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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 사 칼 럼 ] 보랏빛 꽃바다에 담긴 원력 문경 봉천사 개미취축제와 지정스님의 아름다운 발자취
박 윤 일
경북향토사연구회 연구위원
서울차문화포럼 사무총장
전 경북대,충주대 교수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6년 09월 20일(일)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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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가을이 깊어지는 문경의 봉천사 산자락에 연보랏빛 꽃바다가 펼쳐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수많은 꽃송이가 물결처럼 흔들리고, 그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환한 미소가 번진다. 바로 봉천사 개미취 축제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문경은 문경새재를 비롯하여 빼어난 산과 계곡,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유서 깊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천혜의 고장이다. 그러나 오늘날 관광객들은 이름난 명승지를 구경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계절마다 특별한 풍경을 만나고 그 지역만의 이야기를 체험하기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봉천사 개미취축제는 문경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우 소중한 문화관광 자원이다.

개미취는 화려함을 앞세우기보다 소박하고 청초한 아름다움을 지닌 우리 가을꽃이다. 한 송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수많은 꽃이 한데 모여 피어날 때는 산과 들을 거대한 보랏빛 꽃밭으로 바꾸어 놓는다. 홀로 피었을 때보다 함께 피어 더욱 아름다운 개미취의 모습은 서로 돕고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봉천사의 개미취 꽃밭은 저절로 만들어진 자연 풍경이 아니다. 수년에 걸친 끈기와 땀, 정성이 빚어낸 값진 결실이다. 해마다 개미취축제를 찾는 이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누군가는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수개월 동안 땅을 돌보고 꽃을 가꾸어야 한다. 그 중심에 봉천사 지정스님이 있다.

사찰은 본래 사람의 마음을 쉬게 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공간이다. 천년고찰의 고즈넉한 정취 속에서 만나는 개미취 꽃밭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방문객들은 꽃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꽃길을 천천히 걸으며 번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봉천사 개미취축제는 관광과 문화, 자연과 치유, 불교의 자비정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지정스님의 원력은 꽃밭을 가꾸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스님은 우리 지역과 인연이 깊은 역사적 인물들의 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 봉천사 경내에 국사당을 건립하였다. 국사당에는 함창 고녕가야의 시조 김고로왕을 비롯하여 김유신 장군, 고려 태조 왕건, 후백제 견훤, 홍지선사, 김득배 장군, 정기룡 장군,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우리 민족과 지역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을 모셨다.

국사당은 단순한 제향 공간이 아니다. 선현들의 충절과 애국정신, 난관을 극복한 불굴의 의지와 시대를 개척한 도전정신을 배우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장이다. 꽃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면, 역사는 사람의 정신을 바로 세운다. 봉천사에는 개미취 꽃밭이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국사당이라는 정신문화의 공간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것이 다른 꽃축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봉천사만의 특별한 가치다.

지정스님은 또한 오랫동안 사재와 열정을 바쳐 고녕가야 역사복원운동을 펼쳐온 역사운동가이기도 하다. 잊혀가는 지역의 역사를 되살리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은 당장의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외로운 길이다. 그럼에도 스님은 오랜 세월 흔들림 없이 자료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며 고녕가야의 역사적 가치와 위상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아왔다. 이러한 끈질긴 노력이 지역사회의 관심과 역사복원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뜻깊다.

봉천사 개미취축제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정스님과 사찰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문경시와 관계기관은 교통정리와 주차 공간, 안전관리, 편의시설, 축제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역의 차문화와 농특산물, 전통음식, 공예품을 축제와 연계하고 문경새재·돌리네습지·진남교반 등 주변 관광지와 연결한 체류형 관광코스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전국 곳곳에서 “가을이면 개미취축제를 보기 위해 문경에 간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해야 한다. 봉천사 개미취축제를 문경시민만의 행사가 아니라 전국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대한민국 대표 가을꽃축제로 키워야 한다. 그것은 문경 관광의 외연을 넓히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자, 한 사람의 아름다운 원력을 지역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발전시키는 길이다.

사람은 세월과 함께 떠나지만, 그 사람이 정성으로 가꾼 향기로운 자취는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한 포기의 개미취를 심고 수많은 꽃을 피워낸 지정스님의 땀과 원력은 이미 봉천사의 산자락을 넘어 문경의 새로운 문화와 역사가 되고 있다.

올 가을, 보랏빛 꽃물결이 넘실대는 봉천사에 올라보자. 그곳에서 우리는 꽃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고귀한 정신이 얼마나 아름답게 세상을 변화시켜나가는 지를 보고 느껴보자. 봉천사 개미취의 향기가 문경을 넘어 전국으로 퍼지고, 지정스님의 향토사랑과 문화적 원력이 후세에까지 아름답게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교통사고 법률 등 각종 법률 무료상담 환영 ]
010-7270-0555 박윤일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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