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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을 세우는 이유?
선현들의 훌륭한 삶 본받아 교훈으로 삼아야
전 문경문인협회 회장 이만유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2년 07월 10일(일)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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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근래 우리 문경 지역에 선현(先賢)들을 기리는 각종 비석이 세워지고 있다.

아픈 역사인 1592년(선조 25) 발생한 임진왜란 시 성재 고상증 선생의 “용사실기”와 천연재 권용중 선생의 “용사일록”이란 기록을 근거로 문경지역 의병의 창의(昌義)와 활동 내용을 담은 비문과 함께 “임란 문경의병 기념비”가 세워졌고, 구한말 대 성리학자로 명성이 높았던 간재(艮齋) 전우(田愚 1841∼1922) 선생이 5년여 기간 문경시 심원사와 원적사에서 강원(講院)을 열고 유학(儒學)을 강의했다. 하여 세운 “간재 전 선생 강학비”, 그리고 고려시대 홍건적의 난을 평정하신 “난계 김득배 선생 생거지비” 등 비석이 세워졌다.

이렇게 마음을 모아 비석을 세우는 이유는 우리 지역 역사 인물 중에서 그 행적이나 업적이 훌륭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 후손들이 이를 되새겨 거울로 삼고 값진 삶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본받아 교훈을 얻고자 함일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비석을 세우는 사람이나 비석을 보는 사람들이 조상이나 지역 자랑거리로 구색이나 맞추기 위해서 세우고 별 의미 없이 바라본다면 이는 아무 가치 없는 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절대권력을 가진 왕정국가 시대나 오늘날 우리가 자유를 누리며 사는 민주주의 시대나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는 것과 일상생활 속 삶을 영위하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고 가치다. 그래서 한 국가이든 지방자치단체이든 문화, 사회단체이든 하다못해 학교 동창회, 반상회든 다수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곳에는 법치는 물론 옳고 그름의 구별과 상식과 양심으로 질서를 지키며 순리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럼, 난계 김득배(金得培 1312~1362) 선생께서는 어떤 분이신가? 선생께서는 고려 후기의 문신으로 서북면도병마사, 수충보절정원공신, 정당문학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1361년 홍건적이 침입 시 상원수 안우, 도지휘사 이방실 등과 함께 전력을 다해 방어했으나 애석하게도 패하였으며 이때 공민왕은 안동으로 몽진하였다. 이듬해인 1362년 1월 총병관 정세운의 지휘로 안우·이방실·최영·이성계 등과 함께 마침내 이들을 격퇴해 홍건적의 난을 평정하였다.

이때, 정세운과 권력을 다투던 평장사 김용(金鏞)이 공민왕의 총애가 정세운으로 쏠릴 것을 두려워하여 간계를 부려 왕지(王旨)를 꾸며서 안우·이방실·김득배에게 정세운을 살해할 것을 명하자, 선생은 반대, 거절하였으나 왕의 명령이라 하니 어쩔 수 없이 정세운을 죽였다. 그러나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공민왕은 교지를 내려 이들이 불충하여 정세운을 함부로 죽였다. 잡아, 처형하라 하였다. 이렇게 하여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만고 충신 김득배 선생은 변명 한마디 하지 못하고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오호통재라! 이 안타까운 일을 당한 선생의 문하생인 직한림원(直翰林院) 정몽주는 공민왕에게 청하여 선생의 시신을 거두고 아래와 같이 제문을 지어 제사 지냈다.

아아! 하늘이시어! 이분이 어떤 사람이옵니까? 대게 듣건대 착한 자에겐 복을 주고 악한 자에겐 화를 주는 것이 하늘이요, 선한 자에게 상을 주고 악한 자를 벌주는 것이 사람이라 하니 하늘과 사람이 다르기는 하나 그 도리는 하나인데, 옛사람은 “하늘이 정하면 사람을 이기되, 사람이 많으면 하늘을 이긴다.”라고도 말하였으니 이 또한 무슨 이치입니까?

전에 홍건적이 침입했을 때 임금의 수레가 멀리 피난 가고, 나라의 운명이 실에 달린 듯이 위태로웠는데, 오직 공이 맨 먼저 대의를 외쳐서 원근(遠近)에서 호응하였으며 자신이 만 번 죽기를 각오하고 계책을 세워 삼한의 왕업을 회복하였습니다. 오늘날 모든 사람이 여기서 먹고 여기서 자는 것이 누구의 공입니까?

죄가 있더라도 공으로 덮어 주어야 옳고, 비록 죄가 있다고 해도 죄가 공보다 무거우면 죄를 승복한 뒤에 다스려야 옳을 것인데, 어찌하여 한마(汗馬)가 마르지 않고 개가(凱歌)가 그치기도 전에 태산 같은 공이 창칼의 피가 되게 하였습니까? 바로 이것이 내가 피눈물을 흘리며 하늘에 묻는 까닭입니다. 나는 압니다. 그 충성스럽고 장한 혼백이 천추만세에 구천 아래에서 피눈물을 삼킬 것을... 아아! 운명이로다. 어찌하오리까! 어찌하오리까!

ⓒ 문경시민신문
얼마 전 “난계 김득배 장군 생거지 깃골 표지석” 제막식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그 자리에 참석할 자격이 없고 참석하지 말아야 할 몇몇 얼굴이 보여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야누스의 두 얼굴을 하고 마치 김득배 선생을 해친 못된 김용(金鏞)과 같은 무리가 잘못을 잘못이라 하고, 옳은 일을 한 사람을 오히려 비난하며 모함하고 배척하는 자들이 지금 우리가 사는 문경의 하늘 아래 같이 있다는 것은 불명예이고 불행이다.

추후 기회를 보아 그 내용을 공개하겠지만 부당, 불의를 저지르고도 오히려 큰소리치고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문학을 한다고 예술을 한다고 활개 치며 편을 가르고 패를 지어 허세를 부리며 사회를 어지럽히는 이들로 인해 지역 화합이 저해됨은 물론 문화도시 문경의 품격이 낮아지고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없게 되고 사람다운 삶을 잃게 될 것이다.

이 자리가 어느 자리인데 그런 사람이 고개를 들고 참석하는가? 이런 엄숙하고 성스러운 자리에 그런 삿된 사람이 참석한다는 것은 우리가 존경하는 “김득배 선생의 삶”과 “김덕배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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