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5-02 오후 07:09:5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결혼/돌
부고안내
 
뉴스 > 시·문학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2021년 1차 문경문학아카데미 개최
20일 오후 2시-4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어학강의실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24일(수) 12:11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 문경시민신문
문경문협(회장 김종호)은 2021년 1차 문경문학아카데미를 지난 2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어학강의실에서 개최했으며, 이번 문학아카데미는 문경문협 김종호 회장을 초청, '일상에서 시(詩) 건지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일상에서 시(詩) 건지기

봄나물 / 김종호

멀리 갈 거 뭐 있나
집 근처가 들녘인데
호미도 부엌칼도
한몫을 하는 봄날
봄 처녀
술래잡기에
들켜버린 달래와 쑥

봄뜻 / 김종호

양지녘 꽃다지의
자잘한 노란 꽃과
흙 뚫고 뾰족뾰족
밖을 보는 마늘촉
봄기운
어느 틈엔가
우리 곁에 있었네

이른 봄날 / 김종호

햇볕 좋은 점심나절
초청받은 꽃등애
꽃접시 구워내는
봄까치꽃 청화백자
한 쌍의
네발나비도
사랑춤을 추는 날

- 월간문학 618호 수록(2020년8월호130쪽)

구기자꽃 / 김종호

멀쩡한
저 꽃들을
구기자고 모의한다

구긴다고
구겨질까
히히히 웃음 난다

그래도
구기자 구기자
보는 이들 다 그런다

월간문학 623호(2021년 1월호 307쪽 2020하반기 총평에서

독자와 공감하는 시조 / 김민정(문협 시조분과위원장)

- 「구기자꽃」 시조는 꽃 이름을 가지고 재미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일종의 언어유희라고도 볼 수 있다. 언어유희는 잘 쓰면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면 말장난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평소 단시조를 많이 쓰는 김종호 시인은 사물의 이름이나 특징을 잘 잡아내는 작품을 많이 쓰고 있다.-

세뱃돈 / 김종호

내 딴엔 듬뿍 주마 오만원 권 주었더니
노란색 이거 말고 파란색이 좋다 하네
천원 권 두 장을 주니 얼른 받아 챙긴다

모르고 사는 때가 황금기가 아니겠나
한 편은 우스우나 한 편으로는 미안하네
사랑은 양이 아니라 그 마음을 읽는 것

체중계 / 이환천

밟고 있지만
밟고 싶구나

- 간단명료한 이 시가 어떻습니까? 감동이 오지 않습니까? 이렇게 시를 건져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실생활에서 발견하는 이런 시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몸무게 재면서 맘에 안들 때가 더러 있을 겁니다.

- 나래시조 2020년 봄호(132호)수록「보온밥통」과 이광 시인의 작품평 (여름호 133호)

보온밥통 / 김종호

이랫목
이불 속에
호강하는 밥공기를

단숨에
쫓아버린
당돌한 밥통 혁명

말하는
밥통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다

짧아도 속은 길고 깊다

- 그 속에 반세기의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간 단시조 한 수를 만난다. 초장에 나오는 ‘아랫목 / 이불 속에’ 꾹꾹 늘러 담아둔 밥 공기는 1970년대 이전의 생활상을 떠올리게 한다. 밥 공기의 주인은 귀가가 늦은 가장 아니면 장성한 큰아들이었다. 당시를 겪지 못한 세대들도 익히 들어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의 밥 공기는 보온이 잘 되어 갓 지은 밥이나 다름 없었다. 먹을 게 풍성하고 야식문화도 발달한 지금과는 달리 그 시절 따뜻한 저녁밥 한 끼는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누릴 수 있는 호강이었다. 반대로 타관을 타거나 조직 내에서 가족적인 배려를 받지 못하는 처지를 두고 찬밥 신세란 말도 생겼을 것이다. 중장에서 힘이 실려 언급되는 ‘밥통 혁명’앞에 시선이 멎는다. 보온밥통은 혁명이라 일컬을 만큼 핵가족 확산과 함께 새로운 생활상을 이끌고 가는 큰 역할을 했다. 전기를 이용한 신식 밥통의 등장은 정성으로 지켜낸 온기를 편리한 기술에 맡기게 함으로써 기술이 정성을 대신하는 변화의 시대를 열었다. 식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따랐지만, 여전히 쌀을 주식으로 삼는 우리에게 밥통은 가장 밀접한 생활가전으로서 진화를 거듭했다. 그리하여 이불 속 밥 공기를 ‘단숨에 / 쫒아버린 / 당돌한 밥통’의 시대는 그다지 길지 않았다. 새로운 밥통의 출현에 밀려나기 시작하더니 말하는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나오자 급기야 ‘설자리를 잃고’ 만다. 해고의 위험이 적은 비교적 안정된 직장을 철밥통이라 하듯 밥통은 일자리의 의미도 가진다. 그러므로 밥통 혁명은 중의성을 띄며 농업사회에서 산업화로, 나아가 정보화 사회로 탈바꿈하는 오늘날의 모습도 비추고 있다. 하이테크라는 첨단산업을 상징하는 ‘말하는 / 밥통’은 종전의 밥통들을 일시에 구식으로 만들어버린다. 산업화 과정에서 열심히 살았지만,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도태를 면하기 어렵다. 주방에서 모습을 감춘 보온밥통처럼 시류에 의해 산업 일선에서 퇴장한 사람들의 입장이 작품 종장에서 어른거린다. (이광)

