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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민에게 묻다
글 - 김병중시인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6년 07월 30일(목)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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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경시민신문 | | 지난 7월7일부터 시행되는 소위 <입틀막법>으로 인해 글조심에 말조심까지 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어떤 게 옳고 그르며, 금기나 허위 비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바르게 가려야만 시비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리 하기란 쉽지 않기에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기는 하되, 입은 다물고 무골호인처럼 사는 게 법 없이 살아가는 일이 될 터이다.
금년 7월 이전 문경시정은 입틀막법 시행의 횡포와 결코 다르지 않다. 다르다면 그저 입과 귀라는 위치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입틀막이 아니라 <귀틀막 행정>이었다는 말이 된다. 명백하게 잘못되고 문제가 있는 중요 사안에 대해 재검토나 시정을 요청하면 아예 귀를 꽉 틀어막고 앉아 마이동풍이거나 동문서답으로 일관 했다. 그러면서 직권을 남용해 위법 부당한 처리는 물론 시민을 깡그리 무시하고 강행 처리하여 크게 원성을 사거나 예산 낭비 초래와 소중한 문화유산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를 다수 야기하였다.
한가지 주요 사례를 들면, 농암면 대정 마을 앞에 소재하고 있는 <대정공원>을 없애고 2차에 걸쳐 <대정파크골프장>으로 조성한 일이 그것이다. 이 공원은 예로부터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의 장소로, 지금의 소나무는 대정마을에서 350여 년을 목숨걸고 수호해 온 가치 있는 식목 송림이다. 1682년(숙종8년) 단양우씨, 순천김씨, 울진장씨가 소나무 수백 주를 심었고, 1896년 운강 이강년, 도암 신태식, 지산 이기찬 의병장이 각각 창의 출사표를 던지고 의진을 설치한 항일 의병유적지이었으며, 1933년에는 김상건이 <대정공원>으로 명명하고 <육송정, 하한대, 구몽탄, 부지도, 임청대, 삼괴정>이라는 6경을 지정 관리하였다. 특히, 1944년 일제가 태평양전쟁시 군함제조용으로 대정공원 소나무에 대해 벌목 관령을 내리자 이 마을 <청년단>이 일제 고문 등을 견디며 반대 투쟁하여 지켜온 숲으로 확인되어, 2021.6. 문경시장(고윤환)이 <애국항일의 숲>이라는 안내판까지 설치하였다.
이 숲 면적은 5천여 평으로 절반 이상이 마을 동유림이고 나머지는 도유지로 되어 있다. 소유권 여부를 떠나 이미 백여년 전 마을에서 공원화를 선언한 곳으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낙락장송이 어우러진 숲에서 소풍, 공연과 대회 등 각종 행사, 천렵과 물놀이, 산책, 야영 등을 즐기던 명소로, 육송정 소나무는 1982년 문경시 보호수로 지정하고 있다. 이 숲 앞을 흐르는 쌍용천은 문경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문경시 관광안내판에는 <대정숲>으로 70여년 동안 손꼽히는 문경의 경승지로 게시 안내되었다가 근자에는 문경시가 아예 <대정파크골프장>으로 수정하였다.
대정공원의 가치는 자연림이 아닌 인공 식재한 소나무 숲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목림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 <하동 송림숲>보다 60여년 앞서 식재한 숲일 뿐 아니라, 1929년 2월1일에는 마을에서 숲 보존을 위해 <대정수 수호계>를 만들어 <공동식목의 날>로 지정 운영하며, 매년 식목행사를 지속해 옴으로써 <세계 최초로 민간 식목행사>를 실시해 온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다.
