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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내가 먼저 변해보자
<필 상담심리센터> 카운슬러, 센터장
이 종 필 (연락처-010 8973 0470)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20일(월)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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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며칠 전 상담실로 전화가 걸려왔다. 좀 흥분한 남성의 목소리였다. 대뜸 “우리 아들 문제로 전화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데 이 자식이 벌써부터 제가 뭔 얘기만 하면 아빠한테 대들고 버릇이 없어요. 눈 치켜뜨고 반항까지 합니다. 뭐가 될라고 이 모양인지, 아이 상담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 아버지의 전화를 받으면서 입으로 곧 튀어나오려는 말을 참았다. “누가 그 아들을 가르치셨나요?”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발생하면 쉽게 그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각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상대방을 비난한다. 아들이 잘못됐고 아버지는 그저 아들 때문에 힘든‘피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학생이 상담을 받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고 치자. 그런데 집에 가면 엄마랑 아빠가 자주 언성을 높여 다툰다면? 그런 집안 분위기라면 아이 상담을 진행한다고 해서 문제가 나아지기 쉽지 않다. 주변 환경이 좋아져야 아이 문제도 같이 좋아지는데 그 근본적인 문제를 많이들 간과하고 있다.

어떤 물건이 거실에 있다고 하자. 이게 부엌에 왔다 갔다 할 때마다 거기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잘 보고 다녀야지 왜 주의를 안 기울이는 거니?’ 라는 시선으로 많이들 바라본다. 그런데 어떨 때 걸려 넘어 지나 보니까 다른 모서리로 갈 때는 안 걸리는 데 유독 한 쪽 모서리에서만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이 물건을 ‘다른 곳으로 조금 이동하면 어떨 까? 아니면 아예 치워 버릴까?’ 하는 식으로 바라보는 게 또 하나의 문제해결 방법 일 수 있다.

다른 맥락으로는 ‘마음이 바쁠 때 걸려 넘어 지더라’ 고도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떨 때 마음이 바쁘냐?’ ‘남편이 막 소리치고 하면 마음이 바쁘다’ ‘마음이 바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 ‘옛날에 술 마시고 소리 지르던 아버지 생각이 난다’ 그래서 성질 급한 남편 때문에 또 싸움 날까봐 서두르다 보면 걸려 넘어진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 방법은 아내가 마음을 덜 바쁘게 가지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남편이 성질을 죽여 아내의 마음이 바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상담을 통해 하나하나 찾아내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필요하다.

자식을 기르다보면 열 받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오늘 한 번 경(更)을 쳐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수시로 든다. 아내도 남편도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 이런 생각도 도움이 된다. ‘없는 집에 태어난 남편도 불쌍하고 나한테 시집 온 아내도 불쌍하고, 그런 집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도 안됐다. 불쌍한 사람끼리 너무 상처주지 말고 재밌게 살아보자.’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좋다. ‘내가 얘기 안하고 참고 넘어가면 다 쉽게 끝날 일이다’ 라는 생각의 지혜도 길러보자. 중학교 2학년 아이는 청소년기이다. 말 그대로 청년도 소년도 아니고 어중간하다. 에너지가 안으로 막 쏟아져 들어와 정체성에 큰 혼란을 겪는 발달 단계의 하나로 이해하면 된다. 이시기에는 말썽 안 부리고 조용한 아이가 더 문제다. 아주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많이 심하면 ‘저 자식 옆집 아이다’. 생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옆집 아이한테 큰소리 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족은 행복함에 있어 서로 닮았다. 다만 불행한 가족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불행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만의 문제라는 것이 역시나 평범한 가족이 부딪치는 작은 일상적인 것들에 걸려 넘어졌을 뿐이다.
부부가 만나 같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문제, 자녀를 돌보며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 조금도 생소한 문제가 아닌 아주 일상적인 것들이다.

상대방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먼저 사랑을 받을 만큼 내가 상대에게 해준 것이 있는지 이 봄날에 한번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내가 먼저 변해보자.

* 홈페이지 : 네이버에 <필 상담심리센터>검색 – 우울증, 불안, 공황장애 등 심리상담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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