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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회장 조향순), 제8회 ‘2016 문경문학아카데미’ 개최
12일 오전 11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강의실, 이만유 전 문경문협회장 초청 강사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16년 11월 14일(월)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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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앞 줄 왼 쪽에서 세번째가 이만유 강사 | ⓒ 문경시민신문 | | 한국문인협회문경지부(회장 조향순)는 지난 12일 오전 11시 문경시립중앙도서관 2층 강의실에서 전 문경문협 회장 이만유 시인을 초청강사로 모시고, 제8회 ‘2016 문경문학아카데미’를 개최하였다.
|  | | ⓒ 문경시민신문 | | ‘문학으로 감성을 충전하는 날’로 개최되는 ‘2016 문경문학아카데미’는 지난 4월 9일 제1회를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총 9회 실시된다. 문경문협은 오는 26일 다문화 백일장과 오는 12월 1일 대전지역 문화탐방, 오는 12월 10일 문학아카데미(고성환/저널리즘과 문학, 시낭송/김종호 이음전)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만유 전 문경문협 회장의 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詩 이야기 / 이만유
☆ 이야기 1
□ 詩는 언제 쓰나? 써지나?
묏버들가 / 홍랑(洪娘)
- 고전, 절창의 사랑詩 -
“묏버들 갈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
자시창밧긔 심거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닙 곳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소서
(擇折楊柳寄千里 人爲試向庭前種 須知一夜生新葉)
택절양류기천리 인위시향정전종 수지일야생신엽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멀리 님에게
주무시는 창가에 심어두고 보소서
하루 밤 봄비에 새잎 나거든
그리움 겨워하는 나인가 여기소서
☺ 지금부터 400여 년 전(조선 선조 때)
황진이, 매창과 함께 조선 3대 기녀(妓女) 시인으로 유명한 홍랑이 삼당시인(三唐詩人) 이고 이이 등과 함께 조선 8문장가인 고죽 최경창을 사랑하다 함경도에서 헤어지고 지은 아름다운 사랑 詩, 묏버들이다. 절절한 그리움이 가슴 가득 차 빈 곳이 없고 간절함이 터질 듯한 상태에서 저절로 나온 詩다.
□ 詩는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감동을 주는 詩는 시인의 삶 속에서 절정에 다다르거나 절박함이 녹아 있을 때 가능하다. 평범하고 반듯한 삶은 좋은 詩를 쓰지 못한다. 그렇지 못할 때 쓴 시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쓴 시며 어쩌면 흉내일 뿐이다. 극한적인 슬픔, 사랑 詩를 쓸려면 아프고 시린 사랑을 해 봐야, 불의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이 좋은 시로 태어날 수 있는 바탕 요소다. 억지로 쥐어짜서 나온 詩는 진실이 아닌 가식이고 위장이며 말장난으로는 결코 감동을 줄 수 없다.
시인 선서 / 김종해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詩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詩를 쓰고 詩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 詩이며, 거짓말 詩가 아니냐.
시인이여, 詩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이여, 詩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전횡(專橫)에 눌려 핍박 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민주와 자유가 억압당하고, 한 시대와 사회가 말문을 잃어버릴지라도
시인이여, 그대는 어둠을 거쳐서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盟友)여야 한다.
☺ 김종해 시인이 2004년 한국시인협회 회장으로 있을 때
詩의 날에 발표한 '시인선서'이다. 투철한 시인정신 없이 詩를 쓰는 세태에서 문학계와 시인들에게 던져주는 뼈아픈 함성이며 시인들이여 너무 쉽게 詩를 쓰지 말고 가슴 가득 차오를 때 그때 詩를 쓰라고 말한다.
그래서 시인과 詩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정직한 노래여야 하며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며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롭고 가난하고 그늘지고 핍박받는 사람 편에 서라는 주문이다. 시인은 한 시대의 지식인이자 선각자였으며 진실을 증언하는 대변자이다.
- 이별했을 때, 詩가 가장 잘 써지더라./ 박준, 임경섭, 이현호(첫 시집을 낸 사람의 이야기)/ 부재, 상실, 이런 것들이 詩 쓰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감정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 한하운 한센병 시인은 “하루가 지나면 발가락 한 개가 떨어져 나가는 걸 느끼며 멀고 먼 황톳길을 걸어가는” 삶이 詩를 쓰게 했다.
- 고은은 시국사건으로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된 1975년 그는 “1년간 소주 1,000병을 통음했다”고 했다. 술에서 깨면 글을 썼고, 그 고료를 받아 다시 술을 마셨다. “나는 시인밖에 아무것도 될 수 없다. 이 절망이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 저는 詩를 절대로 작위적으로 쓰지 않습니다. 즉발적으로 나올 때 씁니다./ 서지월
- 저는 의도하지 않음을 통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진하
- 상징이니 은유니 하는 것들에게서 벗어나 백병전으로 몸과 싸워 보고자 했습니다./ 서규정
- 펄 벅은 미국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이다.
