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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회장 조향순), 제10회(제19차) '2017 문경문학아카데미’ 개최
지난 14일 오전 11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어학강의실에서 김종호 초청 강사를 모시고 '시조의 생활화'란 주제로 강의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7년 10월 15일(일)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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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회장 조향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어학강의실에서 김종호 시인을 초청 강사로 모시고, ‘시조의 생활화’란 주제로 제10회(제19차) '2017 문경문학아카데미’를 개최하였다.

‘문학으로 감성을 충전하는 날’로 개최되는 ‘2017 문경문학아카데미’는 지난 1월 14일 제1회를 시작으로 이번 12월 9일까지 총 12회 실시된다.

다음은 강의 내용이다.

시조의 생활화

김종호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이 나를 찾아와 떠날 줄을 모르더군요. 그러나 용돈을 주고 가라하여도 안갈 줄 알기에 그냥 두기로 하였습니다. 이렇듯 제 힘으로 할 수 없을 땐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생활 속의 시조도 이와 같다는 생각입니다. 날이 밝으면 깨어나서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해떨어지면 안온한 잠자리를 찾아들어 다음날을 기다리며 지내는 것이 삶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이어져서 평생이 되는 것이지만 그 사이사이 틈새마다 노래도 들어가고 그림도 들어가며 시로 마음을 달래거나 감동을 받거나 주거나 하는 것이겠지요. 이왕지사 그럴 거라면 우리 고유의 민족시 시조를 밥 먹듯 해보자 하는 것이 저의 생각으로 자리하게 되는데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유명작가들의 말씀으로는 한편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며칠 몇 주 몇 달 몇 년이 걸린다고들 합니다. 그만큼 오랜 숙성과정을 그쳐야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내어 놓는다는 것이지요.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초보자인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우선 많은 훈련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부터는 그렇게 함이 타당하겠으나 담금질을 하여야 단단해진 쇠붙이가 나오듯이 많은 습작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어린 시절엔 일기를 쓰라고 숙제까지 내주고 검사를 하던 때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스스로 숙제를 내고 스스로 검사를 해보자 하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고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4년 말부터 시작하였으니 올해 연말이면 만 3년이 되겠습니다. 물론 다작이 자랑은 아닙니다마는 그렇게 쓰다 보니 가뭄에 콩 나듯이 띄엄띄엄 쓸 만한 작품도 더러 나오더군요. 그렇게 쭉 이어서 쓰다 보니 계절의 변화라던가 생활의 리듬이나 농작물의 파종과 추수시기 그리고 산, 들, 강, 꽃, 나무, 동물, 곤충 등등 눈에 띄는 것은 모두가 그물에 고기 걸리듯 걸려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말꼬리 잡기도 해보고 이름자 가지고 놀기도 해보았으며 술자리에서도 시조 짓기도 하였습니다. 그 술자리에서 지은 시조가 저 말고도 우리 회원 중의 작품이 우리 문학지에 실린 작품도 몇 편 있습니다. 시조의 구성이라던가, 창작 법 이러한 것은 제가 아니라도 무수히 좋은 자료들이 있고 접하기도 쉽기에 일체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스티브잡스가 생각하고 실천한 몇 가지 사상이 시조에도 맞는 것 같아 간단히 적어 보았습니다.

1. 어렵게 하지 말고 쉽게-상징적이면서 강성이 물씬 풍기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2. 복잡하게 말고 단순하게-주저리주저리 읊지 말고 단순 명쾌하게 하라고 말입니다.

3. 고개 들어 멀리 보라-상상력의 씨앗을 묵히지 말고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하였습니다.

시조의 생활화에 가깝고 쉽게 다가서기 위하여 나름 쉽고도 명쾌한 시조 몇 편을 감상하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맑았다 흐렸다 뒤채는 입방아에도
위 아래 굳게 다문 그 입술 참 무겁다
그렇지!
사내의 속내
저 정도는 돼야지
―수평선「손증호」전문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주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때가 많구나
좋고도 그칠 때가 없는 것은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않을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느냐
구천에 뿌리 곧은 줄을 그것으로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 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오우가「윤선도」전문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
어두운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시오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비「이병기」전문

참나무 숯불덩이로 푹 고은 곰국이라도
졸면서 떠오르는
뿌연 것쯤은 있기 마련
오래된 장항아리에
곰팡이 피듯, 그렇게

걷다 보면 뭣 모르고
곁불도 쬐게 되고
꼬인 연줄에 걸려 헛발질도 하게 되지
그러니, 잉걸불인들
어찌 식지 않겠는가

뒷모습 서늘해짐은
가을나무 보면 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진국으로 남으려면
때때로 핵융합 하듯
화학반응 하는 거다
―아내시편「이승현」전문

행여나 다칠 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둘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조국「정완영」전문

복잡한 식당에서
계모임을 가지는 날

삐삔내로 들어오니
인원파악 참 어렵네!

한참 후 인제 다 시알리스
웃음 짓는 총무님
―시알리스「김종호」전문

횟집엘 갔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회보다 더 싱싱한
파리가 들어왔다

일 년차 백수인 내게
일감 잠시 생겼다
―무급알바「김종호」전문

무더위 한창인데
하루 종일 후후 분다

부풀려 부풀려서
터질듯이 빵빵하다

땅속엔 내가 모르는
입들이 숨어있다
―풍선덩굴「김종호」전문

극심한 일교차에
겹저고리 입으시고

춥다, 춥다 하던 아침
덥지, 덥지 묻는 오후

꽃구경 가고 싶다 오늘
앞장서는 어머니
―자목련「김종호」전문

대추꽃 자잘하니 은하수를 만들고
듬성듬성 줄딸기꽃 북두칠성 걸어놓자
나도 별 되고 싶다며 고추꽃이 활짝 웃네

노란 별 끼리끼리 삼삼오오 짝을 찾네
오이꽃 참외꽃 수세미꽃 호박꽃
멍하니 하얀 박꽃이 초저녁에 홀로 웃네

- 꽃별 「김종호」전문

덩굴손 없이 뻗어
더듬더듬 갈팡지팡

기대설 곳 찾는 순들
짬짜미해서 뒤죽박죽

퇴고도 하기 어려울
그 지경이 된 시 한 수
- 넝쿨 「김종호」전문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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