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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맑은 날을 매다' 외 1편
詩 이 도 훈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8년 10월 15일(월)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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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맑은 날을 매다.

아내가 빨랫줄을 매달라고 해서
빨랫줄을 찾습니다
분명 한 뭉치 밧줄을 들통에 넣어두었는데
빗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마다 물기를 짜낸 것이 분명한 빨랫줄은
맑은 날과 또 다른 맑은 날을 양쪽으로 매야 할까요

그러면 새들은 일렬을 배우고
나란히 라는 말을 갸웃거릴까요
저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매려면
얼마나 많은 줄이 필요할까요
줄에 매달린 빨래도
뼛속 깊숙이 끊어진 곳이 많았는지
뚝뚝 물을 끊어서 버리는 중입니다

흐린 날이면 길고 팽팽했던 맑은 밧줄이 사라집니다
세상 어디에도 흐린 날로 맨 빨랫줄은 없을 테니까요
그런 날 새들은 나란히 또는 일렬이라는 말을 잊고
하늘 여기저기로 헝클어질 것입니다
빨래들은 흐렸다 맑아지곤 했습니다
맑은 날의 끝을 잡아당기면 온갖 호우주의보와
비 올 확률이 묵직합니다

들통에 가득 받아 놓은 빗물이
언젠가는 빨랫줄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하늘에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워야겠습니다
그러면, 맑은 날을 휘청휘청 걸어온 바지나
셔츠의 주머니 속에는 구겨진 빗줄기가 남아있겠지만
맑은 날은 여전히 가지런합니다.


목련

피었다
중학교 국어 시간,
창문 너머로 뻗은 당신의 손끝에서 하얗게 피었다

꽃잎 떨어진 텅 빈 교정에서
처음 시가 피었다
환하게 핀 목련은 몸살이다

환절기 고열 같은 것,
아랫목을 뒤집어 쓴
불타는 체온이다

가난했던 날 오후 같은 환한 꽃이
왠지 나는 좋다
햇살만 검게 그을려갔다

봄날이 화사한 것은
마당 한 켠에 불 지피는 아궁이 같은 목련 나무가 있고
빈 솥이 끓여내는 맹물 같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지 않을 듯하다가도
환절기 감기처럼 알음알음 넘어간다
아침마다 목련꽃이 핀다
방문 사이로 봄바람이 분다

세수하고 머리 빗고
어서 피고 싶어 달아오른 꽃봉오리다
봄날은 인생은
약에 취해 몽롱한 오후처럼 빠르니
너무 서두르지 말아라

목련이 피려는데
자꾸 딴지를 건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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