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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보건소에서의 복무를 마치며...
글 / 정다훈 공중보건의사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8년 04월 24일(화)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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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문경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문경시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지난 3년간 근무한 정다훈이라고 합니다. 문경시에 오기 전에는 문경새재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던 저였지만, 이제는 문경이 제2의 고향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경시보건소는 하루에 진료 환자만 100명이 넘게 오는 곳이라 업무 강도는 낮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참 의미 있고 귀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복무를 마치고 문경시를 떠나면서 그동안의 느낀 점과 의사로서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어서 글을 쓰고자 합니다.

문경시 보건소를 찾는 환자 분들은 대부분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평생 동안의 고된 노동으로 인한 관절통증, 알코올 중독환자, 심각한 수면장애나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 결핵 환자 등 사회적 안전망 밖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을 위하여 공중보건의로서 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고 성찰해 본 결론은 올바른 치료와 더불어 인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한정된 재원 내에서 모든 환자들에게 최선의 접근을 시도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최소한도의 관심과 애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 고맙다며 손을 꼭 쥐어주시는 할머니, 6.25사변 때 얻은 부상으로 보건소를 찾는 할아버지, 젊은 시절 광산에서 근무하시다 얻은 진폐증으로 고생하시는 아저씨 등 갖가지 사연을 가진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환자와의 관계가 좋을수록 저에게 마음을 열고 본인의 문제에 관해서 솔직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의사로서의 귀한 경험과 깨달음을 얻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으로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혈압, 혈당, 고지혈증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하십시오. 이미 병을 진단받고 병원에 다니시는 분은 물론이고, 증상이 없는 분들도 반드시 검사를 해보셔야 합니다. 본인의 건강을 과신하지 마시고 정기검진을 빠지지 않고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대부분의 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와 관리가 수월합니다.

담배를 피우신다면 반드시 끊으시고, 술은 적당히 드십시오. 특히 천식이 있거나 진폐증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금연하셔야 합니다. 보건소나 병원의 금연클리닉에 내원하시어 상담 및 치료를 받기를 권해드립니다. 매일 운동을 생활화하시고 사람들과 교류하십시오. 나이가 들었다고 활동을 중단하거나 사람들 만나기를 꺼려해서는 안 됩니다. 몸에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운동을 매일 하시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십시오. 몸의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정신 건강입니다. 배움을 멈추지 마시고 사람들과 소통하십시오.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나 민간요법 등을 맹신하지 마십시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들은 유전적 소인과 오랜 시간 지속된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질환을 단기간의 약물치료나 음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면서 의사와 상담하며 치료해 나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주치의를 정하고 꾸준히 병원에 다니십시오. 신뢰할 수 있는 의사를 찾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으십시오. 주치의와 좋은 관계를 쌓고 오랜 시간 보는 환자의 치료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증명이 된 사실입니다.

이제 저는 문경시에서의 소임을 다하고 떠나지만 모쪼록 문경시민 여러분께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시는 데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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