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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단전, 천마설화의 농암
글 - 김병중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5년 02월 12일(수)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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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NULL | | ⓒ 문경시민신문 | | 한반도 국토의 정중앙은 양구라고 하고, 충주시는 중앙탑을 내세워 그곳이 중앙이라고 주장하며, 문경시는 <국토의 단전에서, 세계의 단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홍보에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국토(South Korea)의 중앙은 과연 어디일까? 위도상 북위 36.5668도 지점과 경도상 동경 127.96332도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바로 문경시 농암면이 이에 해당 된다.
그러니까 크게 보면 문경시가, 정확히 보면 농암이 단전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농암은 백두대간인 청화산과 조항산이 지나는 고을로 <백두대간의 중심>이라는 큰 표석을 농암리에 세워두긴 했으나 <국토의 단전>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방관하는 건지 가치 있는 자산 하나를 오래도록 묵혀온 것은 일종의 무관심이 아닌가 싶다. 국토의 중심이 된다는 건 단순히 지리적인 표시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바꿀수 없는 하늘이 점지한 축복인 것이다. 땅끝마을 해남이나 강릉의 정동진 해맞이, 인천의 정서진 노을 축제 등은 이름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만든다.
단전이란 배꼽 밑 세치(약 9cm) 정도 되는 부위로 내려간 배의 중간을 가리킨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체 신체 중 중심이 되는 부분으로 볼 수 있으며, 기운이 몰려 있는 치명적 부위이다. 그래서 단전은 기운이 모이고 순환하는 곳으로 몸의 생명 발전소이자 동력의 저장소이기도 하다. 김유신이 신라가 삼국통일의 전환점을 이룩한 점촌 <당교대첩>의 지략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각각 문경을 탐낸 이유는 그곳을 차지하여야만 통일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었고, 아무래도 중심을 점령하고 있어야 방어와 공격이 손 쉬운 때문이다. 온달장군이 국토의 중심을 차지하기 위해 온달산성에서 몸바쳐 싸운 이유나 김춘추에게 마목현(문경)을 돌려달라는 고구려의 선도해 협박이 이를 입증한다. 고구려를 멸한 소정방이 신라까지 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걸 미리 알아챈 김유신은 당나라 2만여 정예 군대를 당교로 끌어들여 몰살시킨 위대한 대첩으로 그 동력으로 삼국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그가 통일성지로 당교를 선택한 것은 국토의 중심이자 단전이기 때문이라는 점은 역사로도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농암은 국토의 단전으로서 하늘의 점지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천마설화가 내려오고 있다. 그 이야기가 <견훤의 탄생설화>이며, 유적으로는 천마산과 농바우가 존재한다. 옥황상제의 무남독녀인 공주와 사랑을 나눈 죄로 구호 총각은 지상(천마산)으로 귀양을 가고, 그곳에서 아비라는 처녀의 원수를 갚아주면서 같이 살게 된다. 귀양 기간이 끝나 하늘로 돌아가는 구호는 임산부인 아비를 저버리지 않고 천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추방되면서 타고 온 말은 천마산, 구호와 아비는 두 개의 바위가 되어 후에 한 바위가 쪼개지며 장한(견훤)이 태어난다.
이 천마산의 <천마설화>와 금강산의 <나뭇꾼과 선녀 설화>는 매우 유사성을 갖는다. 전자는 남자인 구호가 귀양을 살러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고, 후자는 선녀가 목욕을 하러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다. 구호는 호랑이를 죽여서 아비의 원수를 갚아 아내를 얻지만, 나뭇꾼은 사슴을 구해 주어 선녀를 아내로 얻는다. 전자는 아내가 잉태를 하고 같이 지상으로 추방되지만, 후자는 선녀가 아이 둘을 낳고 나뭇꾼을 버린 채 하늘로 올라가 나뭇꾼만 남는다.
끝에 가서 전자는 둘 다 지상으로 떨어져 두 개의 바위가 되어 견훤이 태어나고, 후자는 나뭇꾼이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지만 자신의 실수로 지상에서 남아 죽은 후 수탉이 되어 새벽마다 운다. 두 설화가 서로 비교가 되면서 하늘과 지상을 오가며 벌어지는 설화로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얻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하늘과 땅으로 오르내리는 수단으로 전자는 천마, 후자는 두레박과 용마가 등장한다. 전자가 훌륭한 후백제의 왕을 탄생시켰다면, 후자는 수탉이 되어 세상의 귀신을 쫒고 어둠을 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쉽게 재미로 읽는 설화가 아닌 교훈적인 의미가 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국토의 정중앙은 농암 내서리에 소재한 STX 리조트 뒤 <행운바위>라고 한다. 그러나 농암에 전래되는 유서 깊은 설화가 있어 <행운 바위>는 그 지리적 자체로 인정하지만, 견훤의 탄생과 관련된 <농바우>와 <천마산>이 등장하는 <천마설화>가 더 우리들의 관심과 시선을 모은다. 나뭇꾼과 선녀의 사슴이 등장하는 은혜로운 사랑이나 구호의 아비의 바윗돌처럼 변치않는 사랑은 많은 이들의 가슴과 단전에서 오래 기억되고 힘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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