게다가 이 공원은 <역사문화정비에 관한 특별법> 시행으로 후백제 역사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견훤산성과 농바우, 말무덤, 견훤느티나무, 왕재 등 다수의 견훤유적이 소재한 견훤 유적지 가운데 소재하고 있어 견훤 둘레길의 동선에 해당한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 보면 이 숲은 문화유산청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야 하고, 산림청의 산림문화자산, 보훈부의 항일유적과 의병유적지, 최초의 민간 식목행사를 시행한 숲으로의 문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해당 부처에 유적으로 지정을 건의했으나 시에서 귀를 닫았다. 전 문경시장은 수십 차례 민원과 건의 등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한 채 파크골프장 조성을 강행하였으며, 그후 골프를 치기 적합하도록 공원 소나무를 벌목 수준으로 가지를 잘라 숲 그늘을 완전히 없애는 등은 소나무를 이롭게한 게 아니라 골프치는 사람을 위해 가치있는 산림자산을 위법 부당하게 훼손했다는 점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문경시청은 이같은 문제에 단단히 귀틀막하고 권좌에 앉아 안하무인이고 요지부동이었다. 관련 법이나 규정 준수는 고사하고 시장 공약사항으로 아무 문제없다는 식의 막무가내 행정으로 밀어부쳐 천연기념물급의 공원을 없애고 파크골프장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런 선조들의 기념비적인 역사를 망각하고 호국선열들의 항일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있는 현장을 말없이 안전에 두고 있다는 것은 문경시민으로서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인가. 상식 이하의 행정을 시정 개선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필자는 문경시의 주인인 시민들께 다음과 같은 열 두 가지 질문을 드려 많은 분들의 뜻을 모으고자 한다.
하나, 시장이 선거 공약사항으로 면 단위 마다 파크골프장 하나씩을 조성한다고 하였는데, 다른 하천부지나 폐교된 학교부지 등 다른 곳을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음에도 굳이 항일 역사의 성지인 대정공원의 소나무를 크게 훼손한 데다 연간 수천 만원의 임차료까지 마을에 퍼주고 골프장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 대정공원은 파크골프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소풍, 각종 행사 장소나 걷기, 야영 등의 장소로 경북 북부지역의 경승지 중 하나였는데, 파크골프장 설치 이후 다른 사람들은 절대 이용 및 출입이 금지되고 골프회원인 160명에 한하여 전용하고 있는 이유가 그들이 경로 회원이라서인가 아니면 그들에게만 특혜를 주어야 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가?
셋, 대정파크 골프장 회원 160명은 대부분 노년층으로 그들은 선조들이 모진 고문을 견뎌내며 소나무 가지 하나라도 절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며 목숨걸고 수호해 왔는데, 그 숲을 지키기는커녕 크게 훼손하면서 순국선열들의 항일 의병정신을 비웃듯 골프공을 유적지 사방으로 날리며 운동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가?
넷, 대정파크 골프회 회장과 회원 대부분은 전 시장을 지지하는 친구이자 종친, 후배 등으로 그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하며, 시장은 마을에다 임차료 명목의 돈을 주고 표를 관리해 왔으며, 지지자들은 시장이 조성한 공간을 그들만의 운동 공간으로 누리는 특권을 주었다는 말이 도는 건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가?
다섯, 골프장 조성시 소나무를 크게 훼손하였는 바, 1차에는 약간의 훼손이 있었으나, 2차 공사시에는 골프를 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거대한 낙락장송을 기린 다리처럼 전지하여 그늘을 거의 없애면서 350년생의 보호수를 완전히 훼손하였고, 조경회사에는 훼손 작업 비용으로 수억원이 지급되었다. 시민의 피땀어린 혈세로, 누구를 위해 이런 수준 이하의 짓을 벌인 것인가?