꽃 소식이 오려나 / 김종호

동짓날 그렸을까
구구매화 피고 있는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있는
우편함

부르릉 오토바이 소리
집배원이 오고 있다

오늘의 배추전 / 김종호

문자로 쏟아지는 외출금지 따르자니
막걸리 배추전이 외로움을 달래주어
가격을 매겨보자니 팔만원이 나온다

푸른 잎 석 장에다 누런 잎 한 장이라
이렇게 값진 것을 혼자서 다 먹었네
벗 불러 함께 할 날은 언제 올지 모를 일

폭설이 예상되는 대설경보 뉴스지만
하나도 겁 안나네 나설 일이 없잖은가
소모임 하지 말라니 집콕방콕 해야지

오5다섯 / 김종호

오라고 하지마라 코로나19 덤빈단다

5명이라 하지마라 식당에서 안 받는다

다섯 명 넘는 가족은
이산가족 한가지

- 우리가 살고 있는 자체가 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밥을 먹다가, 술을 먹다가, 책을 읽다가, TV를 보다가, 풀을 뽑다가, 길을 가다가, 창밖을 보다가, 꽃을 보다가, 대화를 하다가, 옛일을 생각하다가, 산행을 하다가, 눈을 밟다가, 비를 맞다가, 우산을 잊어버렸을 때, 그림을 보다가, 밭일을 하다가, 다투다가, 문상을 갔다가, 잔치집에 갔다가, 시장에 갔다가, 여행을 갔다가, 촛불을 끄다가, 세수를 하다가 등등 모든 일상을 시의 형식을 빌어서 표현한 것일 뿐이니 주변에 널려있는 사소한 것들을 시라고 생각하면서 써 보기를 권합니다.

가정실습 3대 / 김종호

오늘은 조손 간에
버섯전골 하는 날

버섯을 가닥가닥 찢어서 가지런히

할 머 니 이렇게 하면 돼
어구구구 잘 하네

- 아래 시는 안동하회마을에 여행을 갔다가 나이 드신 분께서 용마름을 엮는 광경을 보고 느낀 바를 적어 본 시편입니다. 혹 젊은이들은 용마름을 모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잊혀져가는 민속품이 되어버린 용마름 이야기를 적어두는 것도 의미 있는 괜찮은 일이겠지요.

용마름 / 김종호

눈 가리고 비 가리는 지붕 위의 중심이라
누수 현상 막으려면 촘촘히 엮어야지
헐렁한 용마름으론 어림없는 이야기다

그나저나 큰일이다 이엉 엮을 사람 없고
키 작은 볏짚이라 이엉 엮을 짚이 없다
초가집 단아한 모습 용마름이 으뜸인데

지붕마루 오르려면 균형감 잃지 않고
등줄기 가지런히 위엄 있게 뻗어야 해
정상에 올라앉아서 치우쳐선 안 되느니

멋쟁이 양산 / 김종호

물방울 데굴데굴 햇살도 미끄러져

우산 되고
양산 되어
동심도 굴러가는

토란잎 어깨에 메고 골목길을 누빈다

- 때로는 풀이름과 곤충이름 까지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종류도 다양하거니와 이름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거든요. 나뭇가지에 보면 팔마구리라 부르는 파란색 누에고치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유리산누에나방 고치라고 하더군요. 메뚜기 종류도 생각보다 훨씬 더 이름과 모양이 다양함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 아주 비슷한 씀바귀와 고들빼기를 구분하는 법도 퍽 어려운데요. 잎이 줄기에 그냥 붙어있으면 씀바귀이고 잎이 뚫어진 것처럼 줄기를 감싸고 있으면 고들빼기입니다.

