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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정년이 없는 자격증의 문제점
전 경북대,충주대 교수
사)한국차인연합회 부회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1일(토)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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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경시민신문 | | 아흔 살의 의사가 위험성이 수반되는 수술을 한다면 우리는 안심할 수 있을까.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변호사가 복잡한 사건의 변호를 맡는다면 의뢰인은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직장에는 정년이 있다. 공무원도,기업의 직장인도 일정한 연령이 되면 직장을 떠난다. 그것은 오랜 사회경험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제도로서 사회를 보호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신체와 정신능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약화되기 마련이고, 동시에 다음 세대에게 사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정년 제도의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런데 전문자격 분야는 이 원칙에서 사실상 예외로 남아 있다. 의사, 변호사, 약사, 법무사, 건축사 등 대부분의 전문직 자격은 한 번 취득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평생 유지된다. 나이가 아무리 고령이어도 자격은 그대로 보장되고 직업 활동 역시 아무런 법적으로 제한받지 않는다.
고령의 전문자격인이 사실상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려운 상태에서도 명의를 유지한 채 활동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신체적으로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판단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도 직원이나 보조자를 통해 업무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90세가 넘은 고령의 법무사는 본인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사무실에 맡겨둔 도장을 보조자가 찍어서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며 수입활동을 한다.
또 어떤 약사는 너무 고령이어서 직접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자 약국 한켠에 침대를 갖다 놓고 불과 죽기 얼마 전까지 누워서 보조자를 통해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보았다. 택시를 이용할 때 느끼는 바지만 아주 고령의 택시 기사가 밤길에 외곽도로를 달릴 때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자격증 소지자가 정년이 없기 때문에 빚어지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문제는 전문직은 정년이 없다는 사회제도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불합리 것으로 보인다. 전문직의 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과 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의사의 진료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과 직결되고, 약사의 조제는 국민의 안전한 약물 사용을 좌우한다. 변호사나 법무사의 업무는 개인의 재산권과 법적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건축사의 설계 또한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안전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 국민은 정상적인 판단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다면 자격증 소지자도 자연적인 인간의 노화수준에 맞는 연령을 기준으로 정년을 만들 필요가 있다. 아니면 차선책으로라도 정상적인 업무능력의 구비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각종 자격증은 정상적인 직무능력 여부를 체계적으로 점검하는 장치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정년 설정이나 보완책없이 한 번 취득한 자격증이 사실상 ‘평생 활동권’으로 보장되는 사회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전문자격은 단순한 개인의 영업 수단이 아니다. 사회가 전문성과 윤리를 신뢰하고 부여한 공적 자격이다. 그 신뢰가 국민의 생명과 권익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그 자격 또한 사회적 책임 속에서 관리되는 것이 마땅하다.
자격증은 수행능력 그리고 책임과 함께 관리되어야 한다.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불합리한 특권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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