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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문경에게 가야를 묻다
김병중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30일(목)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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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가야는 기원을 전후한 시기에 한반도로 철기문화가 보급되면서 낙동강을 중심으로 일정한 정치세력이 결집되어 소국(小國)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낙동강 하류에서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오르며 동일한 문화적 기반을 토대로 3세기경에 이르면서 상호 연맹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때 연맹 맹주국은 김해에 자리 잡은 수로왕의 금관가야이고, 수로왕의 동생인 고로왕이 세운 나라가 함창읍에 자리한 고령가야(古寧伽倻, ‘고녕가야’로도 부르지만 활음조현상을 수용해 ‘고령가야’로 표기)이다.

그런데 기쁜 소식을 자주 듣는 고장이어서인지, 아니면 너무 욕심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문경사람들은 가야에 대해 별반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고령가야의 터전은 상주시의 이안면과 공검면을 포함해 함창이 도읍이고, 그 외 점촌, 산양, 영순, 용궁, 호계, 마성, 문경, 가은, 농암 등을 영토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절반을 훨씬 넘는 면적이 문경에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일처럼 고령가야의 역사를 복원하고자 하는 상주시를 관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뿐 아니라 견훤의 설화와 유적 유물이 가장 많은 고장임에도 상주나 광주, 순천, 논산, 원주 등에서 임하는 역사 인식과 태도에 견주어보면 문경은 왠지 부족해 보이는 건 왜일까.

스피노자는 “현재가 과거보다 나아지기를 바란다면 과거를 공부하라.”고 했다. 과거는 잃어버리고 지워버려야 할 대상이 아닌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바로 새기고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힘들고 어려울수록 올바른 역사관 정립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6백여 년 역사의 가야나 한 나라를 건국한 견훤에 대해 무엇을 알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지나가는 문경사람을 붙잡고 가야와 견훤에 대해서 한번 물어보라. 십중팔구 신라나 왕건은 잘 알아도 고령가야국이나 견훤에 대해서는 별반 무관심하다.

그래도 뜻을 가진 분들이 있어 요즘 가야 역사가 재조명되기 시작하고, 후백제 문화도 새로운 차원의 발굴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후백제의 역사 찾기 프로젝트의 시동이 걸리고, 최근 예천군청 뒤 봉덕산에선 난데없이 가야 고분이 발굴되고 있으며, 호계 봉천사 지정스님의 고령가야국 공인을 위한 노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번 확인된 고분군은 낙동강 상류지점인 예천, 그 곳에서 대형고분 수십 기가 도굴 되었지만, 거기서 창녕 비화가야 고분 형태의 덮개돌이 덮인 가야 고분 형태와 신라 고분 형태가 공존하고 있음이 확인 되었다.

특히 고분군의 석관을 받치는 돌은 산에서 나온 돌이 아니라 강돌이 이용된 것이 가야고분의 특징과 같다는 점이다. 이로써 낙동강 상류인 내성천이 흐르는 예천에도 가야가 존재했다는 주장이 성립되고, 가야 역사에서 자주 거론되는 우륵이 지은 12곡의 이름이 더 주목을 받게 된다. <신라고기>에 “가락국 가실왕이 여러 나라의 방언이 각각 다른데 그 성음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하면서 악사 우륵에게 명해 12곡을 만들게 하였다.”는 기록이 나오고, 우륵은 12곡의 이름을 상가라도, 보기, 달기, 사물, 물혜, 사자기, 거열, 이사, 상기물 등 당시 가야지명으로 곡을 부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제4곡의 이름이 “달기”인데, 예천 “다인”지방의 옛 지명이 달기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예천에도 가야 소국이 존재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함창의 고령가야와 함께 연맹을 유지하면서 신라와 백제의 틈바구니에서 상당기간 풍요를 누리며 평화로운 나라를 영위했으리라. 역사학자 이병도는 고령가야를 진주로 비정했지만, 신채호와 김태식은 함창으로 인정했는데, 위와 같은 고분 발굴을 보면 후자의 주장이 더 타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우리나라 역사의 삼국(신라, 고구려, 백제)에서 가야를 뺀 이유는 높은 경제력과 문화수준은 갖추었으나 고대국가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연맹들이 하나의 통일된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라가 크고 침략 을 잘하여 영토를 넓히면 역사적인 나라가 되고, 제국주의 시대에서 식민지 지배를 많이 할수록 역사에 크게 기술되는 강대국이 된다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러시아와 중국과 미국은 강대국이고, 몰타와 모나코, 나우루 같은 소국은 나라가 아니라는 말이니, 아무래도 역사는 승자의 기록일 뿐이라는 회의가 든다.

중국은 2002년부터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추진하고 있다. 그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접경지역의 수많은 소국들을 침탈 점령하여 자국으로 편입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우리나라 역사마저 왜곡하며 이를 국가적 연구 사업으로 추진하는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 그들의 계략은 없는 역사도 만들어 나가며 힘에서 밀리면 언제든지 신라에 편입된 가야처럼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속셈을 갖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우리는 가야 역사를 새롭게 발굴 복원해야만 한다. 이제 문경에게 가야를 묻지말고 가야에게 문경을 묻기로 하자. 왕릉과 고분, 유적과 유물과 지명 등이 많이 있으니 이를 우리 역사로 점차 밝혀나가야만 한다. 지나간 모든 역사는 현대사이다. 문경은 가야와 견훤을 빼놓고는 말이 안 되며, 희망을 갖고 싶다면 역사를 제대로 살펴봐야 할 것이다. 가야는 사라진 나라가 아닌 ‘미지의 나라’, 제4의 제국(諸國)'이라 불러야 하고, 김유신의 당교대첩은 전설이 아니며, 견훤의 천마산성은 신기루가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김병중 시인 약력
1955년 문경 농암(한우물)출생
문창고 1회 졸업 ,시인, 문학평론가, 스토리텔러
중앙대 예술학석사,
문예교양지 『연인』 편집위원
시 집 『청담동시인의 외눈박이 사랑』외 13권
산문집 『별주부전』 『누드공항』
평론집 『짧은 시, 그리고 긴 생각』
장편역사소설 『짐새의 깃털』
역사논문집 『윤하정 바로보기』 등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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