두 딸이 있었는데, 큰딸은 극도의 정신지체인이었다. 자서전에서 펄 벅은 큰딸이 자신을 작가로 만든 동기 중 하나라고 밝혔다(백치 딸은『대지』에서 왕룽의 딸로 그려져 있다).
- 중국 전한 때 황제인 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BC 99년 사마천의 나이 48세 되던 해 남자로서 가장 치욕스러운 궁형(宮刑 : 생식기를 제거하는 형벌)을 받았다. 사마천이 옥중에서도 저술을 계속하였으며 [사기]의 완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과 깊은 절망의 늪에 빠진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 이야기 2
□ 신춘문예
- 문인으로서 신춘문예를 꿈꾸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 삼류 심사위원들이 천재의 작품을 낙선시키는 것이 신춘문예다.
당선이 안 되더라도 그것은 바로 당신의 실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망하지 마시라.
- 황당한 이야기
쓰레기통에서 건진 신춘문예 당선작 박범신의 '여름의 잔해'
◇ 신춘문예 당선비법 / 조선닷컴 박해현
- 15년 동안 신춘문예에 40여 회나 응모했지만,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신 끝에 문예지로 등단한 한 작가가 있다. 그는 신춘문예 지망생들, 특히 예비 낙선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신춘문예가 그렇게도 매력적인 이유는 천재인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삼류 문인들이 심사에 가담하고 있다는 희극성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곁에서 천재가 태어나기를 원치 않는다. 당연히 당신의 낙선은 당신의 천재성만이 아니라 당신의 천재성을 시기하여 그것을 훼손하려는 비열한 삼류 문인들의 작당과 농간의 결과다.”
그래도 정말 비결은 없을까?
당선 비법은 간단하다. 기성 문인들에게서 볼 수 없는 참신한 개성의 발현이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권혁웅은 ‘미래파-새로운 詩와 시인을 위하여’란 책에서 ‘신춘문예용 詩 작법’을 논한다.
• 새해에 맞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을 것
• 하나의 대상을 선택하되, 두세 개의 비유를 중심으로 서술해 나갈 것
• 특정한 종교적 색채를 띠지 말 것
• A4 용지 한 장 이내에 담을 분량일 것
• 분련시(分聯詩)의 경우, 3∼5연 이내로 적을 것
• 생활에서 파생되는 감정이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소회를 적을 것.
• “약간의 은유(단순할수록 비유는 빛난다)와 문법적인 어사들을 생략한 시행(詩行·이게 축약이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결구(結句·이걸 수미상관이라고 한다), 여기에 그리움이나 만시지탄을 버무리면, 감상하기에 적당한 詩 한 편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 그리고 어느 시인은 “남의 것이 아닌 내 것을 써라, 불처럼 뜨겁게”
- 이근배 시인
• 몇 해 앞을 내다보라. 지난해 수준이 아닌 몇 해 앞 수준을 놓고 부딪쳐라.
• 뚜렷한 주제, 시대정신을 가져라. 섬세한 기교나 고전적 소재로는 안 된다. 신인의 패기와 의욕으로 쓰라.
• 자로 잰 듯 정확한 구성, 제목에서 끝까지 표기, 구성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 당락의식 말고 최선을 다한 작품, 이 땅의 문학에 일 획을 긋는 작품을 쓴다는 신념을 가져라.
☆ 이야기 3
□ 노벨문학상
2016 노벨문학상-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Bob Dylan) 수상
예상을 뒤엎었다.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Singer-songwriter) 밥 딜런에게로 돌아갔다. 그의 수상은 '혁명적'이라는 평가와 '의아하다'는 엇갈린 평가를 부르며 많은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중음악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권위를 뚫은 밥 딜런의 음악. 그 힘은 바로 그의 노랫말에 담겨 있다. 1960∼1970년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사회참여와 저항 정신을 일깨워준 노래 가사들은 어쩌면 문학성과 함께 작품 속 사회의식을 높이 평가해온 노벨문학상의 전통에 가장 부합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표작, Blowin' in the Wind (바람만이 아는 대답)은 밥 딜런이 1962년 처음 발표한 노래로 전쟁과 평화, 자유에 대한 수사적 질문을 던진다. 시적이면서도 모호한 노랫말은 그 의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낳으며 당대 많은 젊은이의 지지를 받았고, 이후 흑인 인권운동과 반전(反戰) 운동의 대표곡이 됐다.
Blowin' in the Wind (바람만이 아는 대답)
사람은 얼마나 먼 길을 걸어야 비로소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얀 비둘기는 얼마나 넓은 바다를 날아야 모래 위에서 쉴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포탄이 오가야 그것이 영원히 금지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
답은 불어오는 바람에 있네.
얼마나 오랜 세월 서 있어야 산은 바다로 씻겨갈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랜 시간 존재해야 누군가는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언제까지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척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
답은 불어오는 바람에 있네.