여섯, 대정 파크골프장 회원 명단을 즉각 공개하고, 여기 공무원이 들어 있으면서 일과시간 내 골프를 친 기록이 있다면 공무원은 징계 처리해야 함이 옳다고 보며, 그 회원 명단에 의병장 후손과 친지 등이 들어 있다면 선조를 모독한 천인공로할 일이므로 이 회에서 즉각 탈퇴하고 반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곱, 문경에는 운강기념사업회, 도암유족회, 각종 유림단체, 문화단체, 환경단체 등이 있고 불법을 조사 처벌하는 경찰서 등이 있으나 이렇게 주요 문화역사 유적이 크게 훼손되고 언론 등에 문제점이 여러 차례 보도가 되어도 그저 남의 일처럼 방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덟, 의병 유적지가 아닌 영신 숲에는 의병비까지 서 있는데, 3건의 항일 역사가 입증되고 있는 의병 유적지인 대정공원에 대해서 시에서는 2023년 의병유적지 신청시 이곳만 누락시킨 이유가 무엇이며, 골프장 조성시 고윤환 시장이 세운 <항일 의병의 숲> 유적지 안내판을 뽑아낸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아홉, 대정공원 앞으로는 쌍용천이 흐르고 있으며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임에도 1차, 2차에 걸친 골프장 조성시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력 요청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평가를 받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열, 2025.12. <견훤이 쓴 농암천하지대본>이란 책자를 발간하여 대정공원의 역사와 가치, 문제점과 과제 등을 사료와 함께 기술한 것을 문경시에 제출하여 시정을 요청했고, 그동안 수차례 민원을 내어도 단답형 내지 동문서답이나 핵심은 뺀 형식적 답변을 해주거나, 아예 민원에 대해 답변조차 해주지 않는 것은 민원사무처리 규정을 무시한 처사이며, 경북 도의회에 감사청구까지 했으나 감감무소식이었다. 특히 이 지역은 후백제 건국왕인 견훤의 유적들이 산재한 지역으로 특별법에 의한 역사복원을 행해야 하므로 골프장 조성을 하면 안된다는 타당한 건의에도 불구하고 일반법인 생활체육법을 내세워 주민 160명의 건강증진을 위해 대정공원에 골프장을 설치했다는 공무원들은 대한민국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인가?
열하나, 문경시 관광안내판에 <대정숲>이라는 경승지가 근자에 <대정파크골프장>으로 바뀌었는데, 요즘은 곳곳 어딜 가나 파크골프장이 수없이 있을 뿐 아니라, 그것도 160명의 회원만 전용할 수 있는 골프장을 굳이 문경시 관광안내판에 안내할 가치가 있는가?
열둘, 자신들의 골프장 조성에 반대를 하자, 반대한 사람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협박 및 압력으로 행사한 공무원들의 행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당시 문경시장은 시대를 역행하면서 자기 맘대로 원님 통치를 한 것은 아닌가?
다만, 필자는 시청에 아주 대단하거나 거창한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을 원했는데, 시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조금만 귀담아 들어주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시민의 혈세를 160명을 위해 마을에다 수천만 원씩 지속적으로 지급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백년도 못사는 사람이 천년도 더 사는 송림 숲을 맘대로 망치는 것이나, 천연기념물에 준하는 숲을 골프장으로 계속 훼손하는 것은 선조들의 항일정신을 비하하고 희롱하며 천벌받을 짓을 자초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 글을 쓰면서 350년 전 소나무를 심으신 선조님과 소나무 벌목에 반대하시며 못을 박은 판자 위를 맨발로 걷는 고문을 이기신 큰 조부님과 대정공원의 6승경을 지정하시고 관리에 앞장서신 조부님께 고개 숙여 사죄를 드릴 수밖에 없다.
이제 문경시민들께 다시 묻는다. 필자가 주장한 것이 얼마나 공감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상식에 비추어보면 다른 지자체는 없는 유적도 만들어 발굴하는데, 문경은 있는 유적도 이렇게 무참히 훼손한다면 그것은 어떤 방법으로건 이해가 불가하다. 그러니 이제는 시민들이 나서서 잘못된 것을 바르게 고쳐야 할 때다. 아무리 문경시가 귀틀막하여도 그들의 귀를 우리는 귀뚫어라미처럼 울어 귀막힌 공무원이 시민의 소리를 잘 듣도록 뚫어야 하고, 공무원은 시민의 공복이고 문경은 시민들이 주인임을 반드시 자각하게 해야 한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골프장 시멘트를 걷어내고 하루빨리 항일의 소나무들이 제대로 숨쉴 수 있도록 숲이 원상 복구되고, 현 파크골프장은 폐교부지 등 다른 곳으로 조속히 이전 운영해 자랑스런 의병성지가 잘 보존될 뿐아니라 시민들의 아까운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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