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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처녀 농부의 꿈이 있는 농업 발걸음’
이소희 씨(여 28)의 영농·생활 수기 응모 작품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6년 07월 13일(수)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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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차 조심해라! 낯선 사람이 주는 것은 받지 말아라!”

저의 유년기 시절 부모님께서 가장 많이 하신 말 중 하나셨습니다. 부모님께서는 1996년 전까지 서울에서 이름 있는 체육관을 하시며 남부러울 것 없이 저와 남동생을 키우셨습니다. 항상 사랑을 주셨고, 주말이면 아버지의 고향 김포에서 캠핑을 즐기며 농촌의 문화를 느껴왔습니다.

“아빠! 왜 시골에서는 차도 없고, 감자도 주고 옥수수도 줘요? 그럼 여기는 안전해요?” 라는 8살 어린아이의 물음에 아버지는 모든 명예를 포기하시고 경상북도 문경으로 귀농하셨습니다. 지금에야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지만 그때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감옥에 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전기도 전화도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서도 1km 가량 떨어진 외딴 숲 속 농장에 집을 지으시고
‘사람도 자연도 유기농으로 생활해야 사람다워지고 자연다워진다’ 라는 말씀을 항상 하시며 풀과의 전쟁, 유기농과의 사랑에 빠지셨습니다.

“젊은 서울 부부가 산 속에 살면서 애들도 키워여~ 가네 집에 가면 풀만 있고 농사는 지어 봤는지 완전 파이라~ 손님은 또 어찌나 많은지” 마을 분들께 인사를 드리면 항상 속닥속닥 작은 소리로 이런 말들이 들려 왔습니다.

20년 전 귀농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없던 시골 마을에 어쩌면 당연한 불청객이 된 부모님은 무술 도장을 하시며 술 한 잔도 드시지 않던 습관을 버리시고 먼저 고개를 숙이며 술잔을 나눠 드리고, 마을 궂은 일을 도맡아 하시며 새마을 지도자를 맡으시며 봉사하셨습니다.

처음 귀농 당시는 매일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며 개울가에 가재를 잡고, 꽃물을 들여 옷을 입고 흙투성이로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 오늘은 무슨 놀이를 했으며 어떤 꽃을 봤는지 이야기하는 생활이 너무나 즐겁고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1년에 4만평 가량을 예초기로 풀을 베시며 “농약 없는 우리 집은 너희가 어떤 열매를 먹어도 건강해”라고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으시는 부모님의 미소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마냥 행복하고 좋을 수 만 있을까요?

사춘기 때에는 귀농한 부모님의 거뭇하게 탄 얼굴이 싫었으며 좋은 차 없이 화물차로 학교 등하교를 도와주시는 모습이 부끄러워 친구들이 하교하고 난 뒤에야 부모님의 차를 타곤했습니다.

‘농업에 교육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을 하는 20년 전의 많은 농부들과는 달리 농촌관광, 교육농장, 농촌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받으러 전국, 해외를 돌아다니시는 부모님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농촌은 가난한 곳이야, 난 절대 촌에서 안살거야 !’ 라는 말을 부모님께 항상 이야기 하며 저는 마침내 대학 진학 후, 저의 꿈대로 도시에 있는 유명한 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사’로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2010년, 유치원 원장님께서 생태교육과 자연놀이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시며 교육을 권하셨습니다. 저는 저의 인생의 대부분을 농촌에서 생활하며 자연과 함께 놀았기에 그 누구보다 자연놀이와 생태교육에 푹 빠져 아이들과의 교육활동에 자연과 함께 어우러짐을 자연스럽게 물들일 수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아이들과 시끄러운 도로를 지나 유치원 옆 공원에서 자연놀이를 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이 활동이 과연 자연놀이 일까? 차와 사람으로 가득 찬 도심 속 공원에서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사는 모습을 진정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저의 유치원 교사 5년 생활에 많은 회의와 고민을 한 날입니다.