얼마나 자주 하늘을 올려다봐야 사람은 진정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을 살아야 그가 진정 타인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까.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이 있어야 이미 너무도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될까. 친구여,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다네.
답은 불어오는 바람에 있네.
- 스웨덴 한림원은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 노벨문학상의 지평을 넓힌 딜런의 노래 가사는 문학성과 철학적인 내용을 모두 담아 시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 발표와 함께 그의 노래에 '귀로 듣는 시'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 하지만, 평생을 포크송 가수로 살아온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아무리 가사 속 저항 정신을 높이 산다 해도 저서가 단 한 권, 그것도 자서전인 대중음악인에게 주는 게 맞느냐는 거다.
- 영국 작가 어빈 웰시는 "이번 수상은 노쇠한 히피의 역겨운 전립선에서 나온 병든 노스탤지어"라고 폄하했고,
- 미국 작가 조디 피코는 "축하한다. 이제 내가 그래미상을 받을 차례인가"라며 비꼬았다.
-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충분히 수상할 자격이 있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 수상 유력 후보였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탈락에도 불구, 일본 언론들도 "이번 수상은 문학의 영역을 넓혔다"고 평가했다.
- 세계 문학계의 갑론을박 속에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뜨거운 감자로 남을 전망이다.
- 문학의 본질을 뒤엎었다.
- 귀를 위한 詩
- 일본에서도 코미디언 출신(소설가)이 일본 순수문학상의 최고봉’이라는 아쿠타가와 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끌었다.
☺ 고은, 지난 10여 년간 늘 ‘노벨문학상’ 유력후보/난 평생 상 노린 적 없다
- 시대는 변했다.
- 획일화가 아닌 문학(詩) 표현의 변화와 다양성
-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냈다”는 선정이유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노래의 율조律調)
- 한국적인 것이(문경적인 것) 세계적인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장르는 시조(고려말부터)/ 차기 한국의 노벨문학상은 시조시인이 받는다./my 예언
- 詩의 전달수단 변화 : 활자가 아닌 시낭송, 시낭창, 노래
- my가 추진한 “문학을 통한 문경 명소 명품 창조 프로젝트”도 궁극적으로 노래(詩=가사)로 문경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 이야기 4
□ 인공지능(AI)과 詩人
-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디스토피아(dystopia)*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 디스토피아 dystopia :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
-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5전 4패 1승으로 참담한 패배
- 이세돌이 홀로 특목고 출신 천재 1,200명과 싸우는 셈
- 영국 옥스퍼드 대학은 “우리의 직업을 얼마나 컴퓨터에 내줄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총 702개 직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이 직업들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여기서 판사, 변호사의 경우 사라질 확률이 40%에 달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제법 높은 전문직종으로 분류됐다. 형법 조문, 검사가 제출한 공소장과 증거물 등을 바탕으로 유무죄 여부와 형량을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인공지능 판사의 재판은 정확성, 공정성, 신속성이 사람보다 낫다고 보고 전관예우, 법조브로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사라지고 법률비용도 낮아질 것이며 3심제도 필요 없게 된다. 변호사보다 인공지능 도움으로 승소할 수 있는 답을 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만 있으면 법학 공부 필요 없고 변호사도 필요 없다.
그 외 위기직종은 스포츠 경기 심판, 요리사, 웨이터, 웨이트리스, 운전기사이며 상대적으로 기자. 예술가(그림, 작곡)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군이지만 예술은 창작이기 때문에 예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 구글의 인공지능 ‘딥드림’은 올해 추상화 29점을 그려 9만 7,000달러에 판매하였고, 최근 일본에서 AI가 쓴 단편소설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 일본의 문학상 '제3회 닛케이 호시 신이치(星新一)상'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일본 열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심사위원들 조차 소설을 작성한 것이 AI라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해 더욱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 인공지능 알파고는 자기학습, 스스로 추론, 판단한다.
알파고가 4주 할 일을 인간은 1,000년 걸린다. 사람이 판단하는 것은 기계인 알파고도 다 판단할 수 있다. 인간이 창조한 것에 인간이 지배당하는 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며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이다.
이재복 문학평론가는
- 만일 인공지능이 감정이나 반성적인 인식 능력을 지니게 된다면 인간과의 운명을 건 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다.
- 하나의 인격체로서는 아니지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이나 네트화 된 체계가 우리 인간의 정체성을 흔들 정도로 이미 깊숙한 곳까지 점령해 들어와 있다.
- 詩만큼 인간의 감성이나 미적 판단의 과정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양식이 없다.
