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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전통찻사발 대표축제에 붙여
박 윤 일
전 경북대, 국립충주대 교수
현 상주K.H 법률사무소 법무실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7년 04월 24일(월)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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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문경전통찻사발 축제가 드디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공인받은 것이다. 문경시의 대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이 경사를 계기로 문경시에서는 대표축제의 슬로건을 ‘문경찻사발, 이제 세계를 담다’라고 정하였다. 시 당국은 찻사발 축제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또 하고 있다. 그런데 축제의 중심에 있는 찻사발은 어떻게 문경에서 태동이 되었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 지난 1969년경 신(申)정희라는 당시 골동품 상인이 문경을 찾아왔다. 그는 조선찻사발(다완)이 일본에서 엄청나게 고가로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때문에 그는 전국 여기저기 다완을 구하기 위하여 찾아다녔다. 그러나 다완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그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전국을 찾아다니며 찻사발(다완)을 재현할 수 있는 도공을 찾았다. 그는 도공들에게 찻사발(다완)의 모델과 그림을 보여주며 재현해 볼 것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좀처럼 자기가 기대하는 다완이 재현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당시 민요지로 알려진 문경을 찾아오게 되었다. 문경의 여러 도공에게 다완재현을 주문해 보았지만 역시 좀처럼 그가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때마침 서선길의 가마에서 요강, 화분 등을 만들고 있는 천한봉을 만났다. 그는 천에게 다완재현을 주문하였다. 다행히 그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다완을 근접하게 만들어 내었다. 그 후 몇 번의 실험 끝에 그가 원하는 훌륭한 조선다완이 만들어졌다. 그러자 그는 천이 만든 조선찻사발(다완)을 일본에 가서 전시회 등을 통해 판매하였다. 그 당시 천이 만든 문경찻사발(다완)은 당초 그의 예상보다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런데 신정희는 일본에 문경다완을 가져다 팔면서 자신이 한국도공으로서 재현했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일본 주요언론에서는 그를 ‘환상의 다완을 재현하는 도공’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하였다. 그러면서 얼마동안 신(申)은 조선다완을 재현한 조선도공으로 일본에서 화려하게 명성을 날렸다.

그런데 그의 명성은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전시장에서 시연을 제안받은 그의 발물레 솜씨는 서툴렀고 이내 그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가 일본에 판 다완은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문경의 천한봉이라는 도공이 재현하였다는 사실이 일본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부터 일본의 많은 바이어들이 천한봉의 다완작품을 구하기 위하여 문경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문경은 일약 조선찻잔(다완)을 재현하는 고장으로 일본에 널리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신정희는 일본 바이어 등과 법적인 사태로 확대되면서 관계가 악화되어 일본과 더 이상 거래를 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문제로 당시 ‘조령요’에서 함께 일하던 신정희, 서선길, 천한봉 세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다. 그 후 그들 중 천한봉은 문경요, 서신길은 진안요, 신정희는 조령요라는 가마의 이름으로 각각 독립하였다. 특히 신정희는 경남으로 내려가 ‘조령요’라는 이름으로 도예활동을 하다가 수년전 작고하였다. 그가 경남에까지 내려가서 문경지역의 한 이름인 ‘조령요’라는 가마명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아마도 초창기 일본에서 ‘조령요’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날렸기 때문에 이 명칭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이 오늘날 문경찻사발이 탄생된 기원이다. 당시 신정희라는 사람은 문경에서 조선다완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였고 천한봉은 이것을 잘 재현하여 오늘날의 문경전통찻사발인 조선다완을 탄생시킨 것이다.

1970년도 우리나라 문화수준은 청자나 백자와 같은 외형상 보기 좋아 보이는 도자기도 찾는 사람도 흔치 않았다. 하물며 외형이 투박하고 볼품도 없는 찻사발을 찾는 사람이 있을 리는 만무하였다. 더욱이 수요도 없는 찻사발을 만드는 도공이 전무하였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개밥그릇’ 정도로 하찮게 여기는 찻사발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일본 상류층 차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임진왜란을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도자기 전쟁‘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도자기 전쟁 중에서도 조선다완 전쟁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임진왜란을 통해 일본은 그토록 열망하던 찻그릇인 다완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류층에서는 수백년 전부터 다도가 성행하였다. 다도에서는 다완이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여러가지 다완 중에서도 조선다완이 다도를 함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도자기로 평가되었다. 조선다완은 일본의 국보나 문화재로 지정하여 신앙처럼 떠받들어질 정도이다. 그것은 조선다완의 투박한 형태와 색이 어떤 도자기 보다 일본의 차정신인 와비사비, 즉 소박하고 쓸쓸한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을 얼마전에 방문한 적이 있다. 서양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여기에도 조선다완이 전시되어 있었다. 당시 필자는 정말 놀라왔다. 지금 문경에서 재현하는 찻사발과 꼭 같은 형태의 도자기였다. 문경은 이제 찻사발로 세계를 품을 날이 온 것이다. 이제 문경전통찻사발축제를 통하여 문경이 조선다완의 최고의 고장임을 국내외에 확실하게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을 이제 우리 문경인은 곱씹어 보아야 한다. 조선다완을 애지중지하는 일본은 세계역사상 평범한 나라가 아니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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