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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아리랑다법을 완성하면서
글 쓴 이 / 문 청 함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6년 04월 20일(수)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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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시민신문
꽃샘바람에도 불구하고 분홍빛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갔다. 비단 소매 끝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맞으니 ‘멋 부리다 얼어 죽는다’는 어른들 말씀이 떠올랐다. 아이들과 힐링다례 수업을 하면서 마시는 차 한 잔으로 마음이 따스해진다.

차와의 인연은 13년이 더 지난 듯하다. 우연한 기회에 차를 배우게 되면서 몰입하여 전국을 다니면서 공부를 했다. 배울수록 끝이 없어 신기하고 놀라웠다. 많은 다서(茶書)들과 다시(茶詩) 그리고 차의 종류들…….

다도 사범이 되어 지금은 천년다례원을 운영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차와 한시와 시낭송, 그리고 찻자리는 둘도 없는 친구들이다. 차를 마시고 다시를 쓰고 낭송을 하면서 그동안 힘들게 공부해온 것들에 대한 고마움과 보람을 느낀다.

작년 가을 시골 어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4학년 남자 아이는 그 반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생긴 것은 참 잘생겼는데, 갑자기 울다가 웃다가 하고는 잠시도 가만 있지를 않는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책상 밑에 들어가 나오지도 않고 감당하기 힘든 아이였기에 나는 이 아이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오래 전 고아원에서 봉사할 때 경험한 바가 있어 이 아이를 사랑으로 품기로 했다. 다례 수업 중 소리를 지르더니 웃고 우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선생님, 제 좀 이상해요. 그냥 놔두세요. 자주 그래요”라고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차와 그 아이를 비교 해 주었다.

“얘들아, 차가 여러 가지 색과 향 그리고 맛이 다르듯 사람도 다 다르지 않니?”하며 “선생님은 그 친구가 아마도 훌륭한 코미디언이나 영화배우가 될 아주 좋은 감성을 지닌 것 같아”라고 말을 하자, 아이들이 갑자기 조용해 졌다. 그 아이도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선생님도 어릴 때 잘 울고 잘 웃고 했는데, 감성이 풍부해서 그런 것이라며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없는 아주 좋은 선물을 부모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지금은 시를 짓고 시낭송도 하고 차를 좋아해서 다례 선생님도 되고 ‘호사발과 시의 합장’ 즉 찻사발을 보고 사발에 이름을 지어주고 느낌 받은 것을 시로 쓴 시집도 냈다고 말 해 주었다.

선생님이 이렇게 여러가지 차를 가지고 와서 맛과 향을 보여 주는 것은 모두 다른 향과 맛이 있어 우리에게 차를 마시는 행복을 선물하듯 우리 친구들도 각자 다른 개성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 해야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아마도 이 친구는 아주 새콤달콤한 오미자차 같다면서 오미자차를 투명한 유리잔에 따뤄 아이들과 같이 나눠 마시면서 나와 다른 친구를 배려하고 이해하고 함께 해야 되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 주었다. 때마침 담임선생님이 들어 오셨다. 그 아이에게 선생님께 차를 드리라고 하자, 점잖게 두 손으로 차를 따르고는 드시라고 말도 하고 다식도 나눠 주었다. 아이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고 보고만 있었다. 예의 바르게 참 잘했다며 박수를 보내 주었다. 이런 모습을 본 선생님도 깜짝 놀라시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예쁜 색종이에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한 편지 쓰기를 해서 서로 나누며 다식도 나눠 먹으면서 행복해 하는 아이들 얼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다음 다례 수업 시간이 되어 갔더니, 그 아이는 아침 일찍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거운 다도재 짐도 들어 주고 인사도 잘하고 여러가지 심부름도 해 주었다. 내 마음에는 따스한 전율이 흘렀고 그 아이를 꼭 안아 주었다.

5월이 되면 문경새재에는 찻사발 축제가 열린다. 작년에도 여러가지 행사를 했는데, 올 해는 생각만 해도 날아갈 듯 좋고 행복하다. 문경이 아리랑 도시로 선포되고 찻사발과 함께 문경새재 아리랑이 세계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문경인의 한 사람, 아니 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문경아리랑다법’을 만들었다.

‘문경아리랑다법’은 문경의 특산물인 표고버섯과 삼 가루를 제조하여 만든 표삼차를 찻사발에 격불하여 마신다. 그리고 아리랑 로고 깃발과 태극기를 흔들면서 직접 작사한 ‘문경새재아리랑’을 관객들과 하나 되어 신명나게 부르는 의식이다.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졸작을 소개한다.

聞慶 새재<鳥嶺> 阿里郞
(문경 새재 아리랑)
문청함

阿里郞歌聞慶鄕 아리랑가문경향
아리랑 노래는 문경이 고향인데
俗謠傳播萬邦揚 속요전파만방양
민요 노래로 전파되어 만방에 드날렸네

水檀棒棒娥拳弄 수단봉봉아권롱
물박달나무 방망이 마다 큰애기 손에 노닐고
鳥嶺隈隈淚涕傷 조령외외루체상
조령에 굽이굽이 눈물이 흘러 상하네

捄碗淸茶分飮處 구완청다분음처
찻사발에 담긴 맑은 차를 나눠 마시는 곳이요
溢觴濁酒勤酣場 일상탁주근감장
잔에 넘치는 탁주를 즐겨 권하는 곳이로세

可憐百姓心襟響 가련백성심금향
가련한 백성의 심금 울리니
懇願坊坊愛唱張 간원방방애창장
방방곡곡에 애창되기를 간절히 바라네.

생각해보니 많은 세월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안동에서 늦도록 공부하고 돌아 올 때면 크락션 소리에 한두 번 놀라지 않았었다. 그 결과 이렇게 아이들과 행복을 나누며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찻자리와 시낭송으로 봉사도 하고, 특강을 다니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 이제 한시 공부를 더 열심히 하여 옛 다인들처럼 다향이 듬뿍 담긴 시를 많이 쓰고 싶다.

문경아리랑다법으로 많은 사람들과 차를 나누며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오늘도 힐링다례 특강과 시낭송을 하는 내 모습을 생각하며 달님 벗 삼아 문경새재아리랑을 흥얼거리며 다서(茶書)를 넘긴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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