- 감성과 상상력의 보루로서 존재할 여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에 의해 쓰인 詩가 생산된다면 벤 야민의 지적처럼 아우라가 부재할까?
my 생각은 지금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인 판사, 의사, 약사 등이 앞으로 20년 후 사라지는 직업으로 분류된다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시인이 쓴 시는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조금 멀리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할 수 없다. 인공지능은 계속 진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시인은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는 감정과 반성적인 인식 능력이 있으며 가장 인간적이고 창의력을 가지고 창조적 행위를 하는 사람이다. 기계의 기술에 불과한 인공지능이 감히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막아내는 마지막 보루로서 또는 방패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창작 활동에 임하여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인간다운 시를 창작하는 길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알파고가 지금까지 유명한 시와 시평과 시작법 등을 데이터해서 그럴듯한 시를 쓸 수 있다 해도 감성이 필요한 시, 인간 내면의 심성을 표출하는 감동적인 시는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할 일을 빼앗기고 능력 대부분을 기계에 점령당해도 유일하게 시인만이 인간의 인간다움을 지키는 보루로 남을 것이다. 22세기 아니 30세기가 도래한다 해도 인류가 살아 있는 한 인공지능은 시인이 쓴 시를 넘어설 수 없다. 시인은 위대하다.
※ 미국 대선 여론조사 : 모두 힐러리 승리, 트롬프 패배였으나 AI만 유일 트롬프 승리
☆ 이야기 5
□ 詩, 어디로 가는가?
- 내 가슴이 뛰지 않으면 나를 보는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없기에 고통을 감내하며 최선을 다했다. 나는 무대 위에서 한 번도 가슴이 뛰지 않은 적이 없었다. / 발레리나 강수진(무용수)
⇒ 우리 시인들도 그리해야 할 것이다. 나도...
- "詩란 똑같은 소리 되풀이하지 말고 계속 새로운 세계를 찾아내라는 거야. 기웃거려 보니 남의 것 좋다고 흉내 내지 말고 시인의 줏대를 지키며 끝없이 떠돌라는 것이지. 항상 변하면서도 그 시인의 체통과 체취, 그 무엇에도 흔들림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자아'를 향해 항상 떠나는 詩가 좋은 詩 아니겠어. / 미당 서정주
- 근래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詩는 '깊이'를 버리고 '재미'에, '감동'을 버리고 '재치'에, '언어의 조탁'을 버리고 '말재간'에 치중하게 되었다. / 인터넷-평론, 문예지와 시인의 기이한 관계 중에서(이승하)
- 한 때 문학상 공모에 산문시, 시의 장형화, 연 구분 없애기, 이 세 가지가 유행하였다. 20∼30행 이상의 시를 쓰면서 한 번도 연을 나누지 않고 있어 한숨을 푹푹 내쉬곤 했다. 10행 이내의 짧은 시 쓰기를 목표로 삼은 동인인 '작은 씨앗 채송화'와 신춘문예 출신 시조 동인인 '21세기 시조동인'의 활동이 시단의 주목을 끌고 있다.
- 지나치게 난해한 시와 긴 시에 대한 거부감, 시가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
- 아주 많은 시인이 시를 쓰면서 중언부언하고 횡설수설한다.
◇ 특이한 詩들/ 짧은 詩
묵념 5분 27초/ 황지우
제목 하나. 내용은 없다.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긴 詩다. 왜냐하면, 제대로 詩를 읽으려면 최소한 5분 27초는 묵념에 임해야 할 터이므로, 5분 27초는 광주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이 유혈 진압되어 모든 상황이 종료된 날인 5월 27일에 무거운 은유가 걸려있다. 시인은 그 과정에서 희생된 영혼들에 대한 묵념을 주문하고 있다. 이처럼 독특하고 기발난 詩로써 詩에서 제시한 것 이상을 사유토록 하는 시인이 황지우다./ 권순진
우주 ∙
2만 명 시인 시대에 주목받기 위해서인가?
“우주”라는 제목에 내용은 “ ∙ ”,
이것이 詩인가? 아닌가?
1행詩
정성수의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술 술 술 / 「나의 마지막 종교」 전문
겨울바람 속 번득이는 아내의 흰 머리칼 /「작은 슬픔」 전문
하느님을 들여다보는 우주의 눈빛 / 「작은 별」 전문
끝나지 않은 이별 / 「기원후 1950년 6월 25일」 전문
1자詩
응 /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아래 사람 있다」 전문
SNS詩
이게 詩냐?
촌철살인 SNS 詩 열풍
SNS에서 새로운 詩가 태어나다.
2016년 1월 국립중앙도서관서 'SNS 시인시대 展' 개막
신호등처럼/ 글배우
우리가
신호등을 기다릴 수 있는 이유는
곧 바뀔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곧 바뀔 거야
좋게
SNS 작가 김동혁(28) 씨의 ‘신호등처럼’이란 글이다.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을 500만명이 봤고, “좋아요”가 12만 개 달렸다.
디카詩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이상옥 창신대 교양학부 교수는 “디카 詩는 사물의 순간 포착과 순간 소통을 지향한다”며,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순간 포착하여 그 따스한 온기가 가시기 전에 카페나 블로그, 카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순간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티콘(emoticon=그림말)詩/ 부호詩, 기호詩
- 컴퓨터나 휴대 전화의 문자와 기호, 숫자 등을 조합하여 만든 그림 문자.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할 때 사용한다.
