-사극이 문경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 길놀이 축제가 세계인을 점촌 도심으로 불러들이는 것. 이것이 문경관광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발걸음이 진정한 지역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이 문경에 오래 머물며 자연과 역사, 사람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 해답을 다음 글에서 제안할 '문경 명상·힐링길'에서 찾고자 한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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