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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 속의 다민족 다문화
글 / 류명옥 다문화 전문가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06일(금)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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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한국이 단일민족, 단일문화의 역사라고?

어디보자!

“쌍화점에 쌍화 사러 갔더니 / 회회(回回) 아비 내 손목을 쥐더라. 이 말이 점(店) 밖에 나며 들면 / …… /조그만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이 고려가요 속 ‘쌍화’는 만두와 같은 것인데 회회아비, 즉 위구르인 이슬람교도가 쌍화점이라는 만두가게를 열고 장사를 하면서 우리 이웃임을 나타낸다. 원 간섭기를 맞아 몽골을 통해 만두도 들어오고 서역인도 들어온 시대상을 보여 준다.

다문화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다른 인종·민족·계급 등 여러 집단이 지닌 문화가 함께 존재하는 한 국가나 사회를 말한다. 이러한 다문화주의는 1970년대부터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제창되기 시작해 1980년대에 정책으로 굳어졌으며,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문화, 특히 소수문화를 인정하고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자는 견해이다.

우리는 단군할아버지가 이 땅을 세우시는 날부터 다민족 국가였다. 하늘에서 지내던 환웅과 땅에서 지내던 웅녀 사이에 낳은 아들이 바로 단군왕검이다. 이러한 견해로 본다면 단군은 우리나라의 첫 번째 다문화 가정의 자녀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민족이나 시조가 상식을 초월한 동물이나 알에서 태어나거나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것은 외지에서 왔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삼국시대의 건국설화 예를 보면 가야의 수로왕,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고 용왕의 아들로 전해지는 처용도 아랍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고대 페르시아의 구전 서사시로, 당대의 영웅 이야기를 담고 있는 '쿠쉬나메'에서는 신라공주 프라랑과 결혼한 아비틴도 등장한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 / 암수 서로 정다운데
외로운 이 내 몸은 / 뉘와 함께 돌아갈까.

감정표현이 잘 되어있는 이 시의 저자 유리왕에게는 왕비 송 씨가 있었고 화희(禾姬)와 치희(雉姬 중국사람)라는 계실(繼室)이 있었다. 두 계실의 다툼으로 가정이 화목하질 않자, 왕은 동서에 각각 궁을 짓고 살게 하였으나 다툼이 일어나 치희가 본국으로 돌아가자 유리왕은 상심에 젖어 이 시를 지은 것이다.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한 고구려는 동예, 옥저, 부여 등 여러 부족국가들과 연합하여 다민족 고구려를 구성하였고 동북아시아 간의 교류는 이질적인 문화를 창출하였으며 각저총 벽화 등 많은 유물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의 ‘사마르칸트와 고구려 관계에 대하여’란 논문에서는 온달 아버지가 고구려인이 아니라 이민족 출신이며 엄마가 고구려인이라고 주장한다.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유일한 온(溫) 씨에 관한 기록이며 멀리 강국에서 교역을 위해 고구려에 왔던 사람이 온달 아버지라고 추정하였다. 온(溫) 씨 계보에 온달을 시조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든다.

한국과 중국이 서로 자기네 조상이라고 우기는 발해문화는 또 어떠한가? 668년 고구려 멸망 후 698년 대조영이 동만주 지역에 세운 발해는 고구려인·말갈족이 주체가 되어 만주 일대의 여러 종족을 합쳐 세운 다민족 국가였다. 고구려계 및 소수의 말갈족을 지배층으로 하고 다수의 퉁구스계 북방민족인 말갈족 및 기타 종족을 피지배층으로 하는 복합민족 국가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나아가 고려시대는 태조 왕건의 내자불거(來者不拒 오는 자는 거절하지 않는다) 철학은 유화적인 포용정책으로 이어져 이주민들이 활발히 유입되어 이들이 귀화하면 이름을 호적에 올리고 성을 하사하였다. 물론 귀화인들도 주요 관직에 오르며 토착화하였다.

하지만, 다민족 다문화를 논하면서 고려의 국제 교류 현장인 예성강 하구의 무역항 ‘벽란도’를 빼놓을 수 없다.