ㅆ/ 「허공 속 두 사람」 전문
?/ 「나에게 부치는 최초이자 최후의 편지」 전문
전화/ 김재수, 기호 언어를 통한 동시 쓰기
☎~~~
☎~~~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내 목소리가 달려간다.
금방
네 목소리도 달려온다.
소리만 들어도
얼굴이 보인다.
^*^ ?
>*< ?
=_= ?
내 얼굴도 보일까봐
^*^
ㅋ ㅋ ㅋ
하이쿠
고요한 연못/ 마쓰오 바쇼(1644~1694)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바쇼는 일본의 대표적인 하이쿠(俳句) 시인이다. 하이쿠는 단 17자(5·7·5)의 짧은 분량에 삶과 세계와 우주를 담아내는 형식으로 유명하다. '고요한 연못'으로 뛰어드는 개구리는 고요를 비(非)고요로 만드는 행위자다. 그 순간의 '퐁당' 소리는 고요한 세계의 고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개구리에 의해 비고요의 상태로 바뀐 연못은 금세 다시 고요로 돌아갈 것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 하이쿠는 시가 다다를 수 있는 최상의 경지이며, 일본이라는 한 나라의 문학 장르를 넘어서서 세계적으로 하이쿠 작시의 열풍이 불고 있다.
시조(時調)
고려 말기부터 발달하여 온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
초장, 중장, 종장의 3장 6구 4음보
☆ 이야기 6
□ 나의 詩 이야기
- 문학을 하게 된 동기
• 나의 詩, 첫 독자는 별 하나 군 사단장이었다.
• 군 복무 시절(육군 일병-21세) 전우신문(戰友新聞)에 나의 詩, “기(旗)” 게재
• 1960년대 말 당시 보통사람의 글이 신문, 잡지나 책에 활자화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 활자화한 내 글 그리고 주변의 반향에 신선한 충격과 묘한 매력에 빠졌다. 신문을 본 사단장이 중대장에게 말해 모두 알게 되었고 글 내용이 애국심과 충성심이 강하다고 사단장의 지시에 의거 중대장이 장기근무를 요구하였다.
* 어설픈 詩 한편 때문에 운명이 바뀔 뻔하였다.
• 학창시절부터 문학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졌었지만 이를 계기로 문학(詩)의 끈을 놓지 않았다. 때때로 자기감정에 빠져 그냥 끄적거리는 수준이었다.
- 병아리는 알을 깨고 나온다.
통상적으로 시인이 되려면 줄탁동기(啐啄同機)가 있어야 하지만, 나는 줄(啐)은 있었으나 탁(啄)은 없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새는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와 같이 깨고 나와야 한다. 나는 혼자 안에서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왔다. 아니 아직 나오지 못하고 나오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 누군가가 내 詩를 보고 “유머러스하다.”고 하였다.
• 詩의 형태나 표현방법이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고 보나 모험적인 시작(詩作)은 순수문학, 정통문학적인 잣대로 보면 이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고 짧고 감성적인 詩가 인기를 얻고 유명시인이 되는 현실이다. 꿩 잡는 것이 매라는 말과 등소평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쥐만 잘 잡는다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가릴 필요가 없다)으로 간다면 너무 얄팍한 생각일까? 아니면 시대에 적응하는 것인가? 한 때 “유머詩”를 나만의 차별화된 새로운 장르로 개척하고 싶었다.
여러분은 잘 읽히는 詩와 안 읽히는 詩, 잘 팔리는 시집과 안 팔리는 시집, 인기 있는 시인과 인기 없는 시인,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청도 반시/ 이만유
씨 없는 청도 감
다른 곳에 가면 씨 생기고
다른 곳에 씨 있는 감
청도에 오면 씨가 없어진단다
지역특산
감 자랑하면서
청도 남자는
감같이 씨가 없는 것 아니라고
지레 변명, 웃는다
청도 소싸움경기장에
싸움소 튼실한 소불알을 보니
그 말 믿어도 될 것 같다
야관문/ 이만유
“이기 머여?”
“야간문이라카는 약초래”
“얄구져라 밤에 빗장을 열어준다 카데”
“순 토종 일라그라라고도 한데여”
“술에 담가 먹어야 효험이 좋다나”
“윗기지 마라, 들판에 천지삐까리 풀인데”
우 모여서 한마디씩 거든다
들어는 봤는데 보기는 처음이다
슬며시 한 움큼 꺾어 들었다
그때
“이형, 그거 머할라꼬 그래여”
눈치 챈 한 친구가 장난기 있는 미소를 띠며 묻는다
얼떨결에
“아! 머시기,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낭중에 나도 한잔 농갈라 조야대여”
“그래여 알았어”
하하하 호호호
파란 하늘이 입안으로 입안으로
쏟아져 내린다
- 나는 선비 정신으로 참여詩를 쓰고 싶다.
법치/ 이만유
-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고 -
제사상에
치자(字) 생선은 못 올라간다.
