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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계절의 순환열차 안, 한 승객!
글 / 김석태 3대 전임 문경문협 회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0년 09월 11일(금)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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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고모산성 입구 서낭당 마을 코스모스 장관 | ⓒ 문경시민신문 | | 가을이 여름의 옷자락 속으로 파고들어 닭살을 돋게 하는데도, 세월은 여름의 옷자락 끝을 부여잡고 하염없이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세월 따라 말세 징조의 하나인 코로나 19에다, 하늘도 땅도 긴 장마와 태풍에 휩쓸려 그만 우리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고입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전통적인 덕담에 올해 추석을 앞두고 지나온 세월 하며, 다가오는 짧은 시간들을 생각하니, 그저 눈물이 펑펑 솟아날 따름입니다.
차마 조상 뵐 면목도, 처자식들과 형제들 만날 엄두도 못 내서 빽빽한 신문지 글자 중에 유독 “이번 추석은 이동 안했으면 어떨까?”라는 글귀에 눈이 쏠리게 된다 하여도 영 틀린 말은 아닐성싶습니다.
중세 흑사병시대를 지나 최대의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왜 ‘거리두기’란 말에 이처럼 예민하게 될까요? 이 같은 시대에 누구나 겪어야 할 절대적 동의의 글귀인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야말로 정말 의미 있게 살아보겠다는 우리들 모두의 마음 속 한 구석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생존의지의 반증이 아닐까요? 그랬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우리들 조물주는 죽음이란 단어에 생존 본능에 따른 두려움과 공포를 주는 대신에 함께 죽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하나하나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인간도 차츰 머리칼이 세고,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먹고, 치매까지 걸리게 됩니다. 육체와 영혼 모두가 혼미케 돼 죽어가는 것 자체, 나아가 죽음, 그 자체도 덜 느끼게 우리들을 서서히 마비시켜 결국 죽음의 공포를 감소시키고 고통 그 자체도 덜하게 해줍니다.
이것은 바로 대자연과 신의 섭리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겪으며 영원한 잠에 빠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참으로 순리적이고 행복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조물주는 천 가지 만 가지 죽음의 형태를 주었습니다. 왜 그렇게 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만물의 영장임을 입증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신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란 바로 삶의 형태도, 죽음의 형태도 다양해야 하니까요.
삶의 형태가 운명적이긴 하나 자유의지에 의한 자의적 선택이란 인간적인 측면이 있는가 하면, 죽음은 바로 필연적 선택이라는 숙명적이고 신비스런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신에 가장 가까운 사람을 절대자에게로 향하게 하려는 신의 섭리가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코로나 19의 지속 확산도 가까이는 인간적인 측면과 멀리는 신의 섭리라는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세월이 가을의 손을 잡고 바람 부는 언덕을 산책하는가 싶더니, 벌써 무성한 삶이 응어리져 알밤과 도토리가 떨어지고, 들판엔 벼가 누렇게 고개 숙이고 있습니다. 인생도 이런 계절의 순환 열차 속의 한 승객이라 생각하면 마음 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달리다 보면 코로나 19도 만나고 장마도 만나고, 태풍도 만나고, 폭풍한설도 만나지 않겠습니까? 결국 종착역은 영원한 잠에 빠질 정거장, 곧 죽음일 수 있겠지요.
다가오는 추석절도 순환열차가 잠시 머무르면 좋겠지만,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아마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라는 글귀가 너무나 우리 맘을 울립니다. 이런 맥락에서 ‘가을의 기도’란 시를 음미해 봅니다. ‘호올로 있게 하소서...’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가을의 기도
시 김현승(金顯承)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구비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나무 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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