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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코스모스를 노래한 시인 김석태의 <코스모스> 시 10편 평설
글 / 최종희 작가 / 저술가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1년 04월 18일(일)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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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문경시민신문 | | 한 시인이 하나의 주제, 혹은 단일한 제재로 내리 노래하는 일은 쉽지 않다. 깊이 빠지거나 껴안거나 한 뒤에 그것과 한 몸이 되기 전에는, 코스모스를 향한 애틋한 연정을 줄곧 노래한 한 시인의 작품들이 있기에, 함께하고자 모셔왔다.
이런 생활 시들은 굳이 시격(詩格)을 따지지 않아도 된다. 우리들 역시 비슷한 심사로 바라봐 온 것들에 대한 공통분모 추출을 어떤 식으로 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것으로도 족하다. 너와 나의 시각이 일직선으로 만나면 그것이 곧 우리들의 감흥이므로 이웃들의 삶으로...
시들은 평이한 편이다. 누가 읽어도 시인의 마음이 분칠하지 않은 채 곧장 전해오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인이 산고를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래 머물러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잡아낼 수 있으니까. 각 시편마다 그러한 의미들이 요약된 낱말들이 들어있다. 그것들을 * 처리로 드러내 봤다.
가을이다. 코스모스로 요약되는... 수굿한 여인들이 가을이면 유난히 코스모스에 관심하는 사연들에는 다 이유가 있다.
코스모스(COSMOS)
詩 김석태
갈바람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보면,
사반세기를 함께 살아온 선생인 아내가 생각난다
하늘거리는 모습은 아내의 허리춤과 같고,
청초한 자태가 아내의 매무새와 같다
우수가 짙게 배어오면서도 희열감을 느끼게 하듯
아내를 생각하며 코스모스를 바라본다
우주의 질서와 조화란 코스모스 꽃말에서
*질서와 조화가 있는 인생의 가을을 느끼게 한다.
*질서와 조화가 있는 인생
코스모스
詩 김석태
봄 되어도
찾아주는 이 없어 쓸쓸한 이름 없는 잡초여
할 일 없어
흔들거리다 그냥 여름날을 보내는구나
벌 나비 시샘하는 언제 꽃이 될까?
드높은 가을 하늘 닿으려
오르다, 올라가다 그만 분통을 터트렸네
*찢긴 입술, 선혈을 토하네.
*찢긴 입술, 선혈
코스모스
詩 김석태
매미소리 귓전에 처량하고
지나온 세월 흔적도 없는데,
산 그림자 앉은 한적한 길가
놀러온 고추잠자리 반기며
벼내음 향긋한 바람 벗삼아
*애틋한 그리움 고이 간직한
갈 편지, 춤사위로 쓰고 있다.
*애틋한 그리움
코스모스
詩 김석태
고독과 절망의 계절, 가을
고독, 결국 절망에 이르며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것
고독과 절망의 계절에 핀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
어둔 맘을 밝히는 가로등
네가 있기에 길이 밝으며
길이 밝기에 희망이 있고
희망 있기에 생은 벅차며
벅찬 생이 있기에 행복타
아침해가 찬란하다고 함은
빛살들이 빛나고 있기 때문
황혼이 아름답다라고 함은
명 다한 노을이 있기 때문
캄캄한 밤하늘, 별이 있고
어두운 밤길, 가로등 있어
참 아름답고, 외롭지 않듯
칠흑의 바다 같은 이 세상
절망의 계절에 핀 코스모스
*인생항해 등대가 되고 있다.
*인생항해 등대
코스모스
詩 김석태
서글픈 가을비 내린다고 피하는 거 봤습니까?
닭살 돋는 찬바람 분다고 돌아앉는 거 봤습니까?
가늘어진 허리 태풍에 꺾이는 거 봤나요?
뙤약볕 찬이슬에도 립스틱 입술 꼭 다물고,
어둔 밤 헐벗고 굶주려도 달빛 별빛에 목욕하고,
기다리며 서걱대는 *목 뺀 긴긴 그리움이여...
있었는지, 없었는지 큰 자리 차지 않고,
아프다 말하지 않고 쉼 없이 흔들어대는 춤사위
귀뚜리 풀벌레 울음에 *야윈 고독이 기어드네.
*목 뺀 긴긴 그리움
*야윈 고독
무성어청(無聲於聽)
詩 김석태
길가의 코스모스는 춤사위로
뜰아래 봉숭아는 꽃잎으로
귀염둥이 만두는 꼬리로 말을 한다
아들은 팔을 흔들어, 딸은 입술로,
아내는 허리로, 난 시로 말을 한다
*말 없어도 알아듣는 계절이다.
*말 없어도 알아듣는
코스모스
詩 김석태
긴 여름 뙤약볕 견디느라
성긴 꽃잎이 더욱 예쁘다
고독이란 이럴 때 적절타
가을밤 밝히는 야윈 꽃에
눈길을 떼지 못하는 것은
우주질서가 느껴와서이다
좀 모자란 여백이 있어야
무엇인가 채울 수가 있어
다가설 수가 있는 법이다
가난이 오히려 부가 되니
*부조화의 미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구나.
*부조화의 미
가을 댄스
詩 김석태
머리 위 하늘이 너무 파랗다고
사루비아, 꽃물을 쏘아올리고,
땅 내려 보는 하늘, 멍들었다고
맘 아픈 땅, 새벽 눈물 흘리고,
푸른 삶, 푸른 꿈 키우는 나무들
삶의 무게 힘겨워 낙엽은 지고,
덧없는 세월 빨리 간다고
강물은 조약돌 부여잡고 있고,
*神이 처음 만들었다는 코스모스
*함께 슬픈 춤을 추고... 또,
*神
*함께 슬픈 춤
도장의 추억
詩 김석태
행불행의 근간이 도장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살면서 도장 몇 개는 숨기고 살았다
도장 잘 찍어 벼락부자
도장 잘못 찍어 파산
심지어 목숨까지 잃었다
사랑도 부부도 타인도
도장 하나로 비롯됐었다
떨리는 손으로 찍었던 도장 사라져
이젠 그대 등 뒤에서
꽃 도장을 찍으련다
*향기 남기는 코스모스 꽃 도장을...
*향기 남기는 코스모스 꽃 도장
코스모스
詩 김석태
하나님께서 수많은 꽃 중에
처음 만들었다는 코스모스
가을하늘 아래 형형색색 꽃
가을바람에 하늘거릴 때면
처음 만날 때 허리를 꼬던
앳된 처녀 아내가 생각난다
파란하늘 밑 코스모스처럼
걸으며 건들거리는가 하면
갈대처럼 하늘거리는 아내
요즈음 자주 아프다고 한다
없는 살림 딸까지 보내느라
흰머리 갈대처럼 속이 비어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으로
코스모스의 계절을 보낸다
함께 어울려 있어도 쓸쓸한
코스모스를 바라보고 있으면
갈바람 함께 아내가 보이며,
내 영혼을 흔들어 일깨운다
내가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내 닮은 코스모스 때문이다.
*아내 닮은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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