꽁치, 준치, 넙치, 삼치, 멸치
모두 다 제 분수 알고 내려 있는데
몰염치가 오르려 하다가
뭇매를 맞았다.
오늘
법치가 아프다.
※ “경북일보 아침시단”에 게재
★ 뭇매는/ 사랑이고/ 민심이고/ 민주주의이고/ 선진국이 되는 길이며 리더와 국민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병든 법치를 고쳐주고/ 진정한 법치와 국민 행복의 길을 앞당겨 주는 링거입니다. 그리고/ 아픔은 성숙입니다.
현수막/ 이만유
- 전시행정, 과다 치적 자랑하는 현수막 정치를 보고 -
사대 독자 손자며느리
임신하여 경사 났다.
산달이 내일모레인데
기다리기 조급하여
잔칫상 차려놓고
온 고을에 방 붙였다.
『축, 생남 사실상 확정』
☺ 댓글들
- 장원/ 뉘신지 당신이 장원이요.ㅋㅋㅋ
- 대단합니다./ 대단하신 표현력입니다
- 하하/ 쥑이네 표현 "축 생남 잠정적 확정"ㅋㅋㅋ"축 생남 사실상 확정"ㅋㅋㅋ
- 신춘문예/ 축! 당선
- 어허!/ 그 아주 멋있는 글을 올렸소. 언제 소주 한 잔 합시다
* 모름지기 문인은 선비입니다. 그리고 “펜은 칼보다 강하다.” 말이 있습니다. 문학작품이 광풍제월(光風霽月)처럼 천성이 맑은 선비의 마음으로 인생과 자연을 노래하고, 선현들을 찬양 칭송하고, 웃고 울며 아파하는 사람 이야기를 쓰는 것도 의미 있지만 때로는 기개를 가진 문인이 되어 선비 정신으로 쓴 글들이 혼란과 불신, 불의의 세상을 바로잡는 매의 눈이 되어 정의롭고 바른 사회를 이룩하는 역할자가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 문경문학 제10집 발간사 중에서
* 비겁하고 용기없는 문인이 되지 말며 문인으로서 자존심을 잃지 말자.
◇ 나의 시론(비체계적 생각나는 대로)
- 詩는 라면이 아니다.
물만 부으면 금방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아니다.
라면은 누구나 똑같은 맛을 내는 것. 재료가 정해져 있다.
남이 만든 것을 내 것으로, 비슷비슷 천편일률적인 것 지양.
⇒ 비록 명시는 못될망정 나만의 색깔, 나만의 향기가 있는 것이라야 한다.
사유, 고뇌, 번민, 반추의 과정을 거쳐 여러 가지 재료가 조화롭게 어울려 맛을 내는 비빔밥이 되거나 발효(곰삭아서)되어야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그럴 때 비로소 감동을 주는 詩가 탄생할 것이다.
- 세상에 떠도는 방법론(기 작가들이나 학자가 낸 시작 기법 및 이론)에 빠져 자기 상실의 우를 범하지 말자. 그 기준에 벗어났다고 나쁜 詩, 좋지 않은 詩는 아니다. 그 기준에 머물지 않는 작품은 함량 미달 詩가 아닐까 하고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기본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자기만의 기법, 색깔을 가져야 한다.
어느 유명 시인의 詩 스타일, 그 함정에 빠져 허둥대지 말자.
- 나는 스승이 없는 것이 다행이다.
왜냐하면, 누구의 영향을 받거나 누구의 詩와 닮은 詩가 아닌 나 특유의 詩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詩의 모습/ 시상
어떤 시인들은
詩는 이렇게 써야 한다고
저마다의 시론을
보물 보따리처럼 펼치고
밤하늘 별처럼 뿌린다
세상에 틀린 시론이 어디 있나
어느 한 사람의 말만 맞는다면
다른 詩와 시인들은 어쩌란 말인가
생략
...
- 쉽다고 훌륭한 詩가 안 될 수 없고, 난해하다고 다 품격이 높고 철학적이고 훌륭한 詩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틀에 갇혀 그 이외의 세계와 다양성을 모르거나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착각이고 비극이다. 난해하게 詩를 쓰고는 마치 작품이 큰 사상이나 의미가 있는 듯 요령부득의 詩를 쓴다. 유명한 시인이 쓴 詩가 평범하더라도 이름만 보고 지레 대단한 작품으로 생각한다. 또 그렇게 평론한다.
- 모호하거나 지나치게 난해하여 독자가 무슨 의미인지를 알지 못하게 하고 왜 이런 詩를 지었는지를 의문하게 하고 심지어 자기 詩를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고 뭔가 그럴듯하다고 착각하는 시인, 자가도취한 시인의 詩는 한 말로 웃기는 짓이다.
- 어떤 형태, 어떤 기법, 아니 무기법의 기법으로 詩를 쓴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고, 애잔하게 하고, 추억의 시간을 헤매게 하고, 마음 속에 잔잔한 감동을 주어 지그시 눈을 감게 하는 詩가 詩로서 가치 있다 하겠다.
