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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어디에 서야 하나
시 (詩) - 이종근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5년 11월 27일(목)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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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경시민신문 | | 가난한 척하려던 녀석이
꿀밤 한 대 맞듯 호되게 혼났죠
두 번 다시는 가난한 척 않기로 했죠
‘금수저'에 표식으로 해둔
‘흙'으로 도드라진 글자,
단 한 음절이 말썽이었죠
가난이라 말하지 않았는데
부자라 대놓고 내세운 적도 없는데
생각부터 소심하게 접혔지만,
뉘보다 이신작칙(以身作則)해야죠
[이 한 편의 시]
‘부자는 어디에 서야 하나’에 대한 물음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조화로운 메시지
-이종근 시인의 시,「부자는 어디에 서야 하나」를 통해
-‘부자의 자리’와 ‘겸손의 윤리’에 대한 진정성 강조함
부자에게 따라다니는 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현대 사회의 맥락에서 통찰력 있게 그려낸 시를《문경시민신문》지면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시는 단순히 부자에 대한 피상적 비판을 넘어서, 사회의 ‘특권(Noblesse)’을 가진 이들이 마땅히 지녀야 할 ‘도덕적 의무(Oblige)’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한다.
특히 자신의 부를 숨기거나 ‘가난한 척’하는 위선을 꼬집으며, ‘금수저’와 ‘흙’의 대비를 통해 태생적 우월함을 인위적으로 지우려 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오해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는 특권층이 자신의 위치를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사회적 책임으로 승화시켜야 함을 역설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시의 핵심은 “뉘보다 이신작칙(以身作則)해야죠”라는 한 시구에 응축되어 있다. 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지향하는 ‘솔선수범’의 가치를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부유한 이들이 사회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가르쳐준다.
이 시는 서양의 윤리 개념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동양의 도덕 원리인 ‘이신작칙’과 결합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진 자들에게 기대하는 윤리적 지도력의 본질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간결하면서도 사유가 깊은 이 시는 부의 진정한 의미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 강력한 질문을 던지는, 교훈적이면서도 감동을 준다.
이제 다시금 위의 시,「부자는 어디에 서야 하나」를 음미했으면 한다.
우선, 부와 겸손을 역설한다. 위의 시는 단순한 계층의 문제가 아닌, 도덕적 진정성과 사회적 시선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부자는 자신이 가진 부를 자랑하면 ‘오만하다’라는 비판을, 겸손을 가장하면 ‘위선적이다’라고 비난받는다. 이러한 도덕적 딜레마의 한가운데에서, 부자가 서야 할 자리를 스스로에게 묻는 반성의 목소리다.
둘째로, 유머로 포장된 자기반성과 윤리를 모색한다.
-위선의 자각과 진정성의 딜레마로써 첫 연에 나타난 “가난한 척하려던 녀석이 / 꿀밤 한 대 맞듯 호되게 혼났죠”라는 겸손을 가장하려다 들킨 부자의 위선을 유머러스하게 드러낸다. ‘꿀밤’이라는 구어적 표현은 시적 화자의 자기 풍자적 태도를 강조하며, 도덕적 설교가 아니라 인간적 고백의 영역으로 이끈다.
-‘금수저’와 ‘흙’의 상징적 대비로써 ‘금수저’는 태생적 특권, ‘흙’은 평범함과 노력의 상징이다. “금수저에 표식으로 해둔 / 흙으로 도드라진 글자”라는 겸손을 흉내 내는 인위적 행위를 풍자한다. 이는 부의 이미지 관리 속에서 진정성이 소비되는 현대의 위선적 현실을 꼬집는다.
-언어의 절제와 사유의 깊이로써 “가난이라 말하지 않았는데 / 부자라 대놓고 내세운 적도 없는데”라는 자기 존재가 사회적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무력감과 소심함을 드러낸다. 결국 “뉘보다 이신작칙(以身作則)해야죠”라는 끝맺음은 겸손과 과시의 양극단을 넘어선 행동의 윤리, 즉 실천적 진정성의 선언이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의 복원과 윤리시(倫理詩)로서의 가치를 전파한다. 위의 시는 ‘부자’라는 특정 계층의 문제를 넘어, 모든 인간이 진정성 있게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 윤리로 확장된다. 화자는 겉치레도, 자기부정도 아닌 행동으로서의 모범, 즉 “이신작칙”을 통해 도덕적 좌표를 복원한다. 짧은 시이지만, 구어체와 한자어의 절묘한 대비, 사회적 풍자와 윤리적 성찰이 조화를 이루며 현대인의 불안한 도덕의식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결국 이종근 시인의 시,「부자는 어디에 서야 하나」는 ‘부자’를 노래하기 위한 ‘부자’의 시가 아니라, ‘진정성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를 화두로 되묻는 시다.
이종근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시창작과정 및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 수료하고 중앙대학교(행정학석사)를 마침.『미네르바』및『예술세계(한국예총)』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옴.《서귀포문학작품상》,《박종철문학상》,《독도문예대전》,《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시조공모전》,《경상북도문예현상공모전》등에서 수상함. 그리고『서울시(詩)-모두의시집(한국시인협회)』,『수원시민창작시공모(수원문화재단)』,『문예바다공모시당선작품(제1집)』,『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문집』,『낙강시제(洛江詩祭)시선집』,『대구10월문학제』등에 참여함. 아울러 <충남문화관광재단> 등의 문학창작지원금을 수혜함. 시집으로는『광대, 청바지를 입다』,『도레미파솔라시도』등이 있음.
onekorea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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