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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통해 견훤과 궁기 역사를 밝히다
글 - 김병중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5년 03월 21일(금)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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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 탄생지가 어디냐를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문경시에서는 가은 아호동의 <금하굴>로 비정하고 그곳에 <숭위전>을 지어 매년 제사를 올리고 있다. 나라를 건국한 대왕을 영웅화하지는 못할망정 <지렁이>로 비하하면서 도 제사를 올리고, 그를 인간이 아닌 지렁이 후손으로 기술하면서 아버지를 사벌국 장수 <아자개>라 하는 건 아자개가 곧 지렁이라는 모순이 발생한다. 이에 한술 더 떠서 가은 왕릉 장터를 <아자개 장터>로 고쳐 부르며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풍물시장으로 홍보하고 있는 자가당착을 보고도 방치하고 있음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아호동이나 광주 북촌마을 등에서 전해지는 견훤 이야기는 설화인 반면, 농암 궁기는 견훤이 이곳에서 자라 호연지기를 길렀다는 사실이 지도를 통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설화로 내려오는 것과 공적인 지도에서 확인하는 것을 두고 어떤 것이 더 신빙성을 갖느냐는 판단은 누구에게도 어렵지 않다. 18세기 중엽 문경현 <영남지도>와 19세기 초 문경현 <광여도>에 나오는 농암 부근 지명 등을 살펴보면 견훤이 설화가 아닌 궁기마을에서 실제 살았다는 게 입증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지명은 바로 <견훤궁기(甄萱宮基)>이다. 궁기는 1914.1.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시 고모리를 궁기리로 변경하면서 새로 등장한 법정동명으로 알고 있으나 그보다 훨씬 이전 궁기라는 지명이 존재하였다. <견훤궁기>라는 명칭은 견훤이라는 인물과 궁기라는 마을 이름이 합쳐진 고유한 지명이다. 18, 19세기에 걸쳐 제작된 지도에 두 곳이나 등재되어 있고, 이곳 지명으로 통용되며 고유명사로 굳어버린 것이다.

이와 같은 논리로 접근하면 <견훤산성(甄萱山城)>은 농암만이 가진 후백제의 가치 있는 문화유적이다. 왜냐하면 견훤이 쌓았다는 성은 성산산성, 병풍산성, 동고산성 등 수십여 개가 있지만, <견훤>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산성은 화북과 농암 두 곳 뿐이기 때문이다. 농암 견훤산성은 일명 <백제성>이라고도 부르며, 다른 성들과는 달리 지도에서 견훤의 이름을 넣어 표기한 것을 감안하면, 이 성은 견훤이 쌓았거나 아니면 그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문경시민신문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지도에 기록된 지명과 위치 등이 견훤 역사 정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18. 19세기에 각각 제작된 <영남지도>와 <광여도>에 <견훤궁기(甄萱宮基)>라는 지명의 등장으로 그동안 견훤 탄생에 대한 분분한 해석과 여러 주장이 어느 정도 정리될 수 있다. 그런 데다가 탄생설화인 천마설화와 농바우가 있을 뿐 아니라 견훤이 쌓았다는 견훤산성이 있고, 용마를 얻은 말바우가 있으며, 견훤이 심었다는 느티나무와 견훤우물과 말무덤과 왕재 등이 그의 성장기 역사를 뒷받침해 주면서 농암이 그의 탄생과 성장기 무대였다는 사실이 더 명백해진다.

ⓒ 문경시민신문
궁기리와 접해있는 <고모현, 고모령>은 지도마다 등장하는 한양으로 가는 주요한 길이고, 현존하지 않지만 <추심사(推尋寺)>는 3회나 등재되어 견훤과 또 다른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조항산과 연엽산 계곡 한 지점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추심사는 신라 중기 의상대와 원효대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며, 궁기마을과 인접해 있다. <추심>이란 ‘모든 것이 거기 모이고, 그곳으로부터 나온다는 마음’을 뜻하므로 견훤이 수련시 추구했던 정진의 자세였을 것이다. 지금도 축대가 남아 있는 <절골>이라는 자리가 이 절이 있었던 터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현존하지 않지만 <쌍용사>는 쌍용계곡의 큰 용추와 함께 지도상에 반목하여 표기되고 있는데, 지금은 절이 있었던 터마저 찾지 못하고 있다. 용추 위쪽과 시루봉 아래쯤 위치하고 있던 쌍용사, 그 절은 조선 중기 명재상이었던 약포 정탁 대감이 아호동에서 말을 타고 쌍용사를 찾을 만큼 특별하고 이름난 절이었으나 일제 강점기 무렵 소리 소문없이 자취를 감춘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쌍용사 뒤편은 시루봉에서 흘러내린 <장군봉>이 있는데, 이 봉우리는 장수의 꿈을 키우던 견훤과 연계된다.

지도는 지표면의 일부나 전부를 실제보다 축소하여 평면상에 나타낸 것으로 길을 찾는데 소중한 안내서다. 당시 지도에 올라 있는 지명은 다수의 백성들 끼리 무언의 소통이자 공감의 이름인 것이다. 그 이름이 인위적인 개편에 의해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 복원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견훤궁기라는 지명에서 자랑스런 견훤이라는 이름을 빼고 궁기로 줄여서 부르게 된 것은 이유야 어떠하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화북의 견훤산성은 경북도기념물 53호로 지정된 이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농암의 견훤산성은 소리없이 잠들어 있을 뿐이다.

이제 견훤궁기라는 지명이 지도에서 공적으로 확인된 이상, 명실공히 견훤은 궁기에서 살았던 궁기 사람이다. 그리고 가은현이 농암과 가은을 다 포함하는 지역이었으니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와도 상충되는 주장이 아니므로 향후 견훤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는 농암에서 시작해 농암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해도 누가 이를 부정할 수 있겠는가. 지도에서 찾아낸 <견훤궁기> 지명으로 묻혀 있던 견훤 역사를 바로 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에 가슴이 뿌듯해진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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