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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문협(회장 김종호), 유종인 시인 초청 2021년 제2차 문경문학아카데미 개최!
17일 오후 2시~4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15명 참석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1년 04월 18일(일)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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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줄 가운데가 유종인 시인
ⓒ 문경시민신문
문경문협(회장 김종호)은 지난 17일 오후 2시-4시에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에서 회원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종인 시인을 초청하여 '2021년 제2차 문경문학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유종인 시인은 '삶을 깨우는 시의 영성과 발견'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 유종인 / 1996년『문예중앙』신인상. 2003년『동아일보』신춘문예 시조, 2011년『조선일보』신춘문예 미술평론 당선. 시집『아껴먹는 슬픔』,『교우록』,『수수밭 전별기』,『사랑이라는 재촉들』,『아껴 먹는 슬픔』,『교우록』,『수수밭 전별기』등. 시조집『얼굴을 더듬다』, 미술 에세이『조선의 그림과 마음의 앙상블』등이 있다. 지리산문학상, 송순문학상, 지훈문학상을 수상했다.

기예적인 것과 진솔함이 더해져서 서로 상승효과를 내야 한다. 시는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포용적이다. 시는 잘 쓰던 못 쓰던 선량한 행위이다. 검을 현 : 융숭깊은 혼돈, 나무 뿌리가 꽃과 열매와 연결되듯이 느티나무에서 봄이 오면 애기 초록 잎이 나온다. 느티잎으로 느티떡을 해 먹었다.

시가 안되는 이유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절하게 바라보면 이루어진다. 꿈 속에서도 시를 쓴다. 꿈 속에서도 꿈 속이라는 것을 알 때가 있다. 깨서 적으려 했지만 다 잊었다.
잃어버렸다는 자체를 쓴다.(지남, 방향성,선처,지향)

번질 수 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의 힘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오십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이십원 때문에 일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일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이것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장편(掌篇) 2 / 김종삼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10전 균일상 밥집 문턱엔
거지소녀가 거지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 개를 보였다.


오래된 기도 /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 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그렇게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 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 놓기만 해도
솔숲을 지나는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갓난아이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 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만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 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


찬란 / 이병률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옮겨 심으며
손 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쳐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들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 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이끼 2 / 유종인

그대가 오는 것도 한 그늘이라고 했다
그늘 속에
꽃도 열매도 늦춘 걸음은
그늘의 한 축이라고 했다

늦춘 걸음은 그늘을 맛보며 오래 번지는 중이라고 했다

번진다는 말이 가슴에 슬었다
번지는 다솜
다솜은 옛말이지만 옛날이 아직도 머뭇거리며 번지고 있는

아직 사랑을 모르는 사랑의 옛말,
여직도 청맹과니의 손처럼 그늘을 더듬어
번지고 있다

한끝 걸음을 얻으면 그늘이
없는 사랑이라는 재촉들,
너무 멀리
키를 세울까 두려운 그늘의 다솜,

다솜은 옛말이지만
사랑이라는 옷을 아직 입어보지 않은
축축한 옛말이지만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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