그때 당시 귀농하신 부모님께서 이루시는 1만 2,000평 가량의 유기농 농장에서 하루하루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았고 일찍이 농촌 관광, 서비스 등에 관심을 가지시며 이루어 오신 농촌교육농장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을 많이 보유하고 계시지만 일손이 부족하고 능력이 미약하여 실행하고 계시지 못하는 모습을 본 그때, 저는 2세대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았고 자연이 좋았으며 아이들과 함께 자연에서 어울어지는 내 모습이 가장 예뻐 보였고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 그 모든 것을 기반을 닦아 놓으신 덕분에 농촌은 나를 ‘금수저’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유치원 행사로 바쁜 일정이 끝난 주말,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러 문경으로 내려가는 차안에서 노트를 들고 삐뚤 삐뚤한 글씨로 ‘사업계획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고 돌아가기 전 부모님의 식탁 위에 작은 메모와 사업계획서를 올려 놓고 전 다시 유치원 교사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메모에는 “엄마 아빠의 사랑하는 딸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 보려 해요. 비록 엄마 아빠가 이뤄놓은 곳에 발을 담으려 하지만 저에게는 그보다 큰 꿈이 있어요. 한 번도 말한 적 없지만 농촌에서 저의 인생의 첫 장을 그려주셔서 감사하고 어디가도 부끄럽지 않는 멋진 농부가 되어 보려 해요”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사업계획서였지만, 부모님은 저희 꿈과 농촌에서의 비전에 두팔 벌려 환영해 주셨습니다.

지난 2008년 지정받으셨지만 농사일에 바빠 손 놓고 계시던 농촌 교육농장을 이어 받아 새롭게 교육 프로그램부터 체험 동선, 안전, 흥미유발 등에 대하여 계획을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직장생활에서 조금씩 모아두었던 저희 예비 결혼 자금을 투자하여 지난 2001년 지정받으신 팜스테이 마을로 농촌 민박을 할 수 있는 시설 환경을 정비해 나갔습니다. 손님들의 이부자리, 휴지통 관리, 전화 상담과 같은 모든 일들을 저에게 맡겨 달라 말씀 드렸고 부모님은 언제나처럼 뒤에서 믿고 또 믿어 주셨습니다.

유치원 교사로서의 경력과 자연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으로 농촌 교육농장은 100점 만점에 98.02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2015년 농촌진흥청에서 지정받은 품질인증을 수여하였습니다.

새로운 도전으로 문경시와 문경대학 산학협력단에서 추진하는 6차산업을 활용한 청년 창업 지원 사업에서 당당히 우수상을 받고 농촌 청년 창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하는 WPL(현장 교육 실습장)으로 지정받아 농업을 꿈꾸는 많은 농고, 농대, 귀농 준비자들에게 유기농 오미자 재배에 대한 농업 현장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고 2015년 6차산업 융복합사업자 인증을 받아 마을에 있는 산채나물을 판매, 유통, 체험활동으로 연계하여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자 농촌 활성화 라인을 구축하였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2년 동안 일어난 믿을 수 없는 농업의 꿈이였습니다.

부모님의 농장, 아니 이제 저희 가족의 농장은 지난 2년 동안 작년 대비 200% 이상의 많은 매출을 보이며 1년에 약 5,000명의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하며 힐링하는 ‘인간과 자연의 사랑나눔터 청화원’을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아 올해부터는 경북 농민사관학교 2030 리더 과정을 들으며 젊은 농업인들이 가져야 할 많은 자질을 배우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은 검게 타지만 부모님께서 고집스럽게 일궈내신 유기농 농장에서 초생재배와 재배 적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낮에는 농사일을 돕고 밤에는 블로그, 홈페이지 관리를 하며 홍보를 하고 주말에는 직접 친환경 액비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 농업을 꿈꾸는 많은 청년들이 귀농을 하고 있는 추세라는 기사 자료를 신문에서 스크랩하며 농업에 대한 꿈과 진로에 대하여 저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은 살맛나는 농촌이 아닌 언제나 살맛나는 농촌을 위해 젊은 농업인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쁜 원피스와 구두를 버리고 흙투성이 장화에 작업복을 입고 ‘청화원’ 농장에서 유기농 인간이 되기 위해 유기농업을 배우고 있는 젊은 여성 농부에게 “잘하고 있어 !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을거야”라고 응원의 박수를 쳐 주시겠습니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 농부에게 올바른 농업의 길로 인도해 주시며 때로는 채찍도 때로는 격려도 때로는 혼도 내주십시오.

10년 뒤, 농업과 아이들을 사랑하고 농촌과 사랑에 빠져 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기농법을 잘 지키고 있는 청렴결백한 여성 농업 전문가, 그게 바로 제 꿈입니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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