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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역사를 바꾼 토끼 이야기
전 문경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이만유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3년 01월 09일(월)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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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경시민신문 | |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검은 토끼의 해’다. 육십 간지의 40번째로 계(癸)는 흑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토끼는 온순하고 지혜롭고 꾀가 많아 예로부터 매우 신성한 동물로 여겨 왔고 강한 번식력으로 다산의 상징이며 만물의 성장과 번창, 풍요를 의미하며 만화나 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우리에게 매우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  | | | ⓒ 문경시민신문 | | 토끼와 관련된 고사 중에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맹상군열전(孟嘗君列傳)과 전국책(戰國策) 제책(齊策)에 ‘교토삼굴(狡兎三窟)’이란 말이 있다. ‘교활(狡猾)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판다.’라는 뜻인데 이는 토끼가 천적(天敵)이 나타났을 때나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도망갈 굴을 3개 준비해 둔다는 것으로 사람도 어려움이나 재난(災難)을 당했을 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미리 여러 가지 대책을 세워 놓아야 한다는 지혜를 일컫는 말이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만일을 대비한 ‘플랜 B’‘플랜 C’를 만들어 두라는 말과 같다. 다만 나쁜 짓, 비난받을 짓, 부끄러운 짓을 하고 비겁하게 남을 속이면서 숨고 피할 굴이 아닌 국익을 위하는 것과 국민이 고난과 고통을 받을 때 그 위기를 대처하고 탈출하기 위한 굴, 인간다운 삶을 위한 굴로써 교토삼굴의 지혜가 필요하다.
|  | | | ⓒ 문경시민신문 | | 지난 2011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를 맞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우리나라 154만여 개의 지명 중에서 토끼와 관련된 지명이 158개라고 밝힌 바가 있다. 그중에 경북이 17개인데 상주시 함창읍의 ‘토끼골’, 안동시 남선면 원림리의 ‘중토갓’, 봉화군 재산면 상리의 ‘묘골’ 등과 함께 문경시 농암면에 ‘토끼밭골’이란 지명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유명한 문경의 ‘토끼비리’는 빠져 있다.
토끼비리는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에 있는 고모산성, 석현성과 이어져 있다. 이곳은 중요한 군사요충지이며 영남대로에서 가장 험한 곳으로 ‘옛길의 백미’, ‘한국의 차마고도’라고 불리는 곳이다. 길이 문화재가 되면서 국내 처음으로 ‘명승 제31호’로 지정된 토끼비리는 ‘관갑천(串岬遷)’, ‘토천(兎遷)’이라고도 하며 1530년(중종 25년)에 편찬된‘신증동국여지승람’에 ‘관갑천은 용연(龍淵)의 동쪽 벼랑을 말하며 토천(兎遷)이라고도 한다. 돌을 파서 만든 잔도(棧道)가 구불구불 6∼7리나 이어진다. 전해오는 얘기에 의하면 고려태조 왕건이 남정(南征) 시에 이곳에 이르렀는데 길이 막혔다. 마침 토끼가 벼랑을 타고 달아나면서 길을 열어주어 진군할 수 있었으므로 토천이라 불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  | | | ⓒ 문경시민신문 | | ‘비리’는 ‘벼루’의 문경 사투리로서 낭떠러지 아래에 강이 흐르거나 해안을 끼고 있는 곳을 말하는 것으로 벼랑과는 구별된다. 어떤 관광객은 ‘토끼비리’라고 하니까 ‘토끼가 무슨 비리(非理)를 저질렀나?’ 하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길은 신라 제8대 아달라이사금 3년(156년)에 북진을 위해 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관도(官道)인 ‘계립령(鷄立嶺-하늘재)’과 연결된 길로 개통된 이후 1,80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과 말발굽이 밟고 지나가면서 바위가 반질반질하게 닳아 비가 오고 난 후에는 거울처럼 얼굴이 비칠 정도이다.
토끼는 지혜롭고 신성한 동물이라 했다. 만약 태조 왕건이 군사를 이끌고 가는 길에 문경 토끼가 없었다면 그리고 토끼가 길을 인도하지 않았다면 ‘고려’라는 나라는 있을 수가 없다. 길을 찾아 헤매다 지친 상태에서 후백제 왕 견훤의 공격을 받아 전쟁에 패하거나 죽었다면 후삼국 통일은 물론 고려를 건국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려를 이은 조선도 지금의 대한민국도 존재하지 못한다. 라고 한다면 너무 비약된 표현일까?
어쨌든 태조왕건은 시각을 다투는 전시(戰時)에 문경 토끼의 도움을 받아 남쪽으로 진격할 수 있었고, 927년 1월에 후백제 땅인 용주(龍州-현 경북 예천군 용궁)를 3월에는 문경 산양에 있는 근품성(近品城)을 함락시킬 수 있었으며 927년 11월 대구 팔공산(八公山) 일대에서 벌어졌던 공산전투(公山戰鬪)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929년 12월에 개전하여 930년 1월에 승리한 고창전투(古昌戰鬪-고창은 현 경북 안동)를 시점으로 전세를 호전시켜 승기(勝機)를 잡고 후삼국 통일과 고려를 건국하는 대업을 이룩했다.
결론적으로 태조왕건이 대업(大業)을 이룩하는 데 있어 1등 공신은 ‘문경 토끼’이다. 후삼국 세 영웅 궁예, 견훤, 왕건 중에 태조왕건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게 한 토끼비리 ‘문경 토끼’는 그 또한 ‘역사를 바꾼 주인공’이다.
토끼비리 낙엽 / 이만유
그냥은 아쉬워
나그네 발길에 밟힐지라도
가을 오후 햇볕 따스한 옛길에 누워
긴 세월 남겨진 이야기를 들으며
나무그림자 드리운 푸른 바윗길에
한 점 붉음을 수놓고
그렇게 떠나고 싶다
고구려 보장왕을 만나려고 김춘추가 지나고
왕건에게 귀부(歸附)하러 경순왕이 지나고
천년왕국이 무너진 망국의 한을 품은 채 마의태자가 지나고
고모산성 신라 병사들의 함성과 말발굽 소리가 들리고
태조 왕건이 길을 잃고 헤매다 토끼의 도움을 받고
왜군의 꽹과리, 징 소리 북소리가 들리고
비분강개한 이강년의 분노가 스며있고
과거 보러 가는 가난한 선비 이야기가 있고
돌고개 넘는 보부상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젊은 선비와 처녀의 못다 이룬 사랑 이야기가 있고
신라 병사와 국군이 나란히 누워있고
성황당 앞 눈물 가득 외로운 여인이 서 있고
한 무리 건장한 사내들이 지나고
깔깔대는 아이들이 지나고
한줄기 북풍이 불면
천 길 벼루 아래로 떨어져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배를 타고
푸르렀던 아름다운 시절과
폭풍우 치던 두려운 날을 지나
이제 가을비에 촉촉이 젖은 옛길에 누워
긴 역사의 수레바퀴 위에서
한 생애 찰나의 삶일지라도 감사하며
바람과 함께했던 그날들
그리움 가득 안고 떠나련다
영원한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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