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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조선요(朝鮮窯)
천숙녀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2년 10월 01일(토)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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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自存)의 이름 얹어 뼈대 하나 세우셨네
억새 떼 몸 부비며 지켜온 시간의 구릉
달뜨는
호흡까지도
누르고 또 눌렀었다

울리는 종소리에 새 문을 활짝 열고
우주를 품어 안고 정심세계(正心世界) 걷고 있다
닭 울음
여명을 쫓아
튕겨 오른 빛 부심

질곡(桎梏)의 자국마다 푸른 혈(血) 돌게 했다
속살 깊이 파고드는 천년의 운기(雲氣) 당겨
불 무덤
가르며 일어선
푸른 부활 명장(明匠)이여


“자존(自存)의 이름 얹어 뼈대 하나 세우셨네” 그렇다. 일찍이 문경은 민요(民窯)가마터로 고려청자 4개소, 분청사기 1개소, 백자 76개소, 도자문화의 융성지였다. 그러나 지금 조선의 찻사발은 겨우 문경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180년 된 조선요(朝鮮窯)를 꼽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망댕이 가마(경북 민속자료 제135호)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장단지처럼 길쭉하게 빚은 흑벽돌 만개로 가마를 만들어서 이름 붙여진 망댕이 가마는 전통적인 장작가마로 조선요가 관음리에 공식적으로 문을 연 것은 1843년 9월 김영수에 의해서다. “억새떼 몸부비”는 새재는 조선 태종 13년(1413)에 개척되었다. 시인은 해와 달과 구름이 가는 소리에 억새들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엮은 세월의 풍향계로 시간의 구릉을 확인한다. 어쩌면 생명으로 탄생하는 예술혼이 그 오랜시간 “달뜨는” 숨소리조차 숨기며“누르고/ 또 눌”러 완성되는 찻사발은 도공의 마음이 간절해진 ‘예(禮)’의 근원이 된다.

“우주를 품어안고 정심세계(正心世界) 걷”는 찻사발의 모태가 바로 망댕이 가마이다. 경사진 오름길을 휘돌아 오르는 불꽃이 천개의 황홀한 빛으로 마음을 곧고 바르게 가지는 격물(格物)이 된다. 생각의 옳지 못함을 바로잡아 올바르게 회복하는 수신(修身)의 연계망이 구도자의 모습으로 “튕겨오를 빛부심”이라니 어찌 어둠을 밝히는 것이 빛의 풍요 때문만인가. 내 자신이 온전해질 수 없는 질(桎)과 곡(梏)이 “속살깊이 파고”들면 비로소 우주를 담는 찻사발은 비정형성으로 투박하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의 미학이 된다. 하여 “천년의 운기”는 꺠달음을 얻은 후 실행에 옮기는 운기각행(雲氣覺行)이다. “불무덤”을 뛰쳐나와 자신을 뒤돌아본다. 벌거벗은 성찰의 참모습을 확인한다. 기어이 명장(明匠)이란 이름으로 부활하고 문경조선요를 시인은 사관(史官)이 되어 적고 있다. 불멸이란 이름으로….


천숙녀 시인 (1955~ ) 경북 문경 출생.
1995년 월간 <문학공간> 등단, 순수문학상, 현대시조시인상, 나래시조문학상 외
시집 『달빛 휘감아 피어나는 들풀향기』 외 6권, 현, 한민족독도사관 관장, 갤러리 독도관장
독도시인이며 풀꽃시인이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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