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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사칼럼 ] 문경 돌리네습지, 세계가 찾아오는 생태관광의 명소로 만들자
박윤일
전 경북대, 국립 충주대 교수
문경학연구소 연구위원
서울차문화포럼 사무총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6년 09월 10일(목)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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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문경은 아름다운 계곡 문경새재와 백두대간, 주흘산과 대야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관광도시다. 그러나 문경의 미래 관광을 생각할 때 우리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문경 굴봉산 돌리네습지다.

우리는 흔히 세계적인 자연유산이라고 하면 거대한 산맥이나 폭포, 광활한 습지처럼 규모가 큰 자연경관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자연유산의 진정한 가치는 반드시 크기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소성과 독보성, 그리고 그 안에 축적된 지질·생태학적 가치가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문경 돌리네습지는 문경이 가진 매우 특별한 자연자산이다.

일반적으로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은 물이 지하로 빠르게 스며들기 때문에 돌리네 내부에 물이 장기간 머물기 어렵다. 그런데 문경 돌리네습지는 독특하게도 이러한 일반적인 특성과 달리 돌리네 지형 안에 습지가 형성되어 유지되고 있다. 바로 이 역설적인 현상 때문에 지질학적으로도, 생태학적으로도 가치가 크다.

한국습지학회 자료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르스트 지역인 중국 구이린, 베트남 하롱베이,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등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돌리네 또는 우발라 지형에 형성된 습지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문경 돌리네습지는 단순한 ‘문경의 작은 습지’가 아니다. 수억 년에 걸친 석회암 지질의 역사와 물의 순환, 식생과 생태계의 변화가 한 장소에 응축된 살아 있는 자연박물관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가치를 어떻게 보전하면서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과제다.

첫째, ‘세계적으로 희귀한 돌리네습지’라는 브랜드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관광객에게 단순히 “습지가 있다”고 홍보해서는 경쟁력이 약하다. “물이 빠져야 할 석회암 돌리네에 어떻게 습지가 만들어졌을까?”라는 하나의 질문을 관광 콘텐츠의 출발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관광은 경치를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경험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지질관광과 생태관광을 결합해야 한다. 문경 돌리네습지는 지질학자에게는 지구의 역사를 읽는 현장이고, 생태학자에게는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현장이며, 일반 관광객에게는 자연의 신비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탐방로 곳곳에 지질·수문·식생을 쉽게 설명하는 해설체계를 갖추고 전문 생태해설사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돌리네 자연학교를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지층과 석회암 관찰, 습지식물 조사, 물의 이동과정을 알아보는 체험 등을 교육과정과 연결한다면 전국 학교의 생태·지질 체험학습 장소가 될 수 있다.

셋째, 문경새재와 돌리네습지를 하나의 관광동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이 돌리네습지까지 방문하고, 다시 전통시장·온천·농촌체험·지역 음식점과 숙박시설을 이용하도록 관광코스를 설계하는 것이다. ‘문경새재 역사문화관광’과 ‘돌리네습지 생태지질관광’을 결합한다면 문경 관광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소규모 국제 생태·지질학술관광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성이 인정될 만한 지형이라면 단순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외 지질학자·습지학자·생태학자·대학생 등을 유치해야 한다. 정기적인 ‘문경 돌리네 국제습지포럼’이나 학술답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다섯째, 디지털 기술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돌리네의 형성과정과 지하수 이동을 일반 관광객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를 3D 영상, 증강현실(AR), 디지털 지질지도 등으로 보여준다면 평범한 산길이 거대한 야외 자연과학관으로 변할 수 있다.

문경새재가 문경의 천혜의 자연경관과 역사와 문화를 대표한다면, 돌리네습지는 앞으로 문경의 자연과 미래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는 반드시 거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단 하나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작은 자연도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

문경은 이미 그 보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경새재에서 역사를 만나고, 돌리네습지에서 지구의 시간을 만난다.”

이 한 문장이 앞으로 문경 관광의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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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일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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