- 詩가 작품성이 있다 없다,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을 어떤 고정관념과 특정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시인과 시에 대한 모독이다.
- 아무리 시인의 작품이 면책특권이 있고 치외법권적인 세계라고 하고, 신의 영역까지 넘나든다 하지만? 극단적인 용어는 혐오감 주고 세상을 오염시키고, 영혼을 혼탁하게 하는 등 하나의 공해가 될 뿐이다.
예). 내 아버지는 씹 새끼다.
- 시인을 두고 일반인들이 사이코라 한다.
어느 정도 긍정한다. 이상한(이상적) 세계 속에서 존재하며 일반적이지 않고 기발한 생각과 행동, 독특한 언어 구사가 그들에게는 사이코로 보인다. 사이코가 되어야 한다. 아니면 순수한 어린이가 되든가. 그러나 나는 현재 어린아이들이 사는 동화마을서도 살지 못하고 사이코 세계에서도 나는 없다. 사물과 관념을 비틀고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너무 반듯하면(예의 바르고 신사적인 모범 생활인) 멋진 詩를 못 쓴다.
- 아웃사이더(outsider)가 되라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라. 극소수가 세상을 바꾼다, 새로운 역사를 쓴다.
변명/ 이만유
시인을 두고
사람들은 사이코라 한다
그래 시인은
해까닥 돌아야 하고
모든 사물을 낯설게 생뚱맞게 대하고
밑에서 위에서 비틀어서 4차원 사고가 있어야
비로소 글쟁이가 된다.
명시를 남긴다.
삼류 시인은
너무 반듯해서 못 쓴다
좋은 詩를...
- 어느 시인의 한 편의 詩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감동을 주고 그의 영혼을 흔들었다면 그 시인과 詩는 위대한 것이다. (물론 다수에게 그렇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그래서 유명한 시인이 되지 못한 시인들이여, 명시를 써야 되겠다고 초조하거나 안달하지 마시라.
- 단언컨대 시인은 누구이든 이 세상의 꿈이고 희망이다. 결코, 자존을 잃지 마시라. 시가 가지는 순수성(눈물 같은-눈물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가장 인간적인 순수)과 시를 통해 생겨나는 아름다운 감성이 인간성 회복과 인간 중심의 사회를 구현하여 평화롭고 자유스러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사후 “여기 --한 시인이 잠들어 있다.” 라는 묘비명은
왕도 부럽지 않은 영광이고 명예다.
- 시는 경험, 보고 듣고 배우고 익힌 것, 책을 통한 간접체험 등이 바탕이 된 사상, 철학, 인생관 우주관, 자연관 등으로 내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것들이(거름) 어떤 동기를 만날 때 발현되는 것, 다시 말해 언어의 모습으로 꽃처럼 피어나는 것이다. 화려하고 그럴듯한 언어들의 조합으로 포장한다 해도 결코 생명 있는 시는 아니다. 바탕이 튼튼해야 한다.
- 시인은 인간이어야 한다.
詩가 좋아도 그 詩를 쓴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진실이 결여된 비인간적인 사람의 詩는 미사여구로 치장해도 생명력이 없는 詩이며 허구, 위장, 기만이다.
- 시의 이해는 독자의 몫
∙ 수능시험 시험문제에 시를 쓴 시인이 못 맞춤,
∙ 나의 시 “아픔” / 나는 부부, 독자는 분단국으로 이해
아픔/ 이만유
오늘 하루
마음이 시리네요.
나의 반쪽
그대가
혼자
절룩이고 있으니...
☆ 이야기 7
□ 시인의 특권
어처구니/ 이덕규
이른 봄날이었습니다
마늘밭에 덮어 놓았던 비닐을
겨울 속치마 벗기듯 확 걷어버렸는데요
거기, 아주 예민한
숫처녀 성감대 같은 노란 마늘 싹들이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요
나도 모르게 그걸 살짝 건드려 보고는
갑자기 손끝이 후끈거려서 또
그 옆, 어떤 싹눈에 오롯이 맺혀있는
물방울을 두근두근 만져보려는데요
세상에나! 맑고 깨끗해서
속이 환히 다 비치는 그 물방울이요
아 글쎄 탱탱한 알몸의 그 잡년이요
내 손가락 끝이 닿기도 전에 그냥 와락,
단번에 앵겨붙는 거였습니다
어쩝니까 벌건 대낮에
한바탕 잘 젖었다 싶었는데요
근데요 이를 또 어쩌지요
손가락이, 손가락이 굽어지질 않습니다요
욕정 / 오세영
갑작스런 화재로 온 집이 전소되었다.
화인은 난로의 과열,
아빠는 죽고 엄마는 화상을 입고
단란한 가정은 깨져버렸다.
물질도 때로는 욕정으로 몸부림을 치는 것일까.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자 일순,
본능으로 전율하는 쇠붙이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건드리지 마라
오늘밤 나는 너와 더불어 온몸을
불사를 수도 있다.
