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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 2023 문경찻사발축제에 즈음하여
박 윤 일
서울차문화포럼 사무총장
대한민국 신지식인
전 경북대, 국립충주대 교수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3년 04월 18일(화)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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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 문경찻사발축제가 다가왔다. 문경시는 축제의 의미를 더하기 위하여 선조도공 추모행사를 개최하고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다는 등 매우 분주한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축제는 이전보다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과 인기스타들을 공연에 초청하였다. 코로나 전염병의 확산으로 몇 년간 축제가 제대로 개최되지 못하였는데 오랜만에 축제다운 축제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문경전통찻사발 축제는 1999년에 시작돼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 예비축제, 2007년 유망축제, 2009년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이후 2012년부터 오랜 기간 연속하여 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명실상부한 한국의 명품축제이다.

문경찻사발 축제는 초대 찻사발축제추진위원장을 지낸 故 도천 천한봉선생의 공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가 1980년도 초에 일본 미쓰꼬시 백화점 등에서 개최한 여러 전시회에서 '환상의 조선다완'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일본 전문가 및 주요언론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때부터 일본 도자기 바이어들이 명품다완을 구입하기 위하여 문경으로 몰려오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전국에 흩어져 있던 도예가들이 일본에서 각광받는 찻사발을 만들기 위하여 하나둘씩 문경으로 모여들었다.

그 결과 이제는 50여명의 도예가들이 문경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전국에 차인들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러한 차인들을 결집시키는 차인단체도 전국 여러 곳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차단체가 한국차인연합회와 한국차문화협회 등이고 전국에 수백,수천여개의 지역 조직을 두고 있다. 차인회 회원은 아무래도 茶道인 만큼 여성이 중심이 되어 있고 그 지역의 여론지도층이거나 유지들이 많다.

오늘날 문경찻사발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이러하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정신문화의 하나로 다도가 널리 성행하고 있었다. 한때 일본천하를 제패한 풍신수길은 그 오만함이 하늘을 찔렀다. 그래서 자기의 차실을 황금으로 짓게하고 찻잔도 황금잔으로 만들게 하여 다도를 했다. 오늘날 교또에 있는 금각사가 바로 그 전형이다.

이 당시 그의 정신적 멘토인 센노리큐라는 다도 스승이 풍신수길에게 다도의 진정한 의미를 조심스럽게 고언했다. 茶道는 단순한 차 마시기가 아닌 차를 나누며 도를 닦는 일이다. 즉 정행검덕의 다도정신과 같이 정신적인 덕을 쌓는 행위이다. 때문에 황금차실과 황금잔으로 다도를 하는 것은 자기를 과시하는 행위로 다도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다도는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행위여야 하는데 이런 의미를 지닌 찻잔으로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조선찻사발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고 하였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풍신수길은 그의 다도스승 센노리큐를 할복자살하게 하였다. 스승의 할복자살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뒤부터 그는 소박하고 꾸밈이 없는 조선다완으로 다도를 하다가 일생을 마감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계기로 풍신수길의 대를 이은 도꾸가와이에야스 등 일본의 최고 권력자들은 조선다완으로 다도를 했으며, 자연스럽게 일본의 성주나 쇼군, 사무라이들도 조선다완으로 다도를 하고 차회를 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풍조가 일본사회에 퍼지기 시작했다.

임진왜란 전후 조선에서 건너간 조선의 찻사발은 일본의 국보 및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신앙처럼 모셔지고 있다. 그 가격은 수천억원을 주고도 살 수가 없다고 하니 가히 일본에서 그 가치와 위상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일본의 다도전문가들은 조선의 다완을 다도를 함에 있어서는 중국의 천목다완이나 화려한 일본의 아리타 다완보다 더 적합한 찻잔으로 보고 있다. 그것은 소박하기 이를 데 없는 조선다완은 정행검덕과 화경청적과 같은 다도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얼마 전 일본대사관에 차회 초대를 받았다. 그때 손님에게 차를 접대하는 미모의 젊은 일본여성은 투박하기 이를 데 없는 조선다완으로 조심스럽게 차를 우려 접대하였다. 차실에는 和敬淸寂(화합,평화,존경,순수,고요함)이라고 쓰인 족자와 한 송이의 동백꽃이 꽂혀 있었는데, 茶花는 손님들을 위해 어저께 특별히 제주도에서 공수해 왔다고 하였다. 당시는 눈이 내린 겨울철이었다. 필자는 그들이 초대한 손님을 위하여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를 알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외형이 화려한 청자나 아리타 야끼가 아닌 투박한 조선다완으로 다도를 하느냐고 물으니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조선다완은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쓸쓸한 가을의 정취를 담고 있다고 하였다. 나무는 봄여름에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데 성숙한 계절은 화려한 봄이 아닌 오히려 쓸쓸한 가을이며, 어린이들은 알록달록한 색동저고리 같은 옷을 입지만 연륜이 깊어지면 화려하지 않는 옷을 입는데 성숙한 사람은 어린애가 아닌 어른이라고 말하며, 소박한 조선다완의 가치를 비유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오래전 동경국립박물관에서 개최된 조선다완전에서 하야시아 박물관장은 이렇게 기조발언을 하였다. “이토록 오랫동안 일본인의 가슴 깊숙이 들어와 감동을 주고 경건한 신앙의 대상으로 떠오른 그릇 가운데 조선다완과 같은 것이 세상에 또 어디에 있으랴”하고 부르짖었다. 그의 가문은 수백년간 조선다완을 가보의 하나로 간직해 오고 있다고 하였다.

조선다완은 꾸밈이 없고 소박하다. 자연스럽고 기교적이지 않다. 꾸밈이나 가식이 없기 때문에 진실하며, 진실이라는 미적가치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예술세계에서 최고의 평가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예술평론가들의 중론이라고 한다.

이처럼 문경의 찻사발은 정행검덕이라는 다도정신을 가장 잘 살린 찻잔으로 큰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다도에 있어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찻사발축제를 통해 우리의 문경의 보배인 찻사발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고 잘 홍보하여 더욱더 축제를 확대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등잔 밑의 보물은 문경의 찻사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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