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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적폐 청산의 문제점과 모순
글 / 박윤일
전 경북대, 충주대 교수
한국보험법연구원장
한국부패방지법학회 연구위원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8년 01월 26일(금)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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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과거 잘못을 정리한다는 적폐 청산은 존중 되어야 할 훌륭한 가치이다. 하지만 나라일은 우선 순위와 중요도가 있다. 모든 국력을 총동원하여 경제와 외교에 올인하여도 부족할 상황에 보복정치로 보여지는 적폐 청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망신주기 폭로나 수사는 치졸의 극을 달린다. 과거 노정부에는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며 운운하더니 MB정부 영부인이 특활비로 명품백을 샀다는 것이다. 현재의 게임은 죽은 권력과 살아 있는 권력의 대결이다. 이것은 누구가 보아도 후자의 승리가 뻔하다. 하지만 보복은 보복을 낳는다.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적폐 청산을 빙자한 정치보복이 아니라 좀 더 잘사는 나라다.

대통령의 범죄라고 면책될 수는 없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민주법치주의 국가이다. 우리는 전두환,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이 법에 따라 처리되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애석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진정한 법치주의가 실현되는 것을 생생하게 확인하고 가슴 뿌듯하게 생각했다.

적폐 청산이나 법치주의의 실현은 중요하다. 그러나 적어도 국가의 목적이 적폐 청산이나 법치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실현한다는 명분으로 국가가 지향해야 할 목적과 방향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 중요한 당면한 주요한 현안들이 있다. 북한 핵문제의 해결과 민생경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주요한 현안을 제쳐두고 적폐청산에 올인 하라고 대한민국 수장을 맡긴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국가안위가 좌지우지되는 북한핵을 머리에 이고 있다. 국가안보가 없으면 국가도 국민도 존재할 수 없다. 과거 야당이 보수 정당은 안보장사를 하며 정권을 유지해 간다고 비난하였지만 한국과 같은 특수한 상황 하에서는 사실 안보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안보가 없으면 그들이 지상과제로 여기는 적폐 청산이나 법치주의를 실현할 터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을 문정부는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문정부는 출범 후 적폐 청산을 명분으로 온갖 정치탄압을 자행하지 않는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오죽하면 자기집권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조차도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과거의 바람직하지 않은 수사모델이 재판(再版)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면서 "혐의 사실이 계속 언론에 공표되는 좋지 않은 관행은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겠다. MB 전 대통령 수사내용 중 미확인 정보들이 좌파 언론이나 여당을 통해 흘러나오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려했다“고 한다

과거 논두렁시계 사건은 지난 2009년 권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1억원짜리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이다. 당시 야당은 노 전 대통령 부부 흠집내기이자 인격모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어찌 보면 김 여사 명품 구입 논란은 논두렁 시계 사건 판박이다.

검찰은 현재 MB 정권 국정원과 국정원 특활비 수수, MB가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다스의 120억원대 비자금 사건 등을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MB 측은 사실관계에 대해선 함구한 채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며 정권 간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

검찰이 수사 중인 내용을 누설하는 것은 피의사실 공표로 범죄행위다. 문재인 대통령은 책 ‘운명’에서 MB 정권이 확인되지도 않은 논두렁 시계를 망신주기로 활용한데 대해 “검찰은 중계방송하듯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며 분개했다. 문 정부는 그동안 잘못된 과거 관행과 적폐를 일소하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그렇다면 적폐청산 방식도 사법정의에 부합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금 문정부는 적폐청산을 개혁의 큰 명분으로 하고 있지만 개혁은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 개혁에 있어서 유연성은 개혁을 지연시키기보다 성공의 확률을 높인다. 유연성은 융통성과도 통한다. 융통성을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개혁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의 개혁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면 실패한 원인은 현실을 도외시하고 이상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반개혁 세력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들을 끌어안지 않고서는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과거 정권의 정책을 깡그리 폐기하는 것은 무모함에 가깝다. 정치보복이나 정치탄압이 개혁 내지는 적폐청산의 이름으로 미화되어서는 안 된다.

보복은 또 다른 보복을 야기한다. 우리 국민은 더 이상 구태한 보복정치를 보고 싶지 않다. 이제는 보복정치에 진절머리 난다. 진정으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는 보복정치이다.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만 너무 집착하면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반대세력도 함께해야 할 우리 국민이다. 김정은 정권 보다도 반대세력을 포용하는 것이 더 쉽지 않은가?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포용을 내세우면서 자국의 반대정치세력을 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보다 더 큰 틀에서 국가의 미래를 보고 정치를 하는 멋진 정권, 아름다운 권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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