콩밭에는 / 김종호

무성한 콩잎 속에 숨어 사는 친구들
콩중이 벼메뚜기 팥중이 방아깨비
커다란 뒷다리 세워 폴짝폴짝 달린다

숨었다 나타나곤 숨바꼭질 하자는가
풀무치 사마귀 노린재 여치까지
술래는 섬서구메뚜기 어정어정 걷는다

- 기왕에 풀 이야기가 나왔으니 풀이름 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산중에서 피는 투구꽃도 있고 잔디밭에 더러 나는 잎이 쥐눈이콩 반쪽만 한데 분홍빛 꽃이 피는 매듭풀이 있지요.


투구꽃 / 김종호

아직도 휴전이라 투구를 벗지 못한
산중의 참호마다 초병 머리 무겁구나
그날이 오기나 할까 소원이 된 평화통일


매듭풀 / 김종호

일상이
매듭이라
미룰 일 없겠구나

마디마다 작은 잎새
저마다 매듭지어

구월엔
갈무리할 한 해
그걸 위한 꽃을 단다

- 시를 써 놓고 나서 자신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아 그래 맞다! 왜 그걸 몰랐지? 아하 이렇게 세상을 볼 수도 있겠구나! 등등 시를 읽어본 독자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을까를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지요. 늘 평안하시고 건강하신 가운데 좋은 글 많이 써 주시기 바랍니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 Copyrights ⓒ문경시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2025 문경찻사발축제, 성대한..
문경새재 케이블카, 안전기원제로..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
문경시, 2025년 농어민수당 ..
대통령 선거에 문경 지역공약 채..
새재포럼 ‘문경 역사의 미’라는..
「문경시, 공원행복경로당 준공식..
2025년 경북 산불 피해 복구..
인사 및 행정 운영에 대한 내부..
문경시, 명예국제협력관 재위촉..
최신뉴스
문경시보건소, 어린이 한의약 건..  
문경새재 케이블카, 안전기원제로..  
신현국 문경시장,‘중앙공원 정비..  
“청소년 진로탐색의 꽃을 피우다..  
2025년 경북 산불 피해 복구..  
문경찻사발축제, 고향사랑기부와 ..  
2025 행복1번지 점촌5동 한..  
2025 문경찻사발축제 주요행사..  
임이자 당협위원장, 국민의힘 상..  
2025 청소년 나라사랑 안보현..  
[호서남초] 2025학년도 호서..  
[호서남초]‘제26회 증평인삼배..  
한마음으로 뛰고 웃는 호계교육 ..  
가족과 함께 웃고 달린 하루, ..  
함께 지키고 함께 찾는 사제동행..  
유아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사한..  
문경시정신건강복지센터 문경제일..  
문경시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특별주..  
2025년 경북 산불 피해 복구..  
문경시, 2025년 건물번호판 ..  
마성면 새마을회, 선진지 견학..  
영순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어린이..  
문경읍과 문경의용소방대, 합동 ..  
문경대학교 캠퍼스‘보랏빛 향기와..  
닭치고 노쇼(No Show)? ..  
[호서남초] 서울에서의 즐거운 ..  
소중한 학교생활을 되새겨봐요!..  
동화 속 이야기와 함께하는 즐거..  
2025 문경찻사발축제, 성대한..  
경북도, 도립미술관 건립 본격화..  
점촌1동 주민자치위원회, 주민들..  
동로면 화사한 꽃길로 봄 기운 ..  
경북 소방장비기술원 건립사업 착..  
문경시청년센터-소상공인시장진흥공..  
문경시청년센터, 청년 홍보 서포..  

인사말 광고문의 제휴문의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문경시민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11-81-08345/ 주소: 문경시 마성면 신현1길 20번지 / 등록일 : 2013년4월29일 / 발행인.편집인: 김정태
mail: ctn6333@daum.net / Tel: 054-553-8118 / Fax : 054-553-2168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26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정태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