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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재길 나뭇길 1
문경 새재길 숲 해설가, 손해붕(孫海鵬)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 입력 : 2014년 07월 21일(월)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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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문경시민신문 | 문경새재는 조선조 과거길이었다. 죽령과 추풍령도 있었지만 속설에 따른다면, 미끄러질까봐 꺼림칙했었고, 추풍에 낙방거사가 될까봐 두려웠을 것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생각만해도 희망찬 문희경서를 가슴에 품고 험한 새재길을 택했을 것이다.
그런 새재길이 대한민국 걷고 싶은 길 1위로 떠올랐다. 왜일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맨발로 맨땅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해오는 감촉에 원시를 느낄 수 있고, 게다가 오르막이 완만하다. 그 굽이마다 쉼터가 있고, 청결한 화장실이 대기하고 있다. 재잘거리며 흐르는 개울엔 1급수 지표종 버들치와 1ㆍ2급수 대표 수종 갈겨니가 노닌다. 숨어있던 바람들도 몰려와 땀을 식혀주기도 한다. 어디 그뿐이랴, 새재를 넘나들며 남긴 선비들의 시가 서있고, 역사를 지켜봐 온 건강한 나무들이 길손을 맞고 있다.
이 길에 아기는 유모차로 오르고,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깡충거리며 걸어가고, 어른들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 오르내리고, 지긋한 어르신네는 울창한 숲에 취해 쉬엄쉬엄 오르고 있다. 길의 고장으로 손색이 없다.
어쨌든, 가문을 대표해서 입신양명을 하고자한 선비들의 길이었고, 임란을 당해 일진 이진 터에 모여 필승을 다짐하였던 의병의 길이었으며, 등짐ㆍ봇짐 장수들의 행상의 길이였던 새재길에 나무들은 길동무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일상에 바쁜 우리들은 나무들과 교감을 하지 못했다. 그저 갈 길만 재촉하느라 생명체 나무를 눈여겨 보질않았다. 나무는 사람 없이도 살아가지만, 우리에겐 나무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가 없다. 나무는 있는 그대로가 소중하다. 여지껏 말이 없던 나무들이다. 이제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자. 관솔 기름 때문에 상처를 안고 사는 소나무도 있었고, 개울로 내려 앉아 누운 산팽나무도 있었다. 입에 쓴 소태나무도 쓰다달다 말없이 건재해 있었다. 제1관문 주흘관에서 제2관문 조곡관, 제3관문 조령관까지 나뭇길을 걸어가면서 나무들에게 눈 인사라도 보내보자.
난 오랫동안 나무인채로 서있었다. 그저 나무1, 나무2에 불과했다. 그래 살아서 그런지 내가 누군지 깜빡할 때가 있다. 소박한 희망이라면, 내 이름을 불러주는 거다. 나는 물가나 야산에 잘 자란다. 어린 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긴 후 맑은 물에 담그두면 물색이 파랗게 변한다. 그래서 날 수청목(水靑木)이라고도 부른다. 내 이름이 여기서 유래됐다고 한다. 나는 줄곧 새재관리사무소 정문 쉼터 바로 뒤에 살고 있었다. 오는 이 가는 이를 보면서 다소곳이 서 있어 왔다. 내 주위엔 살구나무도 한 그루 있고, 목련과 배롱나무도 있다. 나의 모습은 낙엽 교목에 높이는 10~15m 정도로 자라기도 한다. 잎은 마주나며 홀수깃꼴겹잎이다. 작은 잎은 길이가 5~15㎝의 난상 타원형으로 생겼다. 꽃은 4~5월에 새 가지 끝에서 피고, 수꽃양성화딴그루이며, 원추꽃차례에 자잘한 꽃이 피는데, 녹색이라 눈에 잘띄지 않아 주목을 받지 못한다. 특이하게도 꽃에 꽃잎도 없고 꽃받침이라고 있는 것이 술잔모양으로 생겼다. 특색을 들자면, 나무껍질에 흰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흰색 얼룩이 둘러쳐 있고, 소엽이 달리는 잎자루에는 홈이 길게 파여있다. 잎뒷면 주맥위에 흰색 또는 갈색털이 빽빽이 나있다. 루페(loupe)란 돋보기를 사용하면 확실히 볼 수가 있다. 나의 목질은 탄력이 있고, 내구성이 좋아 야구방망이를 비롯한 운동기구를 만드는데 이용되고 있다. 열매는 시과로, 종자는 날개에 싸여있고 8~9월에 갈색으로 익는다. 쉬워서 벌써 내 이름을 유추했을 것 같다.
** 같이 쓰이던 말 **
*마주나기: 대생 *홀수깃꼴겹잎: 기수우상복엽 *수꽃양성화딴그루: 웅성양성이주androdioecious *원추꽃차례: 원뿔모양꽃차례 *난상: 계란모양 *시과(翅科): 미선나무, 단풍나무, 느릅나무처럼 날개가 있는 열매.
*참고 서적
강판권,「나무사전」, 글항아리, 2014.
김진석ㆍ김태영,「한국의 나무」, 돌베개, 2013.
이동혁,「한국의 나무 바로알기」, 이비락,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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