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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
글 / 박 윤 일
전 경북대, 충주대 교수
한국보험보험법연구소장
문경 김승한 변호사 사무국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20년 07월 22일(수)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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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문경시민신문 | 이 지사의 재판은 참으로 오래 끌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무죄나 다름없는 판결을 받았다. 이 지사는 3권을 장악한 같은 진영의 득을 톡톡히 보는 것 같다.
지사를 하면서도 한때 유명탈랜트 김부선 씨와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하였으나 용케도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이번에도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선거법위반이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되어 또 다시 큰 위기를 모면했다. 그는 참 운도 좋은 사람이다. 재판은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이번 판결의 최대 쟁점은 2018. 6. 13 지방선거를 앞둔 5. 29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자들의 TV 방송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 가였다.
당시 방송 토론회 도중 상대방 김영환 후보가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피고인이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답하자, 상대방 후보가 재차 “왜 없습니까? 그 보건소장 통해서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을 때도 피고인이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사안이다.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공소사실 등 제반사정으로 볼 때 이 지사가 강제입원을 시킨 것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러한 답변이 적극적으로 강제입원을 부인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허위공표에 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판결을 한 것이다.
강제입원을 시킨 사실은 이미 법적으로 확인된 사실인데, 이 지사가 ‘그런 적이 없다’라고 대답한 것이 어떻게 허위 공표가 아닌지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평소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 지사가 참여한 토론을 본 사람이 “그런 적이 없는가보다”라고 인식하기 쉬운 것이지 “그런 적이 있다”고 알아듣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될까?
대법원의 자기편 감싸기는 도를 넘어선 것 같다. 이번에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도입한 것, 즉 궤변에 가까운 이론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이다. 그러면서 방송토론은 제한된 시간에 질문과 답변이 즉흥적으로 이뤄져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맥락을 보지 않고 엄격한 법적 책임을 부과하면 처벌의 두려움 때문에 활발한 토론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듣기에는 매우 그럴듯하다. 만약 이러한 논리라면 앞으로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말하는, 즉 말기술이 뛰어난 후보자들의 정치판이 될 수 있다. 또한 토론회에서는 어느 정도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자유를 합법적으로 보장하는 꼴이 된다. 대법관 12명이 참여한 법적 판단은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7대 5로 상당히 팽팽하게 갈렸다. 1명만 유죄의견이면 6 : 6으로 부결되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고 그의 정치생명은 끝장이 났을 것이다.
이 지사 재판을 전원합의체(대법관전체가 참여하는 재판)로 넘길 때부터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대로 됐다. ‘코드 사법부’로 지적받을 정도로 정권과 코드가 같은 성향의 대법관의 압도적인 구성의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명 차이로 유·무죄가 갈렸다는 것은 무죄의 판결논리가 너무나 빈약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만약 대법원이 중립적으로 구성되었다면 판결은 그 반대가 되었을 공산이 크다.
대법원의 이상한 행태의 문제성 재판은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당선무효형도 뒤집었다. 대법원이 은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을 유죄로 보면서도 검찰의 항소장 부실 기재라는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아 당선무효형을 취소시킨 이례적 경우였다. 전형적인 여당 시장을 봐주기 위한 판결이다.
드루킹 재판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건은 2심 재판이 수차례 연기되고 있다. 선거법 사건은 법규정상 1심은 6개월 이내, 2·3심은 3개월 내에 끝내야 한다는 원칙이 있지만, 이 기간이 경과한 지 오래되었음에도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릴 경우 김 지사는 임기를 다 채울 것이고 판결이 나더라도 무죄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이 정권에서의 법은 장식적 망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부는 겉으로는 법치의 탈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법원이 '법치의 최후 보루'가 아니라 '정권의 최후 보루'로 변질되어 작동되고 있다.
소수의견은 ‘그런 적이 없다‘는 발언은 즉흥적, 돌발적 발언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된 발언이고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 경우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유죄라고 봤다. 이어 “허위사실 공표의 범위를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지나치게 축소 해석한 것은 자칫 선거의 공정성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 사이의 균형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허위를 진실처럼 교묘하게 표현, 유권자를 현혹하여 당선되더라도 이를 막을 장치가 없다. 토론 기술이 뛰어난 ‘불량 후보’가 이러한 선거제도를 악용하여 정치에 진출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선거에서 TV 토론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그곳에서 거짓말을 해도 ‘표현의 자유’로 치부한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앞으로 이에 대한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번 대법원의 다수의견 (1명 많음)은 무죄를 선고하기 위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 다의성’ 논리도 동원했는데 관심법(觀心法) 판결이나 다름없다. 이현령비현령의 극치이다.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법을 적절히 해석하는 모습을 보니 씁쓸한 심기를 감출 수가 없다. 경제는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법은 언제까지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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