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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씨알이 까만 이유
詩 김석태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17년 02월 28일(화)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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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문경시민신문 | | 나팔꽃 씨알이 까만 이유 1
詩 김석태
울타리 기어올라 눈짓을 해도
아무런 대답이 없어
아침부터 열심히 나팔을 분다
보랏빛 사연을 바람에 담아
옆집 꽃순이에게 날려 보내도
꽃순이는 아직도 잠에 취해 있다
보랏빛 연가를 연주하다
너무나 지친 나머지
입 다물고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연지 찍고 분 바르고
고운 옷 입고 향수 풍기며
유혹의 윙크를 보내도 때는 이미 늦었다
애간장을 태우다 목숨이 다하여
까맣게 타버린
씨알 몇 개 남긴 뒤였다.
나팔꽃 씨알이 까만 이유 2
詩 김석태
동창을 열고 보니
보랏빛 나팔꽃, 나팔을 불고 있다
높아진 영강
범람 위기를 알리기 위해
여느 때면
이미 입 다물었을 오후인데도
망루의 나팔수처럼
여기저기서 나팔을 불고 있다
소나기 퍼붓기 전
먹구름 몰려올 때면
높은 망루에 오르는 경계병처럼
자꾸만 기어올라 어김없이 나팔을 분다
자신의 심정을 몰라준다며
정말 몰라준다며 애간장을 태우다
힘없이 입 다물고 떨어져
까맣게 탄 씨알 몇 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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