수도 개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중앙아시아 무슬림상인들과의 활발한 거래는 위의 쌍화점이라는 고려가요를 낳을 만큼 대중적이었다. 무슬림들은 수은, 향료, 산호 등 서역물건을 들여왔고 금, 은, 옷감 등을 구매한 기록이 ‘고려사’에 전해진다.

하지만, 고려는 북방의 발해가 멸망한 이후 압록강과 연해주 일대에 흩어져 살던 여진이 큰 세력을 형성하여 다시금 고려를 침략해 왔으며 그 이후엔 강성해진 몽고가 고려를 침입하여 고려의 역사는 외세에 시달린 기간이 길다고 보여진다. 강성한 원나라의 영향력 아래 충렬왕의 몽골제국 대장공주와의 혼인은 충선왕을 낳았으며 약 100여 년의 원 간섭시기 동안 혼혈 왕족들의 탄생과 몽골문화가 고려의 공식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번엔 조선을 살펴보면,

세종 9년(1427)의 기록이다. 예조에서 이슬람 복식을 폐지할 것을 세종에게 청한 것이다. 예조는 “회회교도는 의관이 보통과 달라서, 사람들이 모두 보고 우리 백성이 아니라 하여 더불어 혼인하기를 부끄러워합니다. 이미 우리나라 사람인 바에는 마땅히 우리나라 의관을 좇아 별다르게 하지 않는다면 자연히 혼인하게 될 것입니다. 또 대조회 때 회회도의 기도하는 의식도 폐지함이 마땅합니다”라고 하니 모두 그대로 따랐다. 이 기록에 따르면 그때(세종 때)까지 이슬람 사람들은 이슬람 복식과 기도하는 의식을 고수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다. 치욕스러움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서 언급조차 하기 싫으나 역사는 부정할 수 없는지라 또 기재하게 된다. 이 임진왜란으로 몇몇 명나라인들의 귀화와 일본인들의 경상도 지배는 잠시였지만, 다민족을 발생케 하였다. 이어진 병자호란은 1636년(병자년) 12월 청 태종이 2만명의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략한 사건이다.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하여 적의 포위 속에서 혹한과 싸우며 버텼으나 식량마저 끊어져 청에 항복하며 1637년 1월 30일 삼전도에서 청에 항복하는 의식을 치르며 전쟁이 끝났다. 비교적 짧은 전쟁 기간에도 불구하고 항복 후 수많은 전쟁 포로가 발생하면서 조선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때 그들의 요구조건 중 ‘통혼(通婚 혼혈생산 촉진)으로 화호(和好 서로 좋게)를 굳힐 것’이란 항목이 있었다. 가문과 족보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성씨를 보라. 많은 수가 중국에서 온 것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일제강점기이다. 일제가 ‘내선일체(內鮮一體)’를 고집하며 민족말살정책을 실시하였다. 더 말해 무엇하랴!

□ 한국에 사는 등록외국인 거주지역별 현황
ⓒ 문경시민신문

출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8.12.31)

외국인 주민이 총 인구수의 5% 이상이면 다문화 사회라고 정의하는데, "한국은 이미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한다.

6.25사변 이후 안으로는 내정을 안정시키고 밖으로는 체제를 완성키 위하여 등장한 ‘단일민족’ 사상은 근대개발과 국민계몽사상의 이데올로기로써 당시 정부의 정치적 도구일 뿐이다. 이러한 단일민족의 강요는 순수혈통이라는 그릇된 우월성을 만들었고 이것은 다문화 가정과 혼혈인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불러왔다.

오죽하면 2007년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외국인 거주자와 혼혈인이 크게 늘어난 한국 사회를 향해 다민족적 사회성격을 인정하고, 단일민족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권고까지 했다.

□한국에 사는 등록외국인 국적별 현황
ⓒ 문경시민신문

출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2018.12.31)

아울러 역사 속의 대표적인 다문화 가족들을 정리함으로써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신라 김수로왕 허왕후(인도), 처용가(아라비아 상인), 쌍화점(위구르인), 공민왕 왕비 노국공주(중국 원나라), 조선여성 벨테브레이(Jan Jansz Weltevree, 박연)(네덜란드), 대한제국 황태자비 이방자(일본), 이승만 대통령 영부인 프란체스카(오스트리아) 등이 그 일예이다.

이쯤 되면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문화 다민족 구성체가 아닌가?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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