전류電流,
밤마다 정사情事를 꿈꾸는
물질의 에로스
송이버섯 / 오탁번
지난 겨울 폐차한 자동차에 세금이 또 나왔다
구청 세무과로 전화해서 항의를 했더니
1월 1일부터 폐차한 날까지 계산을 해서
세금을 정확하게 매겼다고 했다
-납세가 국민의 의무 아니라는 놈 있어?
-진저리난다 나!
이럴 때면 나는 문득 그대가 생각이 난다
지지난 해 추석 때 인민군 장군을 시켜
고려항공 비행기에 송이버섯을 싣고 와서
납세의무를 잘 지키는 서울 한복판에
부적처럼 왕창 던지고 간
그대가 밑도끝도 없이 그립다
-반통일을 족치고 통일지향으로 무장하자!
-진저리가 난다 나!
그대는 위대한 시인이다
송이버섯을 받아먹은 자들은
장사치의 배알밖에 없어서 땅띔도 못했겠지만
송이버섯의 시적 비유는
바로 이렇것다?
-좆 까라!
☺ 고향과 어머니는 동격이고, 시인은 신과 동격이며 치외법권적 지위를 가진다. 시인이 아닌 사람이 이런 말(욕)을 하면 문제가 발생하고 책임이 따른다. 시인은 사물에 생명을, 현상에 의미를, 상상에서 길을 내고, 마술 같은 언어의 조합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문학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창조적 변화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이미 문학이라고 할 수 없다. 시는 창조다. 그래서 안재찬의「엉퀴풀에게 노래함」에서는「나」를 神(신)과 동격으로 끌어올리는 경지에 이른다. 여기서의「나」는 시인으로서의 자신이다.
모 대학 총장이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자신의 제자를 가리키며 “이런 자그마한 토종이 감칠맛이 있다.”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성차별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발언이라며 네티즌들도 발끈했다.
오래 전 일본의 극우 망언 정치가인 후지오 문부성장관이 사석에서 “강간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능력이 없으면 남자로서의 인생은 끝난 것이나 진배없다”는 발언으로 자리에서 내쫓겼다.
“안경 쓴 여자는 매력이 떨어진다” “여자는 좀 얼빵한 맛이 있어야”한다는 발언으로 자리를 내놓거나 호된 망신을 당했다. 그런 걸 보면 시인이 좋을 때도 있다. 시에선 “아 글쎄 탱탱한 알몸의 그 잡년이요 내 손가락 끝이 닿기도 전에 그냥 와락, 단번에 앵겨 붙는” 이런 농후한 표현도 가능하니 말이다. 가능만 아니라 투명한 물방울에 탁월한 상상력을 주입하여 시리도록 깨끗한 영롱함이 돋보인 훌륭한 작품으로 오히려 상찬까지 받으니 말이다. 그리고 “손가락이 굽어지지 않는” 고감도 에로티시즘도 더불어 체험할 수 있으니 가히 시인으로서의 특권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대구일보-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詩'에서 요약
◇ 시적 허용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어긋나는 표현을 일부러 사용하여 운율적 효과를 주고, 강조, 변화, 아쉬움, 미련, 동정, 애착 등의 느낌을 주는데, 이런 표현 방법을 시적 허용이라고 한다. 시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정서를 섬세하게 표출하는 문학이기 때문에 시 창작에 있어서 인간의 감정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어휘보다 더 섬세한 예술적 효과를 얻기 위하여 용인된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가정으로서 문법, 어법, 리듬, 운(韻), 역사적 사실 등에서 이탈의 구실로 인용된다. 이를 시적 허용 또는 시적 자유, 시적 파격(詩的破格)이라고 한다. “먼 산”을 “머언 산”으로, “우리 어머니”를 “울 엄매”로 이는 언어의 음악성이나 어감의 차이에 의해 섬세한 정서를 드러내는 시적 허용의 예이다.
승무-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나빌레라의 뜻은? 운율과 느낌상 '나비 같구나'라는 뜻
☆ 맺는말
- 가장 훌륭한 詩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 터키의 혁명적 서정시인인 나짐 히크메트 作 <진정한 여행> 중에서
- 수석인이 1人 1生 1石을 얻기를 바라듯이 우리 시인들도 열심히 쓰다 보면 뜨거운 가슴과 영감에 의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모두가 감동하는 불후의 명시 한 편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단풍 / 이만유
10월의 끝자락
고운 옷 갈아입고
마지막 파티를 약속한 이웃들
변덕스러운 추위에 서둘러 떠나고
못다한 가을 이야기
안으로만 삭이며
붉게 타오른다
시간이 흐르는 옛길
가을 뒷자락 11월에 서서
아쉬움과 미련의 지난 날들을 반추하며
옷깃 세운 나그네 빠른 발걸음 곁에
붉어서 서러운
뒤늦은 절정
나무는
찬란한 봄을 꿈꾸며
깊은 잠에 든다
침묵의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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