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5-09 오후 06:20:0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결혼/돌
부고안내
 
뉴스 > 오피니언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당교사적비(唐橋史蹟碑)
글쓴이 / 원로시인 김시종(한국펜클럽본부 경북지회장)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5년 10월 31일(토) 17:2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 문경시민신문
가끔 문경시청에 들리면 시청광장 가장자리에 우뚝 선 당교사적비와 마주친다.

당교사적비는 점촌시 2대 시장 신의웅 시장님이 세웠다. 신의웅 시장님은 부임하는 임지마다 그 지역에 걸맞는 사실(史實)을 발굴하여 기념비나 기념탑을 조성하여 지역민의 애향심을 북돋아준 고마운 지방단체장이었다. 점촌시장으로 오시기 전에 군위군수로 재직하면서 역사박물관을 세워 군위군민의 자존심을 세워주었다. 아다시피 군위 인각사는 ‘삼국유사’의 산실이기도 하다.

점촌시장으로 부임하신 지 얼마 안되어 필자가 신 시장님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삼국유사에 실린 ‘당교’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당교(되다리) 부근에 사적비를 세우는 게 어떠시겠느냐고 화두를 꺼냈다. 곧 바로 삼국유사에 실린 ‘당교’역사를 복사해 드렸다. 신 시장님은 필자의 건의를 받아들여 당교사적비를 세우게 되었다. 그 당시 점촌시민들은 점촌시에 대한 정체성이 전혀 없고 점촌(店村)이란, 옛날에 사기를 빚는 점놈이 살던 동네라고 점촌자체를 비하했다. 신 시장님은 내게 당교사적비 비문까지 맡겼다. 주문을 받자마자 나는 곧바로 당교사적비 비문을 완성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원고청탁을 받으면 그날 바로 지어 속달등기로 보내는 괴벽(?)이 있다. 내가 비문을 짓고 나니 시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비문을 저명교수가 지어야지 중고교사가 지으면 되겠느냐는 둥 흔들어대어 나는 곧바로 낙마(落馬)하게 되었다. 비문내용이 부실하다면 이해가 되지만 교수가 아닌 것을 탈 잡으니 너무 한심스러웠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고는 실력보다 형식을, 겉치레에 목숨을 거니 진짜로 망국병이다. 당교사적비의 입안자요, 중심이었던 나는 하루아침에 찬밥신세가 되었다. 문화원과 시청관계자가 직접 당시 국사편찬위원회 박영석 위원장님을 방문하고 당교사적비 비문을 지어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했다. 이유는 야사(野史)에 있는 몇 줄의 기록을 맹신하고 비문을 지어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공인이 할 일이 아니라고 명백하게 거절했다.

↑↑ 문경시청 전정에 있는 당교사적비 전경 (1990년 건립)
ⓒ 문경시민신문
내게 들리는 다음 소문은 대구에 있는 지역출신 국문학 교수 H씨의 비문을 받아보자는 얼토당토 안한 일을 획책했다. 그동안 애쓴 나를 따돌리고 멋대로 한 짓거리가 고마울리야 없지만 사심 없이 내가 발의한 일인 만큼 내가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몇 해 전 한국 중등학교 역사교사단 일본문화재 및 사적지 탐방 때 지도교수로 일본에 갔다 오신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정영호 교수님이 생각났다. 정영호 교수님은 서울대 사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하시고 수십 년 역사학 교수로 재직 중이고 국사편찬위원이며 문화재위원으로 당교사적비문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이상 적격자가 있을 수 없었다. 필자가 정영호 교수님을 찾아 그간의 안부를 묻고 비문을 지어주시면 당교사적비 사업이 더욱 빛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비문을 짓자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다며 일단 쾌락하셨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당교사적비문을 지은 것을 꺼내어 보여 드렸더니 한번 훑어보시더니 이 이상 비문을 지을 수 없다며 내가 드린 비문 초안을 비문 원안으로 즉석에서 확정지었다. 단 문장 중 ‘하여’를 ‘하며’로 글자 한 자만 고쳤을 뿐이다. 나의 조그만 활약으로 당교사적비는 급물살을 타고 제막식을 했다. 제막식 날 당교비 건립 유공자는 내가 아닌 엉뚱한 인사였다. 세상살이는 밥 짓는 사람 따로 있고 밥 먹는 사람 따로 있게 마련이다.

↑↑ 문경시 모전동과 함창읍 경계에 있는 당교사적지비 (상주시 건립)
ⓒ 문경시민신문
솔로몬왕에게 제소한 창녀재판사건이 생각난다. 솔로몬왕은 두 창녀가 다툴 것 없이 산 아이를 절반 동강이 내어 공평이 나눠가져라 했을 때, 아이의 진짜 어머니는 이 아이가 내 아들이 아니니 저 여자에게 그냥 주라고 했다지 않는가. 내가 당교사적비를 지금도 주목하는 것은 비문을 내가 기초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늘날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은 신라의 위대한 삼국통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세계 최대 강국 당을 물리치고 당시 다른 민족이었던 삼국의 민족통일을 이룩하고 일본의 잦은 침략도발을 없애고 민족문화를 하나로 이룩한 저력은 강국 고구려도 못한 일을 약골 신라가 해낸 것이다.

만일 고구려가 삼국통일을 했다면 중국이 한반도 전역을 먹어치워 오늘의 대한민국은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것은 우리 역사 최대의 쾌거다.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 Copyrights ⓒ문경시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문경새재 케이블카, 안전기원제로..
2025 문경찻사발축제, 성대한..
「2025 문경찻사발축제」황금 ..
부처님께 간절히 청원 드리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
새재포럼 ‘문경 역사의 미’라는..
문경시, 2025년 건물번호판 ..
「문경시, 공원행복경로당 준공식..
2025 문경찻사발축제 주요행사..
신현국 문경시장,‘중앙공원 정비..
최신뉴스
문경시 산북면 이장자치회, 5월..  
산양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어버..  
찾아가는 인허가 서비스 시행..  
㈜에이치디설비기술단, 문경시장학..  
2025년 제1회 초·중·고등 ..  
신현국 문경시장 4대 문화운동 ..  
아이들의 손으로 피운 효(孝)의..  
주택화재로 피해를 입은 장애인 ..  
공무원연금공단, 연금수급자와의 ..  
“상주여자고등학교 의정 체험 한..  
경상북도, 글로벌 선도테크 기업..  
성교육! 인형극으로 재밌게 배우..  
문경여자중학교, 충효 주간 세대..  
문경공업고 제103회 동아일보기..  
문경기초학력거점지원센터 학습코칭..  
어버이날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세..  
따뜻한 미래로 나아가는 어울림 ..  
관음공덕회, ‘사랑의 효도화 달..  
제63회 경북도민체육대회, 김천..  
책과 예술이 만나는 ‘동화책 콘..  
안동유림 50여명 이재명 지지 ..  
점촌2동 생활개선회 영신어린이공..  
농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아동·..  
3년째 이어지는 따뜻한 한 그릇..  
영순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어버이..  
문경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어버..  
제4회 문경새재배 전국 파크골프..  
마성신현1리 새사모(새원을사랑하..  
응급의료개선을 위한 지역응급의료..  
문경서, 3개 언어 교육자료 활..  
경상북도의회, 입법 역량 강화 ..  
제53회 경상북도 어버이날 기념..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경..  
경북조리과학고, 제103회 동아..  
폭삭 속았수다, 동화책으로 힐링..  

인사말 광고문의 제휴문의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문경시민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11-81-08345/ 주소: 문경시 마성면 신현1길 20번지 / 등록일 : 2013년4월29일 / 발행인.편집인: 김정태
mail: ctn6333@daum.net / Tel: 054-553-8118 / Fax : 054-553-2168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26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정태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