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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곽상도 무죄판결에 대한 비판
박윤일
전 경북대 및 국립충주대 교수
대한민국신지식인
서울차인회 사무총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3년 02월 20일(월)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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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세상은 참으로 모순투성이이다. 이러한 모순은 불완전한 인간이 살고 있는 한 불가피한 것일까. 국민법감정과 법리와의 괴리도 이러한 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분명한 것은 그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판결이 최근 곽상도 의원의 무죄판결이다.
50억 클럽 뇌물대상자는 소문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왜 대장동 사업자에게 그토록 많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했는가. 그것이 과연 그대가 말하는 단군 이래 치대치적이란 말인가. 대장동사업에는 법리와 별개로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일과 행동들이 수두룩하다. 부패한 공무원, 법조계 커넥션,기자, 변호사와 회계사로 얽혀진 사건에는 아직도 알 수 없는 먼지로 가득하다. 이번 무죄판결은 정말 국민 법감정이나 상식과 너무나 괴리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은 김만배가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을 막기 위해 힘써달라는 부탁을 근거로 김만배와 곽상도 전 의원을 '알선수재'와 '뇌물수수'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이 두 사람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거액의 검은 돈이 오고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죄가 없다는 것이다. 이 판결은 여러면에서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재판부는 ‘곽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없고 그의 아들에 대한 과다한 퇴직금이 이례적이고 직무연관성도 있어 보이지만 뇌물은 아니다’라고 해괴망측한 판결을 했다. 어떤 권력자가 그의 영향력을 눈에 보이도록 행사하겠는가. 그대는 ‘알아서 긴다’는 세간의 말을 들어 본 적도 없는가. 판결이유를 좀 더 살펴보면 액수가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한 면은 있다고 하면서도 무엇인가 대가로 건넨 돈, 즉 뇌물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재판부는 아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정도 있지만 ‘결혼해 독립생활을 유지하는 아들이 받은 돈을 곽 전 의원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비상식적인 판단을 했다. 자기와 경제적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관계에 있는 아들에게 뇌물을 주게 한 것은 뇌물죄가 아닌가. 아들이 퇴직금으로 일반 회사원과 비슷한 액수를 받았다면 그 돈은 아들 돈으로 보는 게 맞다. 그러나 그 액수가 터무니없이 많다면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김만배가 곽의원의 아들에게 50억원을 준 것은 누가 보더라도 아버지인 곽 전 의원을 보고 준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곽 전 의원이 받았다고 보는 게 사회통념이요 건전한 상식이다. 어떻게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지 않고 아들이 받았다고 하여 뇌물 수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무죄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뇌물죄의 법조문을 해석한 것이 아닌가‘ 강하게 의심된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판결에 대해 "결혼한 자녀를 통해 뇌물을 받으면 무죄냐", "아들을 통한 제3자 뇌물죄로는 왜 기소하지 않았냐", 여기저기 법원과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곽상도 전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검사, 대통령실 민정수석 비서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시 그는 상식적으로 기업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그런데 판결에서는 곽 전 의원의 대장동 사업에 대한 영향력을 부인했고 아들이 받은 돈은 곽의원이 받은 돈으로 볼 수 없다며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을 보면 판사의 기본적인 자질과 상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이런 판결을 한 판사의 뇌구조가 어떤지 해부해 보고 싶다. 사실 결혼 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자녀들이 많은데, 이는 현실을 지나치게 도외시한 것이다. 뇌물죄는 반드시 공무원이 받을 필요는 없다. 자기를 대신할 수 있는 제3자에게 돈을 주어도 뇌물죄가 성립한다. 이 사건에서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는 증거는 여기저기 많이 나온다.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을 달라고 해 골치가 아프다’는 취지의 김만배씨 발언도 드러났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이 곽 전 의원의 혐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증거로 제시한 ‘정영학 녹취록’의 신빙성을 무슨 이유인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2018년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곽 전 의원이 "돈도 많이 벌었으면 나눠 줘야지"라고 하자 김씨가 "회삿돈을 그냥 어떻게 줍니까"라고 했다는 정 회계사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증언까지도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만배씨가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에게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해왔고, 정 회계사 등과 구체적 지급 방안에 관해 논의하는 대화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히면서도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준 ‘정황’이 명백히 뇌물에 부합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애초부터 무죄를 선고하기 위해 작심하고 재판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재판에 있어 자유심증주의와 증거재판주의를 최대로 악용한 것이다. 다행히 이에 대해 검찰은 "곽상도 부자가 경제공동체가 아니라는 논리는 사회통념과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며 항소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받아도 아들이 ‘독립하여 사는 경우에는 무죄가 된다는 논리라면 ‘뇌물 받기 전에 자식 결혼부터 시키면 된다’는 것이 된다. 정유라에게 준 말(馬)을 뇌물로 보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경제공동체로 엮으면서 ‘왜 곽상도 부자간은 경제공동체가 안되느냐’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사법부에 거는 최소한의 믿음마저 저버린 판결이며 국민의 눈높이나 정서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판결은 우리사회에 최소한 지켜져야 하는 공정과 상식에 사망선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곽상도 아들이 받은 돈이 하필이면 정영학의 녹취록에 언급된 50억 클럽 멤버인 곽상도 의원이고 또 이번에 아들이 받은 금액도 50억이니 우연한 수치치고는 너무나 정확하다. 일반 공직자는 대가성이 없어도 5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된다. 그런데 50억원의 거액의 검은 돈이 합리적인 이유없이 대장동의 주범인 김씨에게서 곽의원의 아들에게 전달되었음에도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은 정말 기네스북에 올라가고도 남음이 있다. 이러한 희대의 기이한 판결이 하필이면 선진국에 진입하였다는 한국에서 발생한 것은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부디 항소심에서라도 국민의 건전한 법감정과 상식에 맞는 정의로운 판결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더이상 사법부가 국민신뢰를 무너뜨려서는 안된다 . 만약 이번의 오판이 바로 잡아지지 않으면 그간 공직업무의 공정성을 위해 지탱해 오던 형법상 뇌물죄는 유명무실하다. 그것은 합법적으로 뇌물수수의 변칙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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