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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전의 농촌이야기
이음전(여 1957년 8월생)
문경시 농암면 중리길 32(화산리)
문경시민신문 기자 / ctn6333@hanmail.net입력 : 2014년 02월 25일(화)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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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장제조업체인 '이음전식품'을 경영하고 있는 이음전 여사
ⓒ 문경시민신문
된장(doenjang, soybean paste)은 토착화된 조미료로 간장, 고추장과 함께 한국의 중요한 장류 중 하나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대두발효식품(fermented soybean foods)이다.

된장의 구체적인 제조방법과 이용상태는 530-550년대에 나온 중국의 제민요술(齊民要述)과 1018년에 나온 ‘고려사기’, 중국의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보면, 고구려에서 장양(醬釀)을 잘 한다는 기록이 있다. 찐 콩의 성분이 소금물과 어우러져 곰팡이의 가수분해효소를 통해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필수 아미노산이 만들어지고 분해되어 유기염기류, 암모니아. 유기산 등으로 변화되는 양조음식이다. 된장의 인기는 이미 소비자들에게는 그 효능으로 항암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간기능 회복과 간 해독, 고혈압 예방과 된장에 함유되어 있는 다이진(daidzin)을 비롯한 이소플라본(isoflavon)류가 두통을 경감시킨다고 널리 알려진 까닭이다. 그리고 된장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벌에 쏘이거나 화상을 입었을 때 화끈거림을 방지하고 염증을 가라앉힌다.

이번 지면은 경북 상주 화북, 문경 농암, 충북 괴산 청천면 등 3개 시-군에 경계를 이루며 그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청화산(靑華山, 984.0m) 아래 고추장과 장맛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월을 일궈간 장인(匠人) 이음전 여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TV에서 농촌을 소개하는 코너를 보면 몇 백 몇 천개의 장독을 보여주는데, 저는 아직 그렇게 많이 소유하지는 못했다. 콩농사를 직접 지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메주를 끓이기 때문이다. 작지만 알차고 청결하게, 그리고 맛있게 '이음전식품'을 꾸리자는 의도 때문이다. 그리고 짬이 날 때마다 농촌생활의 애환을 글로 적는 일이 행복한 일 중의 하나이다”고 이음전 여사는 말한다.

메주는 장(醬)의 기본원료로 보통 입동(立冬)을 전후해 김장을 끝내고 메주를 쑨다. 콩을 충분히 불린 다음 큰 솥에서 끓여 삶은 것을 찧어 으깬 후 이것을 콩 1되로 1개 혹은 2개 정도가 되도록 둥글거나 네모나게 빚어 단단하게 만드는데, 일반 농가에서는 더운 뜰아랫방에다 짚을 깔고 드문드문 포개어 약 27℃ 정도의 온도와 습도를 맞춰 숙성시키거나 또는 1개씩 짚으로 엮어 매달아 띄우기도 한다. 이듬해 정월경 잘 뜬 메주를 꺼내 햇볕에 바짝 말리면 맛있는 장이 된다.

- 농암 소개를 하자면?
“흔히 ‘개미군단’이 사는 곳이라고 표현한다. 문경시 9개 읍-면-동 중 농가소득이 월등히 높은 곳으로 손꼽히는데, 제가 사는 동네는 그 중에서도 으뜸이 아닌가 싶다. 골이 깊지만 농경지는 드넓고 비옥해서 어떤 작물이든지 풍년을 이룬다. 따라서 농암 땅은 거의 2모작으로 쉴 시간이 없으며,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이웃들 속에 사니 게으름조차 피울 수 없는 부지런한 환경이다.

- 메주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은? 
“농암지역은 면단위 콩 생산량이 전국 최상위다. 우리 집도 콩 수확량이 많은데 가격 폭락을 자주 겪으며 애써 키운 콩의 헐값 수매가 반복되자 우리 부부가 이른 봄부터 수확하는 절기까지 자연에 부대끼며 겪어내야 하는 고생의 정도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매가로 인한 자괴감이 컸다. 따라서 좀 더 안정적으로 판매할 순 없을까? 고민하면서 가공 된장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 싼 가격에 수매하느니 된장을 담그면 몇 배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니까 현금 회전이 더디더라도 그 길을 택한 것이다. 장맛은 이 나이가 되도록 푸지게 해왔던 일이어서 맛 걱정 따윈 없었으므로 알음알음 지인들에게 판매를 시작했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소문 듣고 찾아오는 소비자층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접근할 방법을 모색하던 찰라 마침 농업정책도 농민이 직접 가공해서 판매하는 것을 장려하는 분위기였다. 신속히 가공에 관한 허가를 취득한 후 컴맹탈출과 함께 그 밖의 제반 분야를 배우며 좌충우돌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했는데,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성인병을 다스리는 꾸지뽕겹 된장을 만들어 혈당, 혈압 강하를 유도하게 했고, 여타 된장보다 1~2% 저염도로 만들었는데 주문은 쇄도했다. 그래서 수확하는 콩의 적정 양을 매년 메주로 끓여서 된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이었다”

- 가족들의 협조는?
“시골의 오십대 이상이면 여자 남자들이 하는 일을 구분지으며 권위적일 수도 있을 법한데 남편은 늘 말없이 바라보고 협조하는 자세로 도와주어서 일꾼 품을 많이 사지 않고도 수많은 공정의 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었다. 남들은 그 많은 장독에 채울 메주를 어찌 다 끓이며 감당하느냐고 의아해하지만, 남편의 묵묵한 지원이 많은 힘이 되었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이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은 객지에 살고 있다”

- 한국 사람들은 된장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 했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제부터 된장을 먹은 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된장의 주원료인 대두(soybean)는 만주가 원산지로 고구려 사람들이 적어도 3세기경에 콩 장류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문헌상의 기록으로는 삼국사기(1145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폐백이 15수레, 쌀, 술, 기름, 꿀, 포, 식혜를 비롯하여 간장, 된장 등이 135수”라는 기록이 있다. 이것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이미 간장과 된장이 따로 만들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또 다른 예로 신라 신문왕 3년에 왕비를 맞이할 때 폐백 품목에 간장, 된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기록도 있다. 김유신 장군은 전지에서 전쟁을 하다가도 자신의 집 앞을 지날 때마다 장맛을 보고 성쇠를 짐작키도 했다고 한다. 일본에도 ‘미소된장’이라 불리는 장이 있지만 한국식 된장이 뛰어남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재미있는 예로 콩이나 된장이 들어간 속담만 해도 수십 개가 된다. ‘콩 심어라 팥 심어라 한다. 콩을 팥이라 해도 곧이듣는다. 뚝배기보다 장맛이 좋다. 장이 단 집에 복이 많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된장에 풋고추 박히듯, 번갯불에 콩 볶아 먹겠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 맘이 콩밭에 있다.......’ 등등 많은데, 이는 우리 식생활에 쌀만큼이나 주식역할을 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며 2004년 문학공간, 2005년 현대수필에 등단한 작가답게 이음전 여사는 콩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쏟아낸다.
 
- 판매의 특색은 어떠한가?
“된장은 숙성기간이 길어서 현금의 회전이 느리다. 1년을 반드시 꽉 채우고 판매하는 된장은 전량 인터넷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된장판매의 길도 여러 곳이겠지만, 우리는 오직 내가 개설한 카페나 여자들이 많이 모이는 블로그를 이용했다. 입맛의 평가는 10인10색이어서 대체로 장맛을 칭찬했지만, 까칠한 댓글들도 수없이 많아서 악성 댓글로 연예인들이 왜 쓰러져 가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나날이 고객이 늘어나고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어 위로가 된다”

- 문경시 1인창조기업과의 인연은?
“몇 년 전 지역에 문을 연 농업기술센터 주관 농·식품가공, 제조, 기타 비즈니스 사업 ‘1인창조기업’을 알게 되어 난생처음 '사업계획서'라는 것을 작성했다. 그동안 순수 문학지들만 섭렵한 나로서는 사업계획서에 꼭 필요한 전문용어들이 너무나 생경스러웠지만, 비즈니스센터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매듭지을 수 있었다. 내가 쓴 '사업계획서'가 중소기업으로부터 통과되면서 '이음전식품'이 탄생했다. 많은 양의 콩을 수확하고도 시세가 좋은 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들쭉날쭉한 가격이 절망 속으로 밀어 넣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된장을 담그기 시작한 이후로는 그런 고민은 덜어진 셈이다”

-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50대 후반인 내가 대도시의 젊은 주부들을 상대해서 된장사업을 한다는 것이 대견해서 가끔씩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홍보 마켓팅이 미비하다는 감도 들고, 때론 도시민들을 이 골짜기까지 불러들여 장 담그기 체험이라도 추진하는 등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츰 그러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 여가 활동으로 무엇을 하는가?
“고된 일과 삭막한 농촌살이에서 활력을 잃지 않은 건 문학의 향기에 심취해서다. 각종 백일장에서 수많은 입상도 했지만, 최근에는 동인들과의 교류로 많은 배움과 힘을 얻고 있다. 동인지 50여 권을 출간 했다”
 
-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일들이 있는가?
“대부분 서울의 젊은 주부들이 고객인데 맛있는 된장 보내주어서 고맙다며 양말을 박스 가득 사서 부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친구들을 대동하고 연락도 없이 여행 삼아 왔다며 불쑥 찾아와 현지에서 덤을 얻는 재미를 가져가는 분들이다. 그리고 작년 10월에 채널A 동아방송의 ‘신대동여지도’라는 프로그램에서 이곳을 촬영해서 방영했다”

- 된장을 만들 때의 철학이나 소신은 무엇인가?
“묵은 콩은 아무래도 된장 고유의 맛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므로 반드시 우리가 생산해낸 햇콩으로 메주를 끓이고 간장을 뽑지 않은 밥장만을 고집하고 간장으로 맛있는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걸 차단하기 위해 물을 많이 잡지 않으며 다른 일반 된장과 차별화를 위해 꾸지뽕 우린 물을 된장 밑물로 사용할 것이다!!”

//류명옥 기획취재팀장 pp7276@hanmail.net
문경시민신문 기자  ctn6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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