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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사칼럼 ] 대통령의 권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박 윤 일
서울차문화포럼 사무총장
사)한국차인연합회 부회장
전 경북대,충주대 겸임교수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15일(토)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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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무너지는 견제와 균형을 우려한다. 대한민국 헌법이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것은 대통령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바르게 행사하라는 취지이다.

더구나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이 국회에서 압도적인 의석까지 확보하고 있다면 대통령과 여당은 더욱 절제해야 한다. 행정부의 권력과 입법부의 다수 권력이 결합하는 순간,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견제와 균형은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재명 정부와 집권여당이 추진해 온 일련의 사법·검찰 개혁을 바라보면서 필자는 바로 이 문제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 개혁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한 국가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

1. 판사의 판결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나라
‘사법개혁 3법’이라 불리는 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제도가 국회를 통과해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은 시행에 들어갔다.

‘법관이 고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법을 악의적으로 적용하는 행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명분 자체를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법관의 법률 해석을 ‘왜곡’이라고 판단할 것인가이다.재판은 본질적으로 법률의 해석과 증거에 대한 판단이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다르고 대법원이 다시 파기환송하는 이유도 법률 해석과 사실 판단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관의 판단에 형사처벌의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 판사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재판하면서 판결 이후 자신의 판단이 범죄로 규정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법관은 여론도, 대통령도, 국회도 아닌 헌법과 법률 그리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판결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은 상급심에서 바로잡으면 된다. 그것이 근대 사법제도가 수백 년에 걸쳐 발전시켜 온 심급제도의 기본 원리다. 판결의 오류를 다른 재판으로 바로잡는 것과 판결한 법관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제도는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대법관을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까지 함께 추진·통과된 것은 더욱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일정상 이 대통령은 임기 중 전체 26명의 대법관 가운데 최대 22명을 임명하게 될 수 있다.

이 같이 대통령 한 사람이 임기 중 대법원의 압도적 다수를 임명하게 되는 구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법개혁은 사법부를 권력으로부터 더욱 독립시키는 방향이어야지,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심을 키우는 방향이어서는 안 된다.

2. 대통령 자신의 재판과 관련된 제도라면 더욱 엄격해야 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 대통령 자신이 여러 형사재판의 당사자였다는 사실이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과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 등의 재판은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중단됐다.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 또는 ‘공소취소 특검’으로 불리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보도된 법안 내용에는 특검이 기존 기소의 적정성을 조사하고 일정한 경우 공소취소와 관련된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생각해야 한다.누구도 자기 사건의 심판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에게 억울한 기소가 있었다면 그것 역시 법률과 재판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대통령 자신의 형사사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될 수 있는 제도를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세력이 만들어 기존의 기소와 재판을 뒤집을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면 국민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법은 특정인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법은 선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보다 권력자 한 사람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한다고 국민이 의심하게 되는 법이다.

3. 78년 역사의 검찰청 폐지, 개혁인가 또 다른 권력 집중인가
검찰개혁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명분 아래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제도 개편을 확정했다.

검찰개혁의 목적은 ‘권력에 충성하는 검찰’을 없애는 것이지 ‘권력을 수사할 수 없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검찰이 대통령을 수사했다고 해서 검찰제도를 없애고, 법원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했다고 해서 사법제도를 뜯어 고친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준다면 그것은 개혁의 정당성마저 훼손하는 것이다.

4.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권력이 아니라 더 강한 절제다.
검찰개혁과 사법제도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그러한 개혁에는 하나의 절대적인 조건이 붙어야 한다.

그 개혁이 현직 대통령 자신에게 적용되더라도 공정해야 하고, 다음 대통령이 정치적 반대자라 하더라도 기꺼이 넘겨줄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법은 권력자의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법개혁은 판사를 두렵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은 권력자를 수사하지 못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중임 개헌의 목적도 정권 연장의 과정이라는 의심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력한 권력이 아니다.

그 나라의 민주주의의 수준은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권력을 행사했느냐가 아니라,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얼마나 절제했느냐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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