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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사칼럼 ] 일본은 왜 조선찻사발에 열광하는가
박 윤 일
칼럼니스트, 전 경북대,문경대 겸임교수
서울차문화포럼 사무총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5년 09월 06일(토)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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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경시민신문 | | ○ 소박함을 소중히 하는 일본의 와비문화
일반인은 일본차인들이 왜 투박한 조선의 찻사발에 열광하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그들이 조선찻사발에 열광하는 이유는 일본의 다도가 소박 및 절제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일본의 와비문화 때문이다. 일본의 차문화는 14-15세기 경에 성행했던 호화스럽고 권위적인 서원문화에서 16세기 후반에는 소박하고 겸손한 와비문화로 바뀌게 되었다.
서원문화에서 서원은 중국 송,명대의 학문 연구의 공간을 의미했으나 일본으로 유입되고부터는 귀족무사들의 접객 및 차회를 하는 공간을 의미하게 되었다.
서원문화에서 차회는 귀족들과 무사들이 부(富)와 권위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으며 외형이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중국의 다기로 차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차인들은 이러한 차회방식에 대하여 점차 식상하게 되었다.이때문에 새롭게 태어난 차문화가 소박함과 절제를 중시하는 와비차문화이다. 이 문화는 귀족 적인 권위나 과시 및 사치스러움에서 벗어나 무사의 수양과 소박한 심미세계(審美世界)를 추구하였다.
와비차문화는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禪宗)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선종이란 논리적인 사고보다는 참선에 의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도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소박,절제,무기교가 매우 중요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의 상류 차 선생들은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조선찻사발이 와비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였다. 외비차는 무라다주꼬 차선생이 처음 시작하였으나 이를 완성시킨 차선생은 오늘날 일본에서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센노리큐이다. 이러한 와비차문화의 영향을 받아 일본역사상 3대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오다노부나가 장군,도요또미 히데요시,도꾸가와 이에야스도 조선찻사발로 차를 하다가 일생을 마감하였다.
이렇게 조선찻사발의 가치가 격상되자 일본 상류귀족 층은 너,나 할 것 없이 조선찻사발로 차회를 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조선찻사발에 매료된 일본쇼군 및 무사들은 조선찻사발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자 일설에는 이를 구하기 위하여 임진왜란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런 까닭으로 일본은 문화사적인 측면에서는 임진왜란을 도자기전쟁이라고 부르며, 그 중에서도 찻사발전쟁이라 부르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라고까지 한다.
○ 무기교의 조선찻사발이 더 아름답다
일본의 차인들은 찻그릇의 미를 볼 때 일반인의 관점에서 미를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외형으로 보았을 때 화려하거나 기교적인 그림이 그려진 것은 오히려 하품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도공의 무심에서 나온 무기교의 찻사발을 최고로 친다. 그들은 조선찻사발에 대하여 무심무작(無心無作),무기(無器)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기교나 가식이 없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찻잔에 높은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  | | | ↑↑ 도천 천한봉 선생의 다완작품 | | ⓒ 문경시민신문 | |
그들은 도공이 찻사발에 그림이나 색상을 넣은 것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가식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선종에서 추구하는 선(禪)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그래서 꾸밈이 없는 소박한 조선찻사발을 최고의 찻잔으로 여기며, 나아가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지를 넘어선 경지의 예술품이라고 하는가 하면 동양미 중에 이를 넘어선 아름다움은 없다고 극찬한다.
○ 일본에서 조선찻사발의 위상
그들은 소박한 조선찻사발을 그들 나라의 국보와 문화재로 지정하여 거의 신격화하다시피 하고 있다. 일부 조선찻사발은 일본의 한 개의 城과도 바꿀 수 없다고까지 한다.
그들이 얼마나 조선찻사발에 매료되어 있는지는 다음과 같은 동경국립박물관장 하야시아의 기조연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 이토록 오랫동안 일본인의 가슴 깊숙이 들어와 감동을 주고 경건한 신앙의 대상으로 떠오른 기물 중 조선찻사발과 같은 것이 세상에 또 어디 있으랴”라고 수많은 관중 앞에서 부르짖었다( 1982.12 조선일보기사 )
우리가 우리 도자기에 대한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예술품은 관점에 따라 다르고 국경을 초월하여 인정받는 것일까. 세상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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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 박 윤 